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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한국사진방송)김승호기자 = 14년 만에 엄마(이나영)를 만나기 위해 한국을 찾은 젠챈(장동윤), 중국에사는 조선족 아버지가 전 아내를 다시 보고 싶다고 해서 온 것이다. 막상 만나고 보니 어머니는 기대했던 모습이 아니다. 술집에서 일하고 있고 건달처럼 보이는 남자와 같이 살고 있다. 젠챈은 어머니의 애인을 인정할 수 없고 어머니의 직업을 이해할 수 없다. 젠챈은 어머니에 대해 서운한 감정만 갖고 중국으로 돌아가지만 어머니가 남긴 공책 한 권을 통해 하나 둘 어머니의 과거에 대해 알게 된다. 이나영이 젠챈(장동윤)의 어머니를 연기하는데 모자간 나이 차이가 얼마 나지 않는다. 누나와 남동생이라고 오해할 법한 그들의 모습 자체가 미스터리의 시작이다.
어린 나이에 아들을 낳고 남편과 아들을 버리고 한국에 오게 된 어머니에겐 어떤 사연이 있는가? 그녀가 탈북 여성이라는 것이 드러나고 돈에 팔려 조선족 남자(오광록)와 결혼했던 것이 밝혀 진다. 물론 그녀의 비극적인 삶은 거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뷰티플 데이즈’는 그런 점에서 역설적인 제목이다.‘뷰티플 데이즈’를 지배하는 적막함과 건조함, 무심한 시선과 제스처에 감춰진 감적과 만나도록 하는 또다른 장치는 담배이다. 영화 오프닝에서 엄마는 담배를 손에 들고 피폐한 표정을 짓는다. 이어지는 쇼트에서 아버지는 엄마의 사진과 주소를 건네면서 담배를 피우고, 아들은 바깥으로 나와 골목에 쪼그려 앉자 담배를 피운다. 담배는 죽어버린 시간, 버려진 삶과 마주한 그들 각자의 숨죽인 탄식이나 다름없다. 뿌옇게 흐려지는 얼굴, 덩달아 희미해지는 공간, 머금었다 흐트러지는 연기처럼 이들의 여정도 어디에서 끝을 맺을지, 정말 아름답기는 한 것인지 알 수 없기에 그들의 과묵함과 무표정마저 통증처럼 느껴진다.
윤재호 감독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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