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의 날개
잿빛 담장 무너진 집 말없이 꺼져간 골목의 숨결 위로 나는 불꽃의 날개를 펼쳤다.
잊혀진 시간이 뿌린 재 위에서 나는 한 줌의 기억처럼 불꽃처럼 고요히 피어올랐다.
폐허가 된 이곳에서
나는 피고 나는 날고 그리고 결국 사라진다.
그것이 슬픔일지라도 그것이 사랑이었다면… 영원할 수 있었을까.
성북동 폐가촌에서 촬영된 마지막 이 작품은 사라져가는 공간 속 피어난 한 사람의 몸짓을 통해 잊혀진 기억과 사라지는 시간의 아픔을 기록하고자 했다.
폐허가 된 골목 위 붉은 한복을 입은 여인은 이 공간에 마지막 흔적을 남기듯 춤을 추었다.
그 움직임은 마치 살아 있던 시간들의 마지막 인사처럼 느껴졌다.
이 촬영은 단순한 연출을 넘어 사라지는 공간속에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현장에 대한 애정과 짧게 피어난 아름다움을 기록의식에서 시작했다.
수십년 살아온 여인의 한을 품은듯한 불꽃같은 날개 지워지는 마을에도 마지막으로 남겨야 할 몸짓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