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진방송=은형일 기자] 대자연의 장엄한 서사와 인간 삶의 숭고한 본질을 카메라 렌즈를 통해 한 폭의 수묵화처럼 그려내는 사진작가가 있어 화제다. '대한민국국회 문화예술초대전'의 31번째 주인공으로 선정된 노일식 작가가 그 주인공이다.
노일식 작가는 과거 대기업의 대표이사를 역임하며 한국 외식 산업을 이끌었던 탁월한 경영인이었다.
치열했던 비즈니스 전장을 떠나 카메라를 손에 쥔 그는, 이제 렌즈를 통해 세상의 가장 깊고 고요한 진리를 탐구하는 구도자적 사진예술가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경영 최전선에서 다져진 그의 날카로운 통찰력과 몰입도는 이제 프레임 안에서 깊이 있는 예술적 아우라로 피어나고 있다.
이번 국회초대전에 출품된 노 작가의 작품들은 겨울의 백색 고독에서부터 가을 산사의 황홀한 여명에 이르기까지, 대자연이 인간에게 건네는 위로와 경외감을 밀도 있게 다룬다.
출품작 대설내린 울산바위는 장엄하게 솟아오른 설악산 울산바위와 눈 덮인 침엽수림, 그리고 현대적인 건축물이 백색의 설경 속에 조화를 이루는 작품이다.
대자연의 굳건함 vacuum과 인간 문명의 흔적이 하얀 눈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하나의 거대한 묵화(墨畵)로 탄생했다. 화면을 가로지르는 하얀 눈길은 관람객의 시선을 산 정상으로 인도하며 단조로울 수 있는 설경에 건축물의 직선 요소를 배치하여 현대적 미니멀리즘 미학을 동시에 획득했다.
휴식은 매서운 칼바람과 눈보라(블리자드) 속에서 묵묵히 펜스를 따라 걸어가는 등반가의 실루엣을 포착했다. 몰아치는 눈보라는 화면에 거친 질감과 역동성을 부여하며, 그 속에서 묵묵히 걸어가는 인간의 실루엣은 삶이라는 긴 여정 속에서 마주하는 고독과 역경, 그리고 이를 극복하려는 숭고한 의지를 상징한다. 우측에 사선으로 배치된 나무 펜스는 시각적 안정감을 주는 동시에 가혹한 자연 속에서 인간을 지켜주는 유일한 이정표로 작용한다.
겨울나그네는 펑펑 쏟아지는 함박눈 속에서 강가 설원에 모여 있는 두루미 무리와 청둥오리들을 포착한 명작이다.
눈발이 흩날리는 효과를 통해 마치 화면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점묘화나 수묵 채색화처럼 느껴지게 만든다. 고고한 자태를 뽐내는 두루미들의 동적인 움직임과 눈을 맞으며 유유히 노니는 철새들의 모습은 가혹한 겨울 속에서도 피어나는 생명의 경이로움과 자연의 순리를 아름답게 대변한다.
이끼계곡은 짙은 초록빛 이끼가 가득 낀 바위 사이로 맑은 계곡물이 비단결처럼 흘러내리는 모습을 장노출로 담았다.
시간의 흐름을 시각적으로 고착화하는 '장노출 기법'의 진수가 돋보이는 이 작품은 멈추어 있는 태고의 이끼 바위(정, 靜)와 끊임없이 흘러내리는 부드러운 물줄기(동, 動)의 대비가 음양의 조화를 이룬다. 원시림의 깊은 생명력과 신비로움을 극대화하여 보는 이에게 깊은 시각적 정화와 치유(힐링)를 선사한다.
마지막으로 수종사의 가을아침은 가을 단풍이 붉게 물든 산사에서 내려다본 풍경으로, 산아래 가득 찬 운해 위로 아침 태양이 붉은 여명을 드리우고 있다.
한 폭의 진경산수화를 보는 듯한 압도적인 공간감을 자랑하며 고즈넉한 기와지붕과 오색 단풍의 한국적인 미감이 전경을 채우고, 중경을 가득 메운 백색의 운해는 세속과 선계를 가르는 경계처럼 다가온다. 하늘을 붉고 보랏빛으로 물들인 아침 여명은 새로운 시작과 영성(靈性)의 깨달음을 시각적 예술로 승화시킨 명작이다.
문화예술계 관계자는 "노일식 작가의 사진은 단순한 풍경의 기록이 아니라, 오랜 시간 삶을 관조해 온 구도자의 시선이 머문 '마음의 풍경화'이다"라며 "빛과 어둠, 정지와 흐름을 완벽하게 제어하는 그의 테크닉과 예술적 감각은 사진의 품격을 한 단계 높였다"고 극찬했다.
세속의 화려한 이력을 뒤로하고 오직 빛과 자연, 그리고 인간의 본질만을 좇아 묵묵히 셔터를 누르는 노일식 작가. 그의 치열한 작가 정신이 담긴 작품들은 이번 국회 초대전 출품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깊은 울림과 격조 높은 시각적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