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산속 달동네 살다보니 도시가스도 안들어오고 골자기에서 쳐밀고 오는 칼바람은 아랫동네와는 비교도 안되게 춥네여
석유값 천정부지다보니 걸레가 얼지 않을 만큼만 납방하고 살다보니 집사람소원이 따근한 구들에 등 지지는 것이라네요...
일전엔 전기가 누전되어 새로 까느라 부탕질이있는데 이번엔 석유보일러가 수명다해 물이 뚝둑 떨어제더니 멈추고 말았네요.
에라 내친김에 싼 연탄을 연료로 대 봐야겠다.
촌동네와 진배없는 곳인데도 명색이 서울이랍시고 연탄 보일러를 구경도 힘들어 충청도 두메어디메에서 주문을 하고 석유 보일러 떼내고 하마보다 무거운 기름통 비워 들어내고 배관에 끓인물 부어 닦아내고 전기공사부터 시작하여 근 달포를 월동준비에 매달렸죠.
안맞는 배관을 어떻게 저떻게 해서 겨우 연탄 보일러 달아 놓았더니 굴뚝을 살수 없어 무료가게에다 특별 주문해두고 연탄이 달려 배달도 안돠어 시운전도 못해보고 있습죠
마당한켠엔 시뻘건 홍시가 무르익고 채마밭엔 무우랑 생강이란 부추가 푸르러 그맛에 산동네 사는데
겨울만 오면 이 지경이네여
사무실 일도 밀리고 한국사진방송 일도 잔뜩 밀려 있는데....
오라는곳도 많은데......
그나저나 올 겨울부턴 방구들이 좀 따뜻해 지려나?
마누라에 좋다지만 차게 살던 나는 부악질이 날터이니 현관문 앞 냉골에다 터 잡아야 될것 같네여 ....
정말 뜨끈뜨끈하게 될런지? 아니면 어슬픈 솜씨로 얼기설기 장치한 보일러가 여기저기 툭툭 터지며 사고치지는 않을런지?.....
아이고 데이고... 그나저나 뒤게 힘드네요 노가다 일 .....
*기자증 발급도 많이 밀린것 같은데 곧 할께여...
제목
김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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