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경인년도 3개월이 지나고 있다.
지난년..더지난년도 그랬듯이 올해도 어김없이
금연결심을 세웠다..
올해는 작심삼일도 넘겼었다..금연한지 벌써 5일째였으니...
완전 금연 할수 있을것 같다는 자신감도 시나브로 생기는것 같다.
1590년대 임진왜란 때 일본군에 의해 담배가 처음 소개되었고
그 이후 광해군 초에 담배씨를 일본에서 도입해 재배하여 그때부터
우리나라에도 보급되기 시작한 그 담배를 "청자" "샘" 부터 시작하여
당시 최고의 고급담배 "거북선".. 군용으로 밀려난 "은하수"한산도"..
"솔"과 "장미"88"을 거쳐 지금 까지 난 무려 28년 동안 주야장천 피워댔다.
아!!...이제는 니코틴에서 자유로워지자..
금연의 개운함을 맘껏 누려보자.....
28년...
그28년동안 폐에 축척해온 끈적한 타르의 영향 때문인지..난 중성지방과
높은 콜레스테롤 그리고 고혈압을 예쁘게 가지고 있다.
2년전
높은 돗수..작은 눈을 가진 내과 의사의 처방은 이랬다..
"담배를 필히 끊으시구요..혈압약을 매월 처방 할테니 매일 아침에 한정씩 드세요..
걷기운동은 꼭 하셔야 됩니다..
2년전 의사의 말처럼 지금까지 난 매일 혈압약을 복용 하고 있고 저녁때 동네 초등학교
운동장을 땀이 나도록 걷는다..
이제 금연만 지킬수 있다면 난 벽에 똥칠 할 때 까지 살수 있을 것 이다.
오늘도 어김없이 의사의 지시를 이행 하려 한다.
밤 10시 30분..
너무 늦은 시간이라 오늘은 운동을 하루 쉴까?
하지만어느새 운동화를 신고 있다..
밤의 한기가 만만치 않다...
저멀리 초등학교 담벼락이 보인다..가로등에 외져 보이는 음산한 한겨울밤의 학교 시멘트담..
여기까지 오는데 벌써 숨이 차다.
순간 저 멀리 곡선으로 휘어져 돌아서 나오는 담벼락에 젊은 남녀 한쌍이 부둥켜 서있다..
사람의 인기척이 전혀 없는..있다해도 전혀 무감각의 남녀는 서로의 입술이 일치되어 있다..
영화보고.. 유람선타고.. 저녁식사후 여자의 집근처 골목길에서 간단한 스킨십..???
스킨십의 순수하고 예쁜 우리나라말이 "다솜짓"이라 했던가..
그렇다..
그들은 지금 다솜짓을 하고 있다.
한겨울의 포근한 다솜짓...
그러나 그다솜짓은 서서히 정도를 넘어서고 있다...
"격렬해진다"라는 표현으로는 조금 약한 정도 이다.
행동이 점차 과격 해 지며 손은 서로 상대방의 깊은 옷속으로 들어가 있다..
이해를 하자..이추운 겨울, 장갑을 잊고 왔나보다..
난 그여자의 얼굴이 무척 궁금해 졌다.
어떻게 생긴 여자 일까..
보고 싶다..
저다솜짓이 끝나기전에 그녀의 얼굴을 봐야 된다는 신선한 의무감..
발걸음이 빨라졌다..
의무감을 다 하기 위해 걸음은 종종 걸음 이 된다..
아 드디어 조금만 가면 된다..
남녀의 모습이 점점 가까워 진다..
조금만 더..조금만 더..
드디어 남녀의 부둥켜져 있는 모습이 내어깨 옆에 있다..
내옆이다...가재눈으로 고개를 살짝 돌렸다
에이..씨발...... 욕이 나왔다.
둘다 남자다...
순간 참고 참아오던 흡연의 욕구가 1차원적인 생리적 욕구로 마구마구 밀려온다.
잠시후...
눈에 보이는 25시편의점에서 나는 나오고 있다.
손에는 2500원짜리 던일라이트와 불티나가 쥐어져 있다.....
에이.. 벽에 똥칠할때 까지 살면 뭐하나?..부질대게..
그래도..다시 도전 하자...
니코틴과 타르의 자유로운 망각을 위해...
조금전 동성커플중 한명이 내옆을 스쳐 가고 있다
5일동안의 금연으로 시작한 경인년..
그 경인년이 그렇게 내옆을 스쳐가고 있었다....
제목
김영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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