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상태를 담았다는 사진이 실상은 생태를 훼손하고 찍은 사진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사진작가협회 정회원인 김탑수 작가는 28일부터 ‘새의 선물’이라는 제목으로 서울 종로구 인사동 인사
아트센터에서 사진전을 열고 있다. 이 사진전은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워준다는 취지로 기획됐다. 그러나 일부 사진작가들과 환경
전문가들은 생태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봉호(조경학) 서울시립대 교수는 출품한 사진에 대해 “야생조류는 둥지를
노출시키지 않는데 사진을 보면 둥지를 다 노출시키고 있다”면서 “주변에 있는 나뭇가지를 다 치고 둥지를 노출시키고 찍은 것이 의심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딱새의 경우 어미새가 새끼새에게 둥지가 아닌 곳에서 모이를 주는 것을 보아 연출되거나 조작된 것으로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한국조류보호협회 관계자는 29일 “해당 작품이 문제가 되자 전시작품을 교체하고 있다”며 “특히 법적 처벌을 염두에 둔 듯 검은머리물떼새와 고니와 같은 천연기념물의 경우 있는 그대로 촬영한 것 같다”고 말했다.
환경부 산하 국립생물자원관의 김진한 박사는 “인터넷에 해당 작가의 작품이 올랐을 때부터 새 둥지를 옮기고 나무를 자르고 찍은 사진이라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김 박사는 “그러나 해당 사진작가가 훼손했다는 증거가 없으며 멸종위기종의 경우에만 처벌이 가능해 향후 법개정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주무부서인 환경부의 백규석 자연보전국장은 “확인해서 멸종위기종 야생동식물 법에 의해 고발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작가는 “전혀 법적으로 하자가 없다”면서 “동료 사진가들의 질투에 의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고서정 기자 hims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