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에 넋두리

입력 2026년04월27일 17시32분 박정현 조회수 98

중년에 넋두리

(권곡眷榖) 박정현

무심히 밀려오는 세월의 물결에
어느새 닿아버린 중년의 언덕
굽이굽이 돌아온 길 위에는
꽃길도 있었고 가시밭도 있었지요

가벼운 날엔 헐렁한 신을 신고
무거운 날엔 돌처럼 발을 끌며
그렇게 바꿔 신은 시간 속에서
우리는 오늘까지 걸어왔습니다

김치 부침개 한 접시 앞에 두고
막걸리 한 잔에 마음을 적시면
지나온 날들이 안주처럼 올라와
쓴웃음 속에 따뜻이 스며듭니다

스쳐간 인연이라 여기기엔
너무 깊이 남아 있는 얼굴들
보통의 인연을 넘어선 그 이름들이
지금의 나를 지탱해 줍니다

돈도 명예도 사랑도 미움도
결국은 바람처럼 흘러가고
두 손 가득 쥐려 했던 것들마저
비워야 비로소 가벼워집니다

이제는 나란히 걷는 동반자들과
말없이도 서로를 아는 온기로
건강한 하루를 정성껏 쌓으며
후회 없는 길을 이어가 봅시다

우리가 머무는 이 자리마다
소박한 웃음 하나 피어나고
그 웃음이 모여 만드는 세상에
조용한 행운이 오래 머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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