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의 황혼"

입력 2024년10월11일 17시10분 박정현

안면도 가을꽃 축제장에서

 "해바라기의 황혼"

(권곡眷榖) 박정현

해바라기, 그대는 한낮의 태양을 등지고도 세상을 모두 꿰뚫는 듯하다. 언제나 고개를 높이 들고, 세상의 중심에 선 것처럼 도도하게 빛을 향해 자라난다.

그 자부심은 마치 젊음에서 오는 것 같아, 아직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그대의 줄기가 강인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대도 황혼을 맞이할 것이다.

어느새 푸르렀던 줄기는 무거워지고, 그토록 자랑스럽던 고개는 서서히 땅을 향해 숙일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그대는 세상의 흐름에 순응하며 허리를 굽히게 되겠지.

그때, 그대의 노란 꽃잎은 저물어가는 태양 아래에서 한 조각의 황금빛 기억으로 남겠지만, 그 또한 아름답게 빛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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