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들이 뽑은 대한민국 작가/작품전(이하 "전시회") 행사 추진에 직접 참여하지 않고 방관자 입장이다 보니 정확한 내용은 모르지만, 명사들 수십분에게 사진방송 회원들이 발췌한 사진 4,000여점씩을 보내 그 중에서 잘된 사진 100-200여점을 뽑아 주십사하고 의뢰를 하고, 그중 응답한 20여분이 선정한 사진 중에서 중복 추천된 사진 100여점을 추려서 전시회를 할 계획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렇게 선정된 사진은 전적으로 명사분들이 추린 것이고, 사진방송 작가들은 단순히 취합만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독해력이 부족해서인지 한상일님의 글 요지 파악이 어려웠지만 본인이 짐작하기로는 "학계에 있는 사진 전문가가 사진을 평가해야지 왜 전문성이 없는 명사들이 사진을 평가하느냐? 사진방송에서 추진하고 있는 명사들이 뽑은 대한민국 작가/작품 전시회는 취소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글에 대한 본인의 의견을 피력코자 합니다.
첫째, 이번 전시회는 작년 하반기부터 추진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진정 문제가 있는 전시회라고 생각하셨다면 작년에 취소 요구를 했어야 하는데 지금까지 이의 제기 - 공개적으로 - 를 않고 있다가 전시회가 코앞에 닥친 시점에 반대를 하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이미 수 많은 명사분들한테 의뢰를 하여 취합이 완료되는 시점이고, 이를 위해 불철주야 고생한 회원들은 뭣이 되는지 생각해 보셨는지 궁금합니다. 또 공개적으로 진행중인 전시회를 특별한 이유도 없이 갑자기 취소하면 천하의 웃음거리가 될터이고 사진방송의 신뢰에 먹칠을 한다고 봅니다.
님의 표현대로 처음에 찬성을 했다 지금 입장을 바꿨다면, 입장이 바뀐 이유를 해명하는 것이 순서가 아닌가요? 자신의 주장을 뒤집을려면 그만한 명분이나 불가피한 사정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처음에는 전문가들이 평가를 하기로 했는지는 모르지만, 작년 하반기부터 명사들이 사진을 선정하는 것으로 했고 지금도 같은 취지입니다.
그리고, 사진 작가들을 억압하는 구시대적인 환경을 개선하거나, 작가들이 창작 활동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거나, 대한민국 사진계의 모순적인 구조를 해결하는 문제는 사진방송이나 김가중 사장 혼자서 해결할 문제도 아니고 전시회를 논의하는 이 자리에서 언급할 문제는 더더욱 아니라고 봅니다.
둘째, 전시회를 비판할려면 왜 문제가 있고 대안은 무엇인지 분명하게 적시해야 합니다. 명사들이 발췌한 사진 전시회를 하는 것이 왜 문제가 되는 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합니다. 이번 전시회는 사진 전문가가 심사를 하는 공모전이 아니고, 명사들의 눈으로 본 좋은 사진을 뽑아 전시회를 하는 것입니다. 명사들 시각으로 좋은 사진을 뽑는데 왜 학계의 사진 전문가가 필요하죠? 사진 전문가들이 뽑은 사진은 전문가들의 시각으로, 명사들이 선정한 사진이라면 일반인들의 시각으로 뽑은 사진이라고 생각하고 관람하면 되겠지요.
대종상 연기상은 연기 전문가가, 음악 연주상은 음악 전문가가 선정하지만 인기 연예인, 인기 가요, 인기 선수는 비전문가인 일반인들이 선정 발표합니다. 50대가 좋아하는 노래를 선정하고 30대 직장인이 받고 싶어하는 선물을 뽑습니다. 공대생들이 뽑은 여행 같이 가고 싶은 연예인이 있고, 직장인들이 가고 싶은 휴가지를 선정합니다. 특정 부문의 비전문가들이 이런 걸 뽑으면 문제가 있고 안되나요?
명사들이 좋아하는 사진을 선정한다고, 선정한 사진을 전시회 한다고 무슨 문제가 있지요? 명사들이 선정한 사진을 사진방송 작가들이 다시 심사하는 것도 아니고, 제목도 명사들이 선정한 사진이라고 표현했는데 왜 문제가 되지요? 사진 작품을 구입하는 대부분은 사진 전문가가 아니고 일반 사진 애호가들입니다. 명사들의 시각과 사진 애호가들의 시각에 공통점이 있을 수 있어 기획한 전시회라고 생각합니다. 비평가가 졸작이라고 혹평한 영화나 책이 대박이 나고, 걸작이라고 호평한 작품이 쪽박을 차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셋째, 이번 전시회가 실패한다는 어떤 예단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전시회가 헛수고라고 했는데 헛수고가 될지 안될지는 전시회가 끝나봐야 판명이 됩니다. 어떤게 기망이고 오류, 반칙인지도 밝혀야 합니다.
전시회는 지금 막판을 향해 달려가는 중인데 지금 취소하면 사진방송에 대한 신뢰가 떨어져 이상한 조직이 될 것입니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이젠 계획대로 진행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진정으로 사진방송을 위한다면, 전시회가 성공하도록 도우거나 지켜보면서 성원을 하는게 회원의 도리이지 몇 달간 뼈 빠지게 고생하신 회원들한테 도움은 주지 못할 망정 맥 빠지게 하고 다 된 밥에 재뿌리는 얘기를 하는게 올바른 태도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번 전시회가 의도하였던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실패가 두려워 아무 일도 못하는 사진방송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회원으로서 소속 단체가 하는 일에 대한 비판이나 건의가 있으면 어떤 사안이 결정되기 전에 할 수는 있겠지만, 이미 결정이 되고 마무리가 되어 가는 일에 자신의 주장만 옳다고 끝까지 관철시킬려고 고집을 부리고 강권하는 것은 조직사회의 화합을 해치고 갈등을 조장하는 일입니다. 님의 충정은 충분히 전달이 됐다고 보니 이제 거대담론은 접어도 되지 않겠어요?
제목
김옥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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