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산을 오르는 일은, 판타지 소설을 쓰는 것보다도 어려웠다.
차라리 에베레스트 정상 정복이 더 쉬울지도 모른다.
人山人海.
이 말은 틀림없이 중국 특히 여기서 태어났을 것이다.
황산의 아름다운 절경은 전부 사람들로 코팅되어 있었다.
봉우리로 향하는 길은 좁디좁은 외길 계단 하나뿐인데, 그 계단마다 사람들이 빈틈없이 끼어 있었다. 한 걸음 옮기는 데에도 시간이 필요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정상에 도착하면, 천편일률적인 같은 행동을 반복한다.
탄성을 내지르고, 자신들의 인증사진을 찍고, 그리고 다음 봉우리로 가기 위해, 또다시 긴 긴 줄을 선다.
황산은 신기루였다.
모든 여행이 그러하듯, 황산으로 향하는 길 역시 순탄치 않았다. 아니, 어쩌면 더 고된 여정이었다. 사람의 물결 속에 몸을 맡긴 채 산을 오른다는 것은 자연을 마주하는 일이 아니라 군중 속을 헤엄치는 일이었다.
산행 자체가 목적이었다면 차라리 나았을 것이다. 그저 보고, 느끼고, 내려오면 그만이었을 테니까. 그러나 이번 여행은 달랐다. 누드 촬영이라니. 이 기묘한 목적은 무모하기 짝이 없는 계획이었다.
정상에 도착했을 때, 우리는 태풍의 한가운데 서 있었다. 비는 잔잔하게 내렸지만, 안개는 짙고 무거웠다. 눈앞은 하얗게 막혀 있었고, 황산이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도봉산보다 못 하구만. 이게 중국 제1경이라니, 뻥도 적당히 쳐야지.”
누군가의 투덜거림이 안개 속으로 흩어졌다. 봉사들의 코끼리 다리 만지기였다. 산 정상에 있었지만 산을 보지 못했으니 한 덩이 돌멩이로 느껴진 것은 당연하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짙은 안개는 우리에게 기회를 주었다. 몇 걸음 앞조차 보이지 않는 공간은 마치 밀폐된 실내처럼 아늑했고, 외부의 시선은 완벽히 차단되었다. 하지만 문제는 따로 있었다. 보이지 않는 산은 더 이상 황산이 아니었다. 그저 이름 모를 어느 돌무더기일 뿐이었다.
사진은 기다림의 미학
오랜 기다림의 대가로 봉우리들이 잠깐 모습을 드러내었다가, 카메라를 겨누는 순간 사라져버렸다. 마치 존재하지 않는 것을 쫓는 기분이었다. 기다리고 기다린 끝에 만난 안개 속 봉우리들은 기묘했다. 신기루였다.
우리는 그 신기루를 붙잡기 위해, 또 기다렸다.
몽필생화(梦笔生花, 꿈에서 붓끝에 꽃이 핀다),
꿈에나 그리던 단어였다. 물론 수묵화나 문인화를 그린 적은 없다. 하지만 이런 몽환적인 분위기는 사진에서도 절대적인 가치이기에 일찍이 머릿속에 깊숙이 각인되어 있었다.
멀리서 보면, 그것은 분명 사자였다.
앞발을 가지런히 모으고, 구름 위에 앉아 세상을 내려다보는 존재.
그러나 가까이 다가가면 알게 된다.
그 사자는 잠든 것이 아니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옛날, 한 시인이 있었다.
그는 세상의 모든 시를 썼지만, 단 하나—“완전한 문장”을 끝내 쓰지 못했다.
사람들은 그를 천재라 불렀지만, 그는 스스로를 미완이라 여겼다.
“자연이 답을 가지고 있다.”
그 말을 따라 그는 황산으로 향했고, 마침내 사자봉 아래에 섰다.
그날, 운해는 유난히 깊었다.
구름은 바다가 되어 봉우리를 삼키고 있었고, 소나무들은 그 위에 떠 있는 섬처럼 흔들리고 있었다.
시인은 봉우리를 올려다보았다.
“너는 왜 그 형태를 하고 있는가.”
그때, 바람이 멈췄다.
그리고—바위가 숨을 쉬었다.
“나는 형상이 아니다.”
낮고 깊은 울림이 사자봉 전체에서 퍼져 나왔다.
“나는 의지다.”
시인의 눈이 떨렸다.
“의지…?”
“인간은 나를 사자라 부른다. 그러나 그것은 너희가 이해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비유일 뿐. 나는 오래전, 이 산에 깃든 수많은 생명과 바람, 시간의 결이 모여 만들어진 존재다.”
구름이 갈라지며 봉우리의 윤곽이 더 또렷해졌다.
그 순간, 시인은 보았다.
바위 사이마다 스며든 수많은 형상—사람, 짐승, 신과 같은 존재들이 겹쳐져 있다는 것을.
“기암괴석은 단순한 돌이 아니다.”
사자봉이 말했다.
“그것은 변하지 않은 생각들이다.”
시인은 무릎을 꿇었다.
“그렇다면… 나는 무엇을 써야 합니까?”
사자봉은 잠시 침묵했다.
그 사이, 동쪽 하늘이 희미하게 밝아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해가 떠올랐다.
운해 위로, 금빛이 번지며 세상이 두 겹으로 나뉘었다.
하나는 현실, 또 하나는 꿈.
“봐라.”
사자봉이 말했다.
“저것이 답이다.”
시인은 숨을 멈췄다.
해와 구름, 소나무와 바위가 하나의 장면으로 겹쳐졌다.
완벽하게 균형 잡힌, 그러나 한순간도 같은 적 없는 풍경.
“완전한 문장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바람이 다시 불었다.
“완전해지려는 순간들만이 있을 뿐이다.”
그날 이후, 시인은 산을 내려왔다.
그는 더 이상 완벽한 시를 쓰려 하지 않았다.
대신, 매 순간을 기록했다.
흐르는 것, 변하는 것, 사라지는 것들.
그리고 사람들은 그의 시를 읽으며 말했다.
“이것은 살아 있다.”
지금도 사자봉은 그 자리에 있다.
여전히 사자의 형상을 하고,
여전히 구름 위에 앉아,
누군가를 기다린다.
완벽을 찾으려는 자가 아니라—
완전해지려는 순간을 볼 수 있는 자를.
그리고 아주 드물게,
운해가 가장 깊고
해가 가장 조용히 떠오르는 날—
그 사자는, 다시 한 번 눈을 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