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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의 여인들 (권곡眷榖) 박정현 바람이 머문 자리, 모래 위에 맨발로 선 여인들 햇살처럼 눈부신 웃음이 바다에 번진다. 긴 치맛자락 날리며 물결 따라 걷는 걸음, 파도가 속삭이듯 비밀스러운 노래를 전해준다. 저마다의 사연 안고 등 뒤로 흘려보낸 시간들— 조용히 바라보는 수평선 끝에 새로운 하루가 피어난다. 해무 속을 가르는 실루엣, 바다는 그 이름조차 묻지 않는다. 그저 여인들의 발자국에 잔잔한 그리움만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