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앰네스티 "2025년 전 세계 사형 집행 44년 만에 최고치”

입력 2026년05월18일 10시28분 김가중 조회수 54

 

국제앰네스티가 18일 공개한 ‘2025년 연례 사형 현황 보고서(Death Sentences and Executions 2025)’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17개국에서 최소 2,707건의 사형이 집행돼 1981년 이후 4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최소 1,518) 대비 78% 증가한 수치다.

 

 

국제앰네스티는 이러한 급증의 배경으로, 일부 국가들이 사형제를 공포 정치와 반대 의견 억압의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특히 이란은 최소 2,159건의 사형을 집행하며 전체 증가세를 이끌었다. 이는 2024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마약 관련 범죄를 중심으로 최소 356건의 사형을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쿠웨이트는 사형 집행 건수가 6건에서 17건으로 약 3배 증가했고, 이집트는 13건에서 23건으로, 싱가포르는 9건에서 17건으로 각각 증가했다. 미국 역시 사형 집행 건수가 전년 25건에서 47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다만 중국은 여전히 세계 최대 사형 집행국으로 지목되고 있지만, 사형 집행 관련 정보가 국가기밀로 분류돼 있어 실제 집행 규모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국제앰네스티가 집계한 전 세계 사형 집행 통계에는 중국에서 이뤄진 것으로 추정되는 수천 건의 사형 집행이 포함되지 않았다. 또 사형제가 광범위하게 시행된 것으로 알려진 베트남과 북한의 집행 건수 역시 이번 집계에서 제외됐다.

 

 

 

아녜스 칼라마르(Agnès Callamard)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은 "이처럼 충격적인 사형 집행 증가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사형제를 유지하려는 소수의 고립된 국가들에서 비롯됐다중국, 이란, 북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예멘, 쿠웨이트, 싱가포르, 미국에 이르기까지 일부 국가들은 사형제를 공포 조성, 반대 의견 탄압, 취약계층에 대한 국가 권력 과시의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른바 '마약과의 전쟁'을 명분으로 한 강경 처벌 기조가 사형제 확대를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2025년 확인된 전체 사형 집행의 46%(1,257)가 마약 관련 범죄와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로는 이란 998, 사우디아라비아 240, 싱가포르 15, 쿠웨이트 2건 순이었으며, 중국의 집행 건수는 제외됐다.

 

 

 

알제리와 쿠웨이트, 몰디브는 마약 범죄에 대한 사형 적용 범위를 확대하기 위한 입법 움직임을 보였다. 부르키나파소 정부는 '반역죄', '테러', '간첩 행위' 등의 범죄에 대해 사형제를 재도입하는 내용의 법안을 채택했으며, 차드 당국은 사형제 재도입 검토를 위한 위원회를 구성했다.

 

 

 

국제앰네스티는 그럼에도 실제로 사형을 집행하는 국가는 여전히 소수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5년간 지속적으로 사형을 집행한 국가는 중국, 이집트, 이란, 이라크, 북한, 사우디아라비아, 소말리아, 미국, 베트남, 예멘 등 10개국이다. 국제앰네스티는 이들 국가가 국제인권법과 국제 기준에서 규정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지속적으로 무시해 왔다고 지적했다.

 

 

 

지난해에는 일본, 남수단, 대만, 아랍에미리트(UAE) 4개국이 사형 집행을 재개하면서 전체 사형 집행국 수는 17개국으로 늘었다.

 

 

 

한편 세계 곳곳에서는 긍정적인 진전도 이어졌다. 유럽과 중앙아시아에서는 사형 집행이나 사형 선고 사례가 전혀 확인되지 않았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도 사형 집행 국가는 소말리아와 남수단뿐이었다. 남아시아에서는 아프가니스탄이 유일하게 사형을 집행했으며, 동남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와 베트남만 사형 집행이 확인됐다.

 

 

 

미주 지역에서는 미국이 17년 연속 유일한 사형 집행국으로 기록됐으며, 미국 내 사형 집행의 절반 가까이는 플로리다주에서 이루어졌다.

 

 

 

칼라마르 사무총장은 사형 집행 국가들은 이제 국제사회 흐름에 발맞춰 이 잔혹한 제도를 역사 속에 묻어야 한다사형제는 우리를 더 안전하게 만들지 않으며, 국제인권법을 무시한 채 공포에 기반해 운영되는 비가역적이고 비인도적인 제도라고 말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아울러 사형 폐지를 향한 흐름도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앰네스티가 1977년 사형제 폐지 활동을 시작했을 당시 사형제를 폐지한 국가는 16개국에 불과했으나, 현재 전 세계 113개국이 사형제를 완전히 폐지했다. 또 법률상 또는 실질적으로 사형을 폐지한 국가는 전 세계 3분의 2 이상에 달한다.

 

 

 

베트남은 마약 운반, 뇌물수수, 횡령 등 8개 범죄에 대한 사형제를 폐지했고, 감비아 역시 살인 및 반역죄 등에 대한 사형제를 폐지했다. 키르기스스탄 헌법재판소는 사형제 재도입 시도를 위헌으로 결정했으며, 레바논과 나이지리아에서는 사형제 폐지 법안이 발의됐다.

 

 

 

미국 앨라배마주에서는 사형수 로키 마이어스(Rocky Myers)에 대한 감형이 승인돼 해당 주 역사상 흑인 사형수에게 내려진 첫 감형 사례로 기록됐다.

 

 

 

칼라마르 사무총장은 전 세계적으로 인권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도 수많은 시민이 사형제 폐지를 위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국제사회가 소수의 사형 집행 국가에 맞서 연대한다면, 완전한 사형제 폐지는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형제의 그림자가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폐지를 향한 움직임은 계속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보고서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연례 사형 현황 보고서웹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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