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명심 사진가 《백민》사진집 다시 펴내다

사라져가는 토박이들의 모습을 기록한 보석같은 작품들
뉴스일자: 2019년12월09일 14시02분


육명심 사진가
백민사진집 다시 펴내다

사라져가는 토박이들의 모습을 기록한 보석같은 작품들

원시인들이 바위에 암각화를 남겼듯이...

 

우리나라 사진계의 거목이신 사진가 육명심 교수(88)께서 최근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백민사진집을 다시 펴냈다.

육명심 교수는 사진교육자로, 평론가로 한국사진계의 한 시대를 이끌어온 원로사진가이시다. 백민은 후속 작업인 검은 모살뜸, 장승과 함께 육명심의 우리 것을 주제로 한 사진” 3부작을 이루고 있으며, 이번 사진집 출간은 작가가 3부작의 대단원을 정리하는 의미를 지닌다.

대부분 사진가들은 육명심(陸明心)의 대표작으로 백민연작을 꼽는다. 2011년 동명의 사진집으로 출간되었던 백민이 일부 사진의 추가 및 교체, 새로운 판형과 디자인으로 다시 출간된 것이다. 여기에는 삼베나 모시옷 차림의 촌로, 박수와 무당, 사찰에 기거하는 스님, 아기를 업은 아낙네, 무뚝뚝하게 앉은 노부부 등, 우리 옛 삶의 원형을 간직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정직하게 담겨 있다. 무엇보다 1980년대의 한국은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변화하는 시기였기 때문에 백민시리즈는 수백 년간 이어온 전통적인 농경사회의 마지막 모습을 증거하는 소중한 기록이다. 윤세영이 쓴 새 작품론 이 땅의 사람들, 백민으로의 귀환과 전문 영문을 함께 수록했다.

백민(白民)’이란 아무런 벼슬이 없는 일반 백성 또는 평민, 혹은 서민을 의미한다. 1970년대 말부터 5년 남짓한 기간 동안 주로 이루어진 이 작업을 통해 육명심은 이름 없는 촌로, 늙은 소거간꾼, 무당, 소리꾼, 무형문화재 보유자, 승려 등, 근대화와 도시문명의 거센 물결 속에 사라져가는 토박이한국인의 얼굴과 몸짓을 기록했다.

 

윤세영(월간 사진예술 편집주간)2019년판 백민의 작품론에서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백민시리즈는 사람으로 시작하여 사람으로 끝난다. 농경에서 산업사회로 넘어가는 마지막 세대로서 급변하여 사라지는 것들을 사진으로 남겨야 한다는 역사적 당위성을 갖고 동시대 인물들을 중점적으로 기록한 결과다. 그의 예상대로 우리 사회는 너무나 급격하게 변모를 거듭하여 불과 한 세대가 지났을 뿐이지만 그가 1970-1980년대에 기록한 인물사진들은 마치 아주 오래 전 역사 속 인물들처럼 이제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비슷한 시기에 촬영한 다른 작가의 작품과 비교하여 육명심의 백민이 남다른 것은 대상과 사진가 사이에 깊은 교감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카메라 앞에 선 인물과 라포(Rapport,서로 신뢰할 수 있는 관계, 소통)를 형성할 수 있었다는 것은 작가가 그들과 동질적인 바탕을 갖고 있음을 뜻한다. 예를 들자면 눈길을 강렬하게 잡아당기는 무당의 사진이 있다(사진집 P.47). 그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인 극도로 클로즈업된 무당의 얼굴은 펄펄한 기가 얼마나 센지 사진으로도 그 눈빛을 받아내기가 버거울 정도다. 대상과 소통이 되지않았다면, 그리고 이와 맞서는 강한 기운이 없었다면 촬영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작가의 심성이 종교적이고 영적이며 심령적인 세계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사는 세계를 종교라는 몫으로 살고 있는 인물과 눈맞춤이 가능하고 그것을 정면으로 찍어낼 수 있었다.

윤세영 주간은 사진의 기록성을 예술성으로 승화시킨 검은 모살뜸이나 그의 정신과 영혼이 가장 심층적으로 함축된 후기 작업 하늘과 땅이 만나는 곳을 대표작으로 꼽는 이도 있지만, 작가가 이 책이 마지막 사진집이 될 수도 있다며 백민을 선택한 것은 백민이야말로 사진으로 쓴 자서전과 같기 때문일 것이다. 작가 스스로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이 땅의 사람들, 백민 말이다라고 서평을 마무리짓는다.

 

사진가 육명심은 2019년판 백민서문에서 나는 농경사회의 마지막 세대이다. 지난 날 원시인들이 바위에 암각화를 남겼듯이, 그런 심정으로 우리 시대 사람들을 사진으로 담았다고 술회한다.

 

육명심(陸明心)1932년 충남 대전 출생으로, 연세대학교 영문학과와 홍익대학교 대학원 미학미술사학과를 졸업했다. 1972년부터 서라벌예술대학 사진과에서 세계사진사를 강의했고, 신구전문대학을 거쳐, 1999년 서울예술대학 사진과 교수로 정년퇴임했다. 인간의 본질 또는 근원을 향한 물음을 가장 한국적인 소재를 통해 표현해 온 사진가로, 1960년대 후반에 초기 사진인 인상印象연작,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중반까지 예술가의 초상연작, 1970년대 백민白民연작, 1980년대 검은 모살뜸’ ‘장승연작 등의 사진작업을 이어 왔다. 그의 사진은 우리 고유성에 대한 깊은 탐구를 제시하고, 나아가 삶과 죽음에 관한 깨달음의 세계를 향하고 있다. 2015.12-2016.6에는 약 6개월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대규모 특별회고전이 개최된 바도 있다. 당시 전시된 작품들은 무려 190여 점으로 육명심 사진가가 50여 평생에 걸쳐 찍어온 작품들이 한 자리에 전시됐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당시 육명심 사진전은 국립현대미술관 한국미술작가 시리즈사진부문 첫 번째 전시이기도 했다. 2016년에는 대한민국 은관문화훈장을 수상하기도 했다.(정리/임윤식)

 

백민발행처 열화당, 178, 90,000

 

*사진 중 일부는 사진집 '백민'에서 필자가 재촬영한 것도 있어 화질이 원본에 비해 좋지않은 점을 밝혀둠(이곳에 올린 작품사진들은 지적재산권이 적용되므로 작가의 승낙없이 임의 복사 및 전제를 할 수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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