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나무 꽃 연서

입력 2025년05월16일 07시45분 박정현

등나무 꽃에 취해서

 등나무 꽃 연서

(권곡眷榖) 박정현

바람 한 줄기 스쳐 간 자리마다
등나무 꽃이 피어, 너를 닮은 향기가 흐른다.
담장을 타고 오른 그리움처럼
조용히, 그러나 지울 수 없이
내 마음에 너는 번져 있다.

잎사귀 사이로 들리는 봄의 속삭임에
나는 너의 이름을 조심스레 꺼내어 부른다.
한 송이, 또 한 송이
작은 입맞춤처럼 핀 보랏빛 마음이
이 계절을 너로 채운다.

이 꽃 지면 너를 잊을 수 있을까
아니, 꽃이 져도 향기는 남아
밤이면 별빛처럼 내 창가에 맺힌다.
등나무 꽃 아래, 오늘도 나는
너에게 쓰지 못한 편지를 피워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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