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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 봄의 첫 장을 열다 (권곡眷榖) 박정현 입춘의 동풍이 문을 두드리면 얼어 있던 시간의 빗장이 풀리고 숨죽인 들판 위로 연둣빛 기척이 먼저 걸어 나옵니다 겨울의 끝자락에 매달린 마른 가지마다 보이지 않는 약속 하나씩 달고 햇살은 조용히 이름을 불러 줍니다 바람은 흙의 잠을 깨우고 잠들었던 씨앗의 귀에 다시 살아보라 속삭입니다 작은 싹 하나 밀어 올리는 힘처럼 우리의 하루도 낮은 곳에서부터 다시 시작되고 입춘은 자연이 먼저 건네는 인사 가슴마다 희망 한 줄 심어 놓는 따뜻한 첫 장의 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