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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시작된 숨결 (권곡眷榖) 박정현 봄을 알리는 제비꽃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소리조차 낮추며 빛 속으로 얼굴을 연다 다투지 않아도 계절은 스스로 차례를 알고 연보랏빛 숨결로 땅의 문을 두드린다 머지않아 고향을 찾아오는 제비 부부 날갯짓 따라 하늘은 길을 열고 봄은 우리 품으로 내려앉는다 눈 속에서도 따뜻해진 흙 보이지 않는 불씨를 품고 긴 잠자던 식구들 꿈틀꿈틀 몸을 펴며 새살 돋는 기척으로 세상에 첫인사를 건넨다 아직은 고요하지만 이미 시작된 숨결 그것이 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