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3일(토), 한국사진방송에서 경기도 연천군 청산면에 위치한 '흉관야적장' 출사 공지했다. '흄관'은 일명 '노깡'이라고도 부르는 모양이다.
'노깡야적장' 출사는 처음이라서 호기심이 생겼다. 멀지만 대중교통으로 가보자. 연천까지 가는 지하철 1호선 도봉산역 - 동두천역 - 소요산역을 지나면 다음역이 청산역, 종점인 연천의 전전역이다. 역시 멀기는 멀다. 노깡야적장은 청산역 1번 출구에서 도보 5분거리라 한다. 사진을 함께 하는 지인이 청산역으로 차를 보내줘 그 다음은 쉽게 현장에 도착했다. 헌데 청산역에서 차가 없었더라면 길 찾는데 애 먹을 뻔 했다. 시골의 좁은 풀밭도로를 요리조리 돌아간다. 암튼,
노깡야적장이 제법 넓고 웅장하다. 하수관이나 배수관에 쓰는 거대한 원통형 관들이 엄청나게 쌓여 있다. '노깡'을 '흄관'이라고 부르는 건 1910년 오스트리아의 흄(W.R. Hume)이 이런 종류의 관을 발명했기 때문이라 한다. '노깡'은 사전적 의미로는 '토관(土管)'의 비표준어인 것 같다.
이날 출사에서는 주최측인 한국사진방송에서 늘 그래왔듯이 적지않은 장비 및 연출인력들을 준비해 왔다. 연극 미란다 등 극한예술의 현장을 누비며 전설이 된 배우 엄다혜양이 누드모델로 특별출연했고 남성모델도 누드로 협연했다. 박시학 뮤지션의 대형 북과 춤 무대도 선보였다. 남극에서 눈썰매를 끄는 시베리안 허스키 늑대개 두마리도 왔다. 연기제조기, 적황백색 수성페인트로 야적장은 화산폭발이 연상되는 듯 황홀하고 몽환적이었다.
이 전과정의 기획연출은 한국사진작가협회 (전) 누드분과 위원장이었던 서성광 작가와 한국사진방송 김가중 대표가 수고해줬다. 이들 두분은 우리나라에서 누드모델을 활용한 기획연출로는 독보적인 작가들이다. 실제누드 장면이 대부분인데 SNS법규상 이를 공개적으로 보여줄 수 없어 유감이다.(글,사진/임윤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