잘 찍으면 진다.

입력 2011년03월04일 21시16분 김가중

눈으로 보지말고 머리로 보아야....

잘 찍으면 진다.

안느 작 용산역에서

필자가 사진을 한지는 대략 30년 정도 된다. 1984년 2월에 “사진취미인의 모임 山影”이란 간판을 걸고 작은 암실을 갖춘 사무실을 내면서 본격적으로 시작하였던 것 같다. 그 이전엔 언론사 문화센타에서 몇 주 배운 것이 사진경력의 다였다. 지금 생각하면 황당무계한 짖거리였지만 그래도 사람들이 모여들어 공부하고 연구하고 암실작업을 하면서 낭만과 열정을 불태웠다. 다들 혈기 왕성했고 어렸고 처녀들조차 필자를 형이라 부르며 격의 없이 함께 놀았다. 예술이 뭔지 사진이 뭔지도 몰랐고, 낭만이란 말에 매료되어 하얗게 밤을 지새우며 암실에서 테크닉을 연구하곤 하였다.

山影이란 맑디맑은 호수에 드리워진 산의 반영을 보고 지은 이름으로 예술과 낭만으로 사회에 맑은 기운을 드리우자는 뜻을 세운 이름이다. 오랜 세월이 흘러 당시의 맑은 정신은 많이 흐려졌고 이제는 기억마저도 아삼아삼 할 정도로 옛야그가 된 것 같다.

김현숙 작 한강둔치에서

그 시절부터 주로 한 것이 암실작업이고 테크닉의 연구다보니 촬영을 하러 멀리 간다는 것은 필자와는 거리가 먼 얘기였다. 사진작가입네 하지만 설악산이 어드메고 한라산이 어드멘지 모른다. 세 번인가 상으로 받은 여행상품으로 제주도엘 간적이 있지만 한라산은 보지도 못했다. 공교롭게 항상 비가 왔고, 비가 오면 보이지 않는 산이 한라산이란다.

설악산도 한계령을 한두 번 넘은 적이 있지만, 그 외엔 근처에도 가 본적이 없다. 북한산, 남산, 칠갑산, 관악산, 인왕산, 안산, 낙산, 지리산바래봉(국립공원 순찰차를 타고 올라감) 등 산꼭대기를 가 본산은 다 합쳐 7개인가 된다. 사진작가치고 별나긴 별난 것 같다.

한상곤 작 압구정에서

사진 찍으로 멀리 헤맬 필요가 없었다는 뜻이다. 사진이 멀리에만 있는 것은 아니고 복안 속에 있다는 뜻이다.

솔직히 필자는 어떤 주제를 고집하지는 않는다. 흔히 누드작가라고 하지만 실제론 누드를 그다지 많이 찍는 작가는 아니다. 물론 다른 대상에 비해서 그렇다는 것이다. 꽃, 풍경, 사람, 건물 등 어떤 것도 가리지 않고 다큐멘터리도 즐겨 찍는다. 굳이 규정한다면 소재에 집착하기보다는 형식에 천착한 스타일이다. 어떤 소재이든 가리지 않는 대신에 어떤 소재이든 나만의 스타일대로 표현을 하려고 애쓴다.

합성이든 암실 테크닉이든 촬영테크닉이든 디지털이든 포토

결제하실 금액은 원 입니다.
무통장 입금시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