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할극: 신화 다시 쓰기, 제7회 대구사진비엔날레 2018(예술감독 아미 바락(Ami Barak))
역할극: 신화 다시 쓰기 (Role-playing - Rewriting mythologies)
새로운 기술이 등장함에 따라, 사진 이미지는 우리 모두의 일상에 편재하게 되었다. 웹과 소셜 네트워크, 미디어에 침투한 사진은 모두의 삶에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큰 편재성을 갖게 되었고,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었다. 현실을 가장 정확하게 복제하는 것을 목적으로 발명된 사진은 사진이 담고 있는 시간, 어딘가에 살고 있는 인물의 증거가 되었고, 사건에 대한 정직한 증인이 되었다. 오늘날 사진이 재구성되어 강력한 힘을 지니게 되면서, 사진은 자연과 예술로 구성된 이 세계의 흔적을 완전히 지우고 있다. 모든 것은 데자뷰가 된다.
롤랑 바르트(Roland Barthes)의 <밝은 방(Camera Lucida)>(1980)에 의하면 사진 실습을 정의하는 세 가지 상황이 존재한다. 사진이 있으면, 사진에 찍힌 이들이 있고, 사진을 보는 이들이 있다. 여기에 빠진 보이지 않는 위대한 존재는 사진가, 즉 작가다. 사진가의 역할과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으며, 우리는 사진가들을 통해 사진을 봄으로써 우리가 사는 이 전지구화된 세계의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측면을 이해하게 된다. 2018 대구사진비엔날레는 <역할극: 신화 다시 쓰기 (Role-playing - Rewriting mythologies)>라는 주제로 동시대 사진작가들의 역할과 위상을 다양한 측면에서 고찰할 예정이다.
올해 대구사진비엔날레는 전 세계 주요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한편, 한국과 아시아의 사진계를 소개하고, 떠오르는 신진 작가들의 작품에 주목할 예정이다.
역할극은 현실을 단순하게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상황을 복제한다. 사진가는 우리가 현실에서 직면할 수 있는 중요한 상황을 재창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통해 사진가는 덜 제한적인 환경에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 역할극은 가상적인 상황을 만듦으로써, 역할극 속에서 연기하는 인물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역할극은 주관적 차원의 현실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과정에는 관객의 표현력, 창조성, 인식 등이 반영된다. 사진가는 타인의 인격을 빌어오거나 때로는 연출을 통해 상상된 상황 속에서 상호작용한다. 이러한 방식은 우리가 사진가의 의무와 책임에 대해 되돌아보게 하는 한편, 사진가에게는 이해관계를 분명히 드러낼 수 있도록 해 주는 더 큰 자유를 제공한다. 프랑스 기호학자 롤랑 바르트는 1957년 출간된 <신화론(Mythologies)>에서 일상적 삶의 사물과 사회적 현상에 깃들어 있는 의미를 다룬다. 바르트는 신화란 의사소통의 체계이자, 메시지라고 말한다. 오늘날 사진가는 존재, 사물, 사건, 우리의 근대성이 스스로 말하게 할 뿐 아니라, 이를 분석할 수 있는 여러 틀을 제공한다. 사진가는 이미지 뒤에 숨겨진 의미를 드러나게 하고, 관객에게 현상 너머에 있는 것을 볼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하고 있다. 바르트가 고정된 이미지를 새롭게 분석함으로써 우리를 동요시킬 수 있었다면, 오늘날의 사진가는 관객들이 이 시대의 이미지를 진지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함으로써 자신들의 목표를 달성한다.
앤 콜리어(Anne Collier)
Woman Crying #3, 2016
Woman Crying #2, 2016
미국, 1970년생
앤 콜리어는 자신이 찍는 대상이 조금 다를 뿐 본인을 정물 사진작가라고 여긴다. 콜리어는 상업 사진의 관습과 클리셰, 그리고 그 시각적 소비를 해부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특히, 카메라, 성애화되는 여성의 몸, 이 이미지를 바라보는 행위 사이의 관계를 드러내는 데 관심을 갖고 있다.
Album (The Amazing), 2015
모이라 데이비 (Moyra Davey)
캐나다, 1958년생
일상의 장면에 매혹을 느끼는 모이라 데이비는 영화, 에세이, 사진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모이라의 작품은 평범하고 진부한 것처럼 보이는 이미지 속에 내포한 조용한 아름다움과 멜랑콜리를 탐구하며, 평범한 것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다.
The Coffee Shop, The Library. 2011 (detail) Rester Calme. 2010
오마르 빅터 디옵 (Omar Victor Diop)
세네갈, 1980년생
세네갈에서 사진을 독학한 오마르 빅터 디옵은 인물들의 초상을 통해 현대 아프리카의 다양성을 포착한다. 그는 장르, 색채, 패턴을 중첩시켜 놀랍도록 생생한 이미지를 창조해낸다. 그의 작품은 미국 대중문화(이를테면 마이클 잭슨)에서 아랍 음악에 이르기까지 어린 시절 다카르에서 자라며 받은 영향을 인용하고 있다.
Nanny et Quao, Jamaïque, 1720, 2016 Angelo Soliman, 2014
티에리 폰테인(Thierry Fontaine)
프랑스, 1969년생
La longue traversée, 2005
폰테인은 자신이 서 있는 곳에서 주변에 있는 사회적 모델의 움직임을 관찰함으로써 자신의 작품을 상상한다. 이 사회적 모델의 움직임은 새로운 만남과 접촉을 가능하게 한다. 이때 생기는 교차와 횡단은 서로 섞이며 이종 교배를 만들어낸다. 이 접촉은 기존의 모델을 변화시키고, 새로운 질문을 촉발한다. 애초 있을 법하지 않은 만남이 작가가 창조한 상황 속에서, 작가가 미리 선택한 특정한 맥락에 따라 준비한 장면, 조각, 특별히 제작된 사물 속에서 가능한 만남이 된다. 작가는 이것들을 연출하고, 사진으로 찍는다.
Le fabricant de rêves, 2008 L’île sauvée, 2001
심린 길(Simryn Gill)
싱가포르, 1959년생
심린 길은 본인이 속한 환경에서 이미지와 자원을 끌어와 작품을 창조하는 작가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그의 작품들은 많은 곳을 거쳐 이동해 온 본인의 삶을 추적하고 있다. 심린 길은 인도 혈통이고, 싱가포르에서 태어났으며, 말레이시아에서 자라, 현재 호주 시드니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의 개념 설치작업과 사진은 기억과 역사가 문화와 풍경에 어떻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세심히 탐구한다.
무제, 1999
A Small Town at the Turn of the Century 연작 중, 1999-2000
보리스 미하일로프
(Boris Mikhailov)
The Parliament 연작 중, 2014-2017
우크라이나, 1938년생
Case History 연작 중, 1997-1998
전 소비에트 연방 출신의 작가 보리스 미하일로프는 분노, 무기력, 도시의 폐허, 정신적 문제 등을 담은 사진적 서사로 잘 알려진 작가다. 미하일로프는 빠르게 성장하는 경제 성장에 가려진, 이전 공산권 국가들이 직면하고 있는 슬픈 현실을 시적으로 그리고 있다.
Yesterday’s Sandwich 연작 중, 1960년대 후반 – 1970년대
마탄 미트보흐(Matan Mittwoch)
이스라엘, 1982년생
미트보흐의 작품은 현실 영역과 가상 영역이라는 우리 세대가 스치며 오가는 두 플랫폼의 이중성에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작업이다. 작가는 사진적, 기계적 특성을 조작하여 대안적인 방식으로 테크놀로지를 사용하고자 한다.
Waste, 2016 무제 (Shattered Touch Screen), 2015 Blinds (I), 2015
푸샤 페트로프(Pusha Petrov)
루마니아, 1984년생
Inside Out 연작 중
푸샤 페트로프는 사람들의 친밀감을 일상의 세부에 초점을 맞춰 관찰하며, 각자의 고유성을 간직한 사람들의 특별한 태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설명한다. 페트로프는 사물이나 인물의 공간을 통해 사람들의 평범한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며, 삶에 대한 사회학적, 미학적 독해를 시도한다.
Soba 연작 중
비비안 사센(Viviane Sassen)
네덜란드, 1972년생
패션, 포토저널리즘, 순수미술을 넘나드는 비비안 사센의 작품은 어린 시절 케냐에서 보낸 3년의 기억의 영향 아래 있다. 16살 아프리카로 돌아간 사센은 그곳에서 계속 여행하며 작업을 계속했다. 사센의 작업은 어느 곳인지 특정할 수 없는 아프리카 국가, 익명의 대상, 선명한 색채, 명백한 실루엣 등을 특징으로 한다. 사진 속 인물의 부드러운 몸과 얼굴에는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고, 인물은 미스테리한 소품 및 사물과 함께 포즈를 취한다.
Weru Weru / Kine, 2011
무제, Roxane II, 2017
양푸동(Yang Fudong)
중국, 1971년생
중국 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영화 감독인 양후동은 1990년대 말부터 현대 중국 사회의 복잡한 성격을 상징적이고 대상과 거리를 둔 관점에서 탐구해왔다. 양후동은 누벨바그 영화, 1930년대 상하이에서 형식적 어휘를 빌어와, 사진, 영화, 설치미술을 통해 추상, 꿈, 현실 사이의 미묘한 관계를 표현한다.
양후동 ‘The Coloured Sky: New Women II’ 프로덕션 스틸, 2014
Seven Intellectuals in Bamboo Forest, Part IV, 2006
아미 바락(Ami Barak)
프랑스 파리를 기반으로 독립 큐레이터 겸 미술평론가로 활동하며, 다양한 프로젝트와 전시를 기획해 왔다.
국제현대미술큐레이터협회(IKT) 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최근 대표적인 전시는 다음과 같다
2013년 텔아비브 미술관 <I am also... Douglas Gordon>
2013년 토론토 누이 블랑쉐 스코샤뱅크 관 <Off To A Flying Start>
2013년 파리 파사주 드 레츠 <Honey I rearranged> 필립 코엔 컬렉션
2014년 모스크바 멀티미디어 미술관 <Honey I rearranged> 필립 코엔 컬렉션
2014년 모스크바 유대인 박물관(JMTC) <An Estranged Paradise> DSL 컬렉션
2014년 세트 현대미술센터(CRAC) <Stuttering> 멜릭 오하니언
2015년 파리 주 드 폼 <Rear views, star forming nebula and foreign propaganda bureau> 테린 사이먼
2016년 파리 굴벤키안 재단 <The Real Thing> 훌리아오 사르멘토
2016년 브뤼셀 ING 아트 센터 <Next> 피터 코글러
2016년 61회, 2017년 62회 <살롱 드 몽후즈>
2017년 5월 18일~7월 22일 파리 Michel Rein 갤러리 <Any Means> A.K. 번스
2017년 6월~9월 트빌리시 조지아 국립 미술관 <동시대 중국 현대미술전>
2017년 11월~2018년 2월 바쿠 헤이드라 알리예브 센터 <동시대 중국 현대미술전>
2017년 9월~10월 몬트리올 모멘타 현대이미지비엔날레 <What does the image stand for?>
2017년 10월~11월 티미쇼아라 현대미술비엔날레 <Life A User’s Manual - Art Encounters>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