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희 초대展 “작가적 관점에서.. 존재물음” 장은선갤러리
2025.6.11 (수) ~ 6.26 (목)
장은선갤러리
서울시 종로구 운니동19 / 02-730-3533
www.galleryjang.com
60대 중후반인 이자희 선생님은 비구상 작업을 한다.
'나는 누구인가', '존재란 무엇인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에서 출발, 작가는 분절된 형상과 콜라주, 혼합재료를 활용해 자아의 잠재성과 본래성을 탐색하며 즉흥성과 비재현성이라는 독특한 조형 언어로 인간 내면의 심연을 들여다본다.
강렬한 붉음, 깊은 검정, 백색의 여백과 혼합된 색채는 감정의 극점과 혼돈을 시각화하며, 각 작품은 고유한 생성과 해체의 과정을 담고 있다. 이는 들뢰즈의 존재론, 특히 '되기(becoming)'의 개념과 동양 철학의 '무하유(無何有)' 사상과도 긴밀히 연결되며, 자아를 탈영토화하고 다시 재영토화하는 정신적 여정을 보여준다. 작가의 작업은 억압된 자아로부터의 해방을 지향한다. 혼돈 속에서 새로운 존재의 가능성을 모색하며, 이는 곧 삶을 긍정하고 상처를 치유하는 카타르시스로 이어진다. 분절된 형상과 물성, 강렬한 색채와 자유로운 붓의 흐름은 자기 해체와 재구성의 반복을 통해 '자유로운 존재'로 나아가고자 하는 작가의 의지를 드러낸다.
초여름 햇살이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6월,
자아의 경계를 허물고 혼돈 속에서 자유로운 존재의 형상을 그려낸 30여점의 작품이 장은선 갤러리에서 선보인다. 이자희 선생님은 홍익대학교 동양화 전공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장은선 갤러리를 포함한 15회의 개인전과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하며 활발히 활동 중이다. 포천미협 회장을 역임했고 현재 포천미술협회 고문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
장은선 갤러리 전시에 임하며....
2025.6.11.~6.26
어느 날 지나가는 바람 소리에 문득 ‘자신을, 인간을, 존재를 탐구한 적이 있는가’라고 느끼더라도 질문하지 않는다면 결코 그 답을 알 수 없을 것이다. 니체는 “우리 자신에게 우리는 인식하는 자가 아니다”라고 하였다. 이런 근원적인 궁금증으로부터 시작된 ‘존재물음’이 작업의 주된 개념이다. 해체적(解體的) 형상(形象)으로 작품화 하였으며, 작품의 주요 특징으로서 ‘해체’가 지향하는 ‘되기’의 형상성을 추구하였다.
최선을 다해왔지만 생각과는 달리 고정된 벽속에 있는 자아를 확인하였다. 이로부터 탈주하고 싶은 갈망으로 부정적인 의식의 해체를 시도하였고 탈영토화(脫領土化 de-territorialization)의 과정을 거쳐 재영토화(再領土化 re-territorialization)를 구축하려고 하였다. 궁극적으로는 작품을 통해 삶을 긍정하는 무하유(無何有)의 자유로운 생성을 지향하게 되었다. 작품화 과정에서 자유로운 의식의 해체를 통해 심리적 정화와 생성을 추구하고 있다.
나의 작품은 작은 파편들의 비통일적, 비재현적 군집으로 인해 얼핏 해체적 형상으로 보이나, 부정적 의미의 해체와는 차별화된다. 즉 내 작품의 형상은 동양의 철학적 관점에서 ‘무하유’ 즉 어떤 것으로도 되지 않음으로 해서 특정한 정체성으로 제한되고 고정되는 것을 거부하는 형상이다. 들뢰즈적인 의미로 작품의 형상은 ‘되기’의 형상, 즉 무엇임의 경계를 확정짓는 영토화의 규정에서 벗어나 다른 배치 관계에 의해 끊임없이 탈영토화와 재영토화의 과정을 거치는 ‘되기’의 형상이다. 이 둘은 하나의 맥락으로 읽혀진다. 나 자신의 존재가 어떤 것으로 정체됨이나 한정됨 없이 지속적인 ‘되기’의 과정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동양에서는 그것을 자연과 ‘도(道)’에 따른다고 하고, 최근의 존재론에서는 ‘되기’의 개념을 의미한다. 이들의 존재론은 부정의 해체가 아니라, 오히려 어느 것으로도 될 수 있는 변화와 생성을 긍정한다.
내가 작품을 하는 이유가 진리의 근원을 찾아가는 것이고 존재를 알아가는 것이다. 질문하지 않는다면 타자(他者)의 의지에 이끌려 평생을 바치며 시간을 허비하게 되고 어느 순간 허망함으로 가득 차거나 그조차도 모른 채 지나가게 된다고 보았다. 자화상으로부터 시작된 인간존재에 대한 질문은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 속에 진행되고 있고 작품으로 나타나고 있다. 존재에 대한 의문과 답은 그 끝에 다다를 수가 없다. 최근의 작품은 대부분 ‘존재와 존재자의 물음’에 관한 것이다. 그에 대한 답은 명확하게 명증(明證)되지 않으며 차연(差延) 상태이고 진행 중이다. '나'라는 것, 자아라고 하는 것은 대소타자(大小他者)에 의해 형성이 되고, 주체라는 것도 타자에 의해 영향을 받으며 끊임없이 변화 중이며, 작품도 늘 변화의 과정에 있다.
의식의 해체로 규정 속에 머물고 있던 나는 변화를 의미하는 ‘탈영토화’를 시도하였다. 변화와 새로움과 거듭남을 의미하는 탈영토화는 자아의 본래적 본성을 찾는 과정이다. 나는 사회적 구조에 의한 억압된 비본래적인 삶이 아닌 자유로운 본래적 자아를 찾아가고자 하며, 작품에서는 고착된 규정 속의 대상을 해체함으로써 자유로운 무규정의 해방(解放)을 나타내고자 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