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손으로 와서, 숨결 하나 남기고

입력 2026년02월17일 20시25분 박정현 조회수 157

빈손으로 와서, 숨결 하나 남기고

  (권곡眷榖) 박정현

우리는 빈손으로
다리 밑 같은 세상 모퉁이에서 태어나
이름 하나 들고
울음으로 첫 길을 열었다

올 때도 빈손
갈 때도 빈손인데
붙잡은 것만 많은 듯
두 손을 꼭 쥐고 산다

풍진 세월 속
구곡간장 다 녹이며
한 치 앞 안개도 모르면서
의기만 앞세워 웃는다

욕심을 접어 넣고 또 넣어
가슴이 구겨지는 줄도 모르고
한때의 환호에 기대어
박장대소로 날을 넘긴다

구름 따라
바람 따라
세월의 등 뒤를 쫓다 보니
끝이 벌써
발꿈치에 와닿는다

남길 것 없는 삶이라 했거늘
그래도 한 줄 따뜻한 숨결
한 번의 진심 어린 눈빛
그 흔적만은
고향에 놓고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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