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를 떠나 별천지로 가즈아! 보카치오의 데카메론2

신천지를 넘어 별천지로 가즈아! 보카치오의 데카메론2 김가중누드컬럼

코로나가 아무리 세상을 얼어붙게 만들었어도 북한산의 형제봉엔 진달래가 움트고 웅덩이엔 도룡뇽이 알을 스렀습니다. 잠시나마 시간을 내어 숲속으로 가세요. 그곳엔 코로나가 오지 않습니다. 데카메론은 전염병을 피해 깊은 숲속의 외진 별장으로 모인 사람들이 떤 수다를 모은 책입니다. 이 수다를 통해 보카치오는 수 백 년 전 인간세상의 참모습을 절묘하게 반추하고 있습니다.

수녀 이자베타는 작은 형제봉에 산행을 자주한다. 그 봉우리에서 김모 사진작가를 닮은 멋진 청년과 눈이 맞아 밤마다 몰래 밀회를 즐겼다.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결국 다른 수녀들이 눈치 챘고 그들이 열락에 빠져 있는 것을 숨어서 실컷 감상 한 후 고자질을 하러 원장실로 달려갔다.

때 마침 수녀원장도 젊은 남자를 끌어 들여 열락에 빠져 있다가 당황한 나머지 베일을 덮어 쓴다는 것이 남자의 팬츠를 덮어 쓰고 이자베타를 찾아 갔다. 수녀원장은 하느님의 신성한 종으로서 있을 수 없다며 근엄하게 훈계하였다. 이자베타는 말없이 조용히 손가락을 고추 세웠다. 손가락이 수녀원장의 머리를 가리키자 이내 무언가 낌새를 챈 느낀 원장이 베일을 벗어보고 크게 당황하여 "이런 죄는 인간의 죄는 아니고 자연의 법칙이 죄이므로 인간이라면 어쩔 수 없다."라고 얼버무리며 방에서 도망치고 말았다. 이후, 수녀원의 수녀들은 저마다 자연의 법칙을 죄로 몰아 어쩔 수 없이 살며 수도하게 되었다.

농부의 아내 벨콜로레는 젊고 머리칼이 예쁘며 요염하고 몸집이 탄력이 있어 절구질을 하기에 이상적인 몸집이었다. 그 마을의 성직자가 벨콜로레에 동해 수작을 부리며 추파를 던졌으나 벨콜로레는 좀 채로 넘어가지 않았다. 때마침 농부가 오랫동안 집을 비우게 된 것을 알고 다짜고짜 찾아가 “너는 나의 씨를 받아 천종을 낳으리라. 내가 곧 영생하는 예수의 참된 몸 이니라.”(모 종교의 2인자가 된 유부녀가 교주로부터 부름을 받을 때 들었던 음성) 라며 갖가지 감언이설로 조르자 벨콜로레는 성직자의 후환이 두렵기도 하고 그 집요함에 견딜 수도 없어 자기가 물건을 사게 돈을 좀 주면 허락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러자 성직자는 외상으로 처리하자며 외투를 저당 잡혔고, 결국 이들은 악마를 지옥으로 보내 숨을 가쁘게 고생시키는 시간을 보냈다. 어느 날 농부가 돌아 왔을 때 성직자는 외투를 찾을 꾀를 생각해 낸다. 그는 절구를 들고 가 벨콜로레에게 빌린 절구를 돌려주니 저당 잡힌 외투를 돌려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농부는 성직자가 필요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제공해야 마땅하다고 아내를 꾸짖는다. 벨콜로레는 어쩔 수 없이 외투를 돌려주면서, "더 이상 절구 속에는 아무것도 들어오지 못하리라."고 쏘아붙였다. "그러면 절구 공이도 들어가지 않으리라" 고 맞장구치자 그들은 종종 악마와 지옥을 맛보는 사이가 되었다.

돈 잔니 디 바롤로는 성직자로 한 암말을 데리고 돌아다니는 가난한 신부였다. 돈 잔니 디 바롤로는 한 가난한 농부 네에 묵기로 했는데 농부의 아내가 자신의 잠자리를 마련해 주고 말을 끌고 나가려 하자 자신은 암말을 처녀로 바꾸고 처녀를 다시 암말로 바꾸는 마법으로 암말과 친하게 지내고 있기 때문에 암말과 함께 자겠다고 거짓말을 한다. 그러자 아내는 이 마법을 배우면 자신이 말로 변해서 남편의 일을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해 남편에게 마법을 배우라고 명령한다. 아내의 엄명에 농부는 돈 잔니 디 바롤로에게 마법을 가르쳐달라고 부탁을 하고 돈 잔니 디 바롤로는 말에게 꼬리를 달리게 하는 절차가 가장 어려우니 성공할 때까지 어떤 말도 하지 말라고 하면서 아내를 말로 바꾸는 방법을 가르쳐 주겠다고 했다.

아내를 부른 돈 잔니 디 바롤로는 남편이 보는 앞에서 아내의 옷을 모두 벗게 하고,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말의 갈기가 되라고 주문을 외웠다, 다음엔 다리를 쓰다듬으며 말의 다리가 되라고 주문하고, 가슴을 쓰다듬으며 말의 가슴이 되라고 하고, 엉덩이를 쓰다듬으며 말의 궁둥이가 되라고 주문을 외웠다. 드디어 꼬리를 달아야 한다면서 자신의 바지를 벗더니 아내의 몸 위로 올라갔다. 그러자, 남편이 깜짝 놀라 "꼬리를 달면 안돼!" 라고 소리를 치고 말았다. 돈 잔니 디 바롤로는 남편이 말을 하는 바람에 마법이 실패했다고 너스레를 떨며 강습을 마쳤다.

-김가중 각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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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추세는 종교가 과거에 비해 위축되고 있는 모양세라고 합니다. 어느 나라나 신도수가 줄고 교회를 찾는 이들도 갈수록 준 다네요. 단 한군데 예외인 나라가 있는데 어찌된 셈인지 이 나라만 유일하게 종교의 확산세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세계 구석구석까지 맹렬하게 전도활동도 펼치고 있고요. 신천지뿐만 아니라 새로운 신흥종교도 이 나라에선 많이 생겨나 머지않아 세계종교의 중심으로 우뚝 설 것 같습니다.

세계적인 석학들도 우리나라는 하느님도 파악하기 어려운 도무지 답이 없는 이상한 나라라고 입을 모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