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040545_Catarina, gelatin silver print, 31.3×23.6㎝, 1/7
전시일정: 2025. 04. 2(수) - 04. 15(일)
전시장소: 토포하우스 2 전시실
초대의 글
디지털 시대의 빠른 변화 속에서도 아날로그의 따스한 감성과 정서를 잃지 않고자, 오랜 시간 동안 정성으로 준비한 경일대학교 사진영상학부 홍상현 교수의 독창적인 시선과 섬세한 손길이 깃든 흑백 필름 사진을 통해 새로운 예술적 지평을 여는 전시에 초대합니다.
이번 전시에서 홍상현 교수는 암실에서 직접 현상과 인화를 거쳐 완성한 아날로그 흑백사진 신작 20여 점의 작품을 선보입니다. 각 사진마다 어머니 정원에서 영감을 받은 개인적 서사와 동시에 보편적 인간애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작가는 전시 작품들에 등장하는 꽃들이 모두 어머니의 삶의 이야기가 담긴 ‘표정’을 말한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작품 속에 등장하는 꽃들의 모습이 흡사 스튜디오에서의 인물사진과 많이 닮아 있습니다.
이 전시는 단순히 꽃의 아름다움을 넘어, 각기 다른 삶의 이야기가 하나의 화폭에 어우러지는 감동의 순간들을 선사할 것입니다.
2008년 서울시립미술관 SeMA 신진작가 전시지원프로그램에 선정되면서 미술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사진작가 홍상현은 이후 인천아트플랫폼 입주예술가로 활동하면서 본격적인 작가 활동을 시작하게 됩니다. 그는 20여 년 동안 그의 작품 활동에서 꾸준히 암실작업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레트로한 아날로그가 보여주는 따뜻한 감성에 관심이 커지고 있는 오늘날, 이번 전시가 미술시장에서 어떠한 신선한 바람을 가져올지 더욱 귀추가 주목됩니다. 오늘날에는 만나보기가 어려운 아날로그 사진과 작가의 감성을 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3월 12일 수요일부터 3월 23일 일요일까지 토포하우스 대구에서 진행되고, 4월2일부터 4월14일까지는 한국을 대표하는 예술의 중심인 서울 인사동에 자리잡은 토포하우스 서울에서 진행됩니다.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기획의도
지금은 만나보기가 귀해진, 그래서 더 반가운 암실(暗室/darkroom) 마스터의 예술사진
콘텐츠 생산과 소비가 대부분 디지털 환경 기반의 온라인 모바일 플랫폼에서 이루어지는, 지금은 바야흐로 디지털 콘텐츠 시대이다.
그런데 몇 해 전부터 심상치 않은 분위기의 움직임이 하나 시작되었다. 그것은 20~30대 젊은이들 사이에서 구형 디지털 똑딱이 카메라에 관심이 커진 것이다. 현재의 스마트폰에 장착된 카메라에 비하면 현저히 화질이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그것이 더욱 ‘감성’적이라며 그 이유를 설명한다. 이러한 그들의 관심은 곧 구형 똑딱이 카메라가 ‘없어서 못 파는’ 품귀현상까지 야기하기도 했다. ‘감성적인 것’을 찾는 그들은 또 LP와 필름 등 아날로그 매체를 찾기도 한다. 그리고 지금은 그들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가 다시 아날로그 매체에 대한 감성적 접근과 재해석이 이루어지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움직임은 미술시장에서 아날로그 매체를 사용하는 아티스트들의 작품에 대한 재발견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주요 갤러리들에서 이루어지는 전시들을 살펴보면, 한동안 디지털 매체 일색이었던 분위기에서 벗어나 아날로그 매체의 예술을 소개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이는 미술품 애호가와 관람자들에게는 다양한 매체의 예술적 표현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작가 노트
어머니의 꽃, 마음
“저 꽃은 또 어디서 주워 왔어요?”
“글쎄 누가 툭 치고 지나갔는지, 저 예쁜 꽃이 힘없이 길가에 꺾여 쓰러져 있는 거야. 그래서 저기로 옮겨다 심었는데, 감사하게도 저렇게 다시 잘 자라 나와주네. 아이고, 감사합니다.”
‘어머니의 정원’에는 어머니께서 직접 모종을 구입해서 기르신 꽃뿐만 아니라 길가에 쓰러져 있던 야생화들까지 함께 피어있다. 심지어 그 중에는 외래종 야생화들도 함께 하고 있었고, 그 때문에 어머니는 그 꽃의 정확한 이름을 모르시는 경우도 있었다. 어쩌면 어머니에게는 그 꽃이 어디에서 왔는지, 그리고 이름이 무엇인지는 중요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어머니는 그저 자신의 손길과 품 안에서 그 얼굴들 하나하나에 담긴 표정이 아름답기만을 바라셨나 보다. 그리고 어머니는 그들에게 항상 “감사합니다”라고 말한다.
같은 시대를 살아오신 많은 한국의 어머니들이 그러했듯,
내 어머니 또한 이곳저곳을 이사하면서 짧은 기간의 정착과 이주를 반복하는 삶을 살았다.
서울로 이주 후 결혼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남편의 직장을 따라서, 또 가계와 경제상황에 따라서…….
그런데 어머니와 함께 고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그 때,
그 순간만큼은 어머니가 오롯이 자신이 살아온 삶의 시간 속으로 들어가 기억 속 장면들을 설명해 주신다.
그리고 나는 어머니의 삶의 순간 하나하나를
마치 시골 소녀의 사진첩을 보듯이 듣고 있었다.
이 이야기를 준비하면서 나는
어머니의 정원에 있는 꽃들 하나하나를
마치 한 소녀의 다양한 표정들을 인물사진 찍듯이, 증명사진을 찍듯이…
그렇게 사진으로 담아보고 싶었다.
왜냐하면 그 꽃들의 표정 속에서 내가 기억하는 어머니의 얼굴이 있었기 때문이고,
또 그 기억 속 얼굴들 안에는 어머니의 삶 한 순간 한 순간의 장면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
갑작스런 팬데믹으로 세상이 멈춘 것만 같았던 그 때,
어머니의 정원에서는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지고 있었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왜 그 동안 내가 이 이야기를 사진으로 담을 생각을 못하고 있었을까…
홍상현의 책 <The Nomad Garden>의 서문
황혜성 (한성대학교 이주의인문학 사업단 단장)
홍상현 작가의 <노마드 가든>은 꽃들의 ‘프로필 사진’이다.
어머니 손길로 가꾼 꽃밭에서 작가는 어머니의 삶을 읽는다.
이름 모를 야생화조차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룬 어머니의 꽃밭은
그에게 새로운 세계로 다가온다.
어머니 정원의 꽃들은 작가의 섬세한 시선이 더해져
<노마드 가든>에서 저마다 다른 표정을 지닌 꽃들로 새로 피어난다.
고혹적인 꽃망울들은 닮은 듯하지만 형태, 모양, 색깔이 서로 다르다.
한 송이의 꽃이 다른 꽃송이들과 어우러져 하모니를 이룬다.
나는 사진 찍기를 좋아한다. 하지만 꽃을 사진에 담는 일은 드물다.
렌즈를 통해 보는 꽃보다 실물이 훨씬 더 아름답다는 생각으로·‧·.
하지만 홍상현 작가의 눈으로 본 꽃들은 표정을 지니고 스토리를 지닌다.
그리고 그의 스토리는 다시 내게 나만의 스토리로 다가온다.
그의 작품에서 나는 한지에 농담을 절묘하게 표현한 수묵화를 본다.
새초롬한 소녀의 수줍음, 비밀스럽게 자신을 드러내 보이는 여인의 자태를 느낀다.
두 손 모은 여인의 기도소리, 그리고
만개한 풀꽃의 웃음소리와 꽃들의 합창을 듣는다.
서로 포옹하며 등을 두드리는 격려의 마음을 읽는다.
사진은 카메라를 통해 피사체(被寫體)를 그대로 카피하는 작업이 아니며,
작가의 시선과 상상력, 해석이 어우러져 새롭게 창조되며,
보는 이마다 달리 보인다는 사실을 <노마드 가든>은 말해준다.
홍상현 작가의 작품들은 늘 사색적이고 성찰적이다. 그래서 내게는 해석해야 하는
텍스트이다. 하지만 금번 <노마드 가든> 작품들은 어려운 텍스트이기에 앞서
생명의 달콤함과 고단함을 보여주는 듯하다.
작가의 세심한 관찰, 섬세한 시선, 그리고 따뜻한 마음이 어우러져 ‘작가의 꽃밭’에 핀
꽃들은 ‘우리는 모두 다르지만 모두가 소중하다’는 메시지를 우리에게 전한다.
<노마드 가든>이 신선하면서도 따스한 이유이다.
작가약력
홍상현 (1979 ~ )
경일대학교 사진영상학부 교수
2016 세종도서 학술부문 선정 (『사진도 예술입니까?』, 한양대학교출판부)
2008 서울시립미술관 제1회 SeMA 신진작가 선정
<학력>
2014 홍익대학교대학원 사진학 (Ph.D, 미술학 박사)
2008 홍익대학교대학원 사진학 (MFA, 미술학 석사)
2003 연세대학교 철학전공
<개인전>
2025. 3/4. The Nomad Garden, 토포하우스, 대구/서울
2020. 8. 吶[Null]: vis-à-vis, 갤러리한옥, 서울
2019. 8. 아현동, 이건하우스갤러리, 서울
2017. 4. 少年, 부산교육대학교 한새뮤지엄, 부산
2015. 11. 경계에서 가장 빛나는, 7 1/2, 서울
2011. 3. 시간잉여공간, 갤러리나우, 서울
2011. 2. 비극의 변주, 인천아트플랫폼 프로젝트룸, 인천
2008. 8. 건축공간변주(SeMA 신진작가전시지원프로그램 선정 전시), 토포하우스, 서울
2008. 4. 건축공간변주, 갤러리룩스, 서울
등 15회
<단체전>
2018. 3. 2018 천주국제당대예술전, 천주(중국)
2016. 12. HI LIGHT, 갤러리 벽과나사이, 서울
2015. 4. 조선대학교 미술대학 교강사전, 조선대학교 미술관, 광주
2012. 10.~11. Je et un autre, Théâtre de L'étoile du Nord, 파리(프랑스)
2011. 9. 고양이를 부탁해, 인천아트플랫폼, 인천
2011. 8. view re-view pre-view, 한벽원갤러리, 서울
2011. 4.~6. 서울, 도시탐색,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2011. 3. Bridge to Bridge, 신세계갤러리, 인천
2010. 7. Antennes photo slide show, 아를르(프랑스)
2009. 7. “corée!”, 28 rue de la liberté, 아를르(프랑스)
2008. 5. 건축전 the archetype, 관훈갤러리, 서울
2007. 12. post-photo, 토포하우스, 서울
2007. 7. 제12회 중국국제촬영전 수상작전시, 리슈에이(중국)
2006. 12. post-photo, 관훈갤러리, 서울
2005. 12. 삼십팔분의 일[휴 :], 스페이스 함, 서울
등 21회
<출판>
2024. 8. 『The Nomad Garden』, 에프아이프로
2023. 2. 『ROUTE 44』, 에프아이프로
2016. 2. 『사진도 예술입니까?』, 한양대학교 출판부 ※2016 세종도서 학술부문 선정
2015. 1. 『서양미술사전』, 미진사, (공저)
2014. 6. 『미술관에 간 붓다』, 나무를심는사람들, (명법 글, 홍상현 사진)
2010. 9. 『미학의 외출』, 흙과생기, (박상선, 홍상현 공저)
2009. 8. 『서울, 문학의 도시를 걷다』, 터치아트, (허병식, 김성연 글. 홍상현 사진)
<기타>
2010~2011 인천아트플랫폼 사진공방 운영
2009~2010 인천아트플랫폼 파일럿프로그램 입주작가
2008 서울시립미술관 SeMA신진작가전시지원프로그램 선정
제목
김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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