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내려다보고 있다

입력 2024년12월30일 08시43분 박정현 조회수 4319

깨진 그릇 위의 하늘

 하늘이 내려다보고 있다

(권곡眷榖) 박정현

하늘이 내려다보고 있다
구름 사이로 숨죽인 채
지켜보는 듯한 눈길

밥그릇을 두고 벌어진 싸움
서로의 손길이 날카롭게 부딪치더니
결국, 땅바닥에 깨져버린 조각들

산산이 흩어진 그릇은
허기와 욕망의 흔적일까
아니면 나눔을 잊은 어리석음일까

하늘은 아무 말 없이
조각난 그릇 위로 비를 뿌리고
바람은 그 틈으로 속삭인다

“함께 먹을 그릇이었다면
깨지지 않았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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