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란 거창한 이름을 가진 실개천을 따라 흐르는 물이 되었다. 우리들은....
의식의 흐름이니 무의식이니 벽도 없었고, 주관적이거나 객관적이거나 하는 칸도 치지 않았다, 옳고 그름도 없고 진실 혹은 거짓의 판가름도 하지 않은, 관점조차 없는 그런 물이 되었다. 나는...
아카이브? 다큐멘터리? 그 마저도 애매모호, 뇌가 눈을 통하여 받은 정보를 가늠조차 하지 않은 채 손가락은 손가락의 의지대로 뇌는 뇌의 생각대로 흐느적흐느적 흘러갔다. 경사가 있으면 흐르고 경사가 없다면 고여 틀에 따라 일그러지는 비정형의 물이었다. 나는....
종각역 ‘태양의 정원’에서 발원한 그 물은 City of Cubism을 스케치하며 일본대사관 앞 소녀의 상 앞에 잠시 고였다. 천갑만갑 겹겹이 철갑을 두른 소녀상은 천군만마의 호위병을 거느리고 이 겨울 가장 강력한 한파를 의연히 견디고 있었다.
송현공원
기후 위기를 뜻했는지 거대한 건물은 괴로움에 치를 떨고 뒤틀리며 무너져 내려앉았다. 세상의 온갖 색과 이야기를 도배한 채...
이담영 개인전
57th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소소 이담영 작가의 개인전 ‘블랙박스(Blackbox)’에서 AI 슈퍼카를 잠시 운전하고 거리의 난장에서 부산어묵 한 컵으로 기세등등하던 동장군을 도륙냈다.(양철민 작가 지갑 개봉)
낙선제 앞의 남근상을 지나며(그곳에 그 조각들을 진열한 것은 아마도 낙선제가 조선왕조 후궁들의 거처였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역사 이전부터 전 세계 모든 종족은 남근숭배 사상을 중시하였다. 이를 동양에선 음양이치 학문으로 집대성하였고 바로 태극사상임을 가설하며 종묘 뒷담을 넘어섰다.
이 시대 이색 문화트렌드가 된 익선동 골목길을 누비며 낙원상가에 올랐다. 파고다극장 허리우드극장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이 이름들은 대한민국 동성애자들의 본류로 아직까지 야릇한 냄새가 진하게 배어 있는 이색지대이다. 휴일인지라 철통같이 봉쇄되어 뜻한 바를 이루지 못하고 송해의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송해의 집은 한국에서 가장 싼 국밥집이다. 3000원 국밥 한 보시기와 달걀부침 한 개를 젯상에 올리고 깍두기를 홍동백서하여 야릇한 향내 같은 허기를 잠재우고 나니 어느덧 거리엔 땅거미가 내려왔다. (오순안 작가 주머니 텀)
물같이 흐른 또 하루 서울체력 9988을 열어보니 16000보를 넘게 흐르고 있었다. 오늘 밤 8~9 시간을 곤죽처럼 잠 들것이 분명하다. 다음 여정은 온 세상의 외국인들이 다 모이는 ‘재미로’에서 외국인들 초상화를 물처럼 비정형으로 카메라에 담아 피카소 귀신에 천도제를 올리리라.
https://youtube.com/shorts/nnJRyV3Ge9o?si=znfHxKpPxDjGokh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