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그럼 사진은 무엇이고 회화란 무엇인가?
무엇이 사진을 사진이게 하고,무엇이 회화를 회화이게 하는가?
이러한 모호함을 해결하고자 하는 고찰이
이 전시의 시작이자 마침표이다. 그 시각을 각각의 정의에서 출발 해보자
우선 사진이란, 실물과 똑같이 그려야 한다는‘사(寫)’와 내면의 정신까지
표현해야 한다는‘진(眞)’을 강조한 두 글자가 결합된 단어로‘있는그대로’를
‘옮긴다’는 뜻이 담겨있다.빛(photo-)으로 기록한(-graphy)것이 라는 뜻이
담긴 영어 photography에 비해‘사진’이 대상의 특징,본질을 옮기는 것을
주된 특징1로 보고 있음을 알려주는 말이다."
"은판 사진은 현실을 표현하는데
있어 손으로 그려낸 어떤 그림보다도 완벽하고 정확하다’는 에드가 엘런 포의
말처럼 사진은 현실을 재현하고 기록하는 가장 강력한 시각적 표현도구라는 것이
일반적인 사진에 대한 인식이다.
그렇다면 회화는 무엇인가? 일반적으로 회화란
평면에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조형요소와 원리를 이용하여 평면 위에 표현한
것이다.이를 기조로 본 전시의 의도에 따라 본 글에서는 사진과의 대칭관계
속에서 이를 고찰하고자 한다.따라서 사진의 발명 이후,이에 따른 변화와 인식
정의 등 사진과의 대응 개념에서 회화를 살펴보자.
사진기의 발명 이후,러스킨은‘기계에 현혹되지 말라’는 메시지로 사진이 가능하게
했던 회화의 새로운 수법에 대해 경고하였고 ‘시각을 확대하기 위한 기계의 사용이
오히려 시각의 즐거움을 빼앗아 갔다’고 논하면서 기계의 사실주의로 인해 인간의
직관적인 사실주의가 해체되는 것을 반대하고 화가가 자신의 주관적인 시각을 잃고
자연을 모방하기보다는 오히려 사진의 표면을 모방하는 것에 대해 경고했다.
또한 보들레르는 사진은 사진은 아무것도 창조하지 않으며 이상화 하지도 않는다고
비난하였다.사진은 거울과 같은 차가움과 명쾌함을 지니지만 결코 사고하지 않으며
단지 네모난 상자의 모서리를 조각하는 것과 같은 정밀함으로 관습을 베끼는 일에
만족할 뿐이라며 외부현상에만 돌려 눈에 보이는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그리지 않는
당시의 회화 풍조를 슬퍼 했다. 이는 사진의 물리적이고 기술적인 측면을 강조하여
사진에 결여된 창작에 있어‘상상력’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고 이점이 바로 회화와
사진에 있어 극명한 차이임을 설파한다.
이러한 범주의 기록적 재현 사진만이 존재했다면 현재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모호성은 존재하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그러나 사진에서도 편차와 과장에 의한
공간의 확대,분위기,빛과 색조의 조절, 네가티브 포지티브의 적극적인 수정과
같은 기술적인 방법을 통해 대상의 자연스러움을 파괴하지 않고 상상의 폭을
넓히는 것이 가능하므로, 사진은 과학이 아니라 자연의 대상을 재현하는
예술이라고윌리엄 뉴튼은 1853년 한 강연에서 주장했다.
그의 주장은 사진의 회화적 정체성에 대한 최초의 선언으로 사진과 회화의
관계에 있어 사진의 예술성 획득의 근거와 함께 사진이 회화와 구별되는 부분에
있어 그 경계를 모호하게 만든 시발점이 되었다
본 전시는 이러한 대립과정을 되풀이 하고자 하는 의도가 아니다.
최근 사실적 재현 회화를 보여주고 있는 작가들의 수가 증가하고 그들의 작업에
있어 사진적 시각의 자유와 프레임 구성 등이 도입되고 있는 현상을 바라보며
회화와 사진 각각의 정체성과 그들 사이의 관계를 쟁점화하여 문제에 대해 접근해
보고자 함이다.이전에 있엇던 양쪽의 평가와 지금의 현상을 살펴보면 사진은
이미 작가들의 상상력과 이를 바탕으로 한 사진의 기술적 프로세스 과정의
조작과 변형 또는 리터치 등으로 작가에 의한 실제적 대상(현실)과 완벽히
다른 결과물을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사진의 정의로 인지하고 있던‘사실적재현’
의 문제에서 멀어진 추상사진,인위적으로 상황을 설정해 기록하는 연출사진 등
다양한 접근들로 인해 보들레르가 회화의 기준으로 언급했던 상상력은 이미
투입되었다. 이로써 사진이 주관적 시각 없이 보이는 것만을 재현해 낸다는
주장을 현대사진에 대입하기에는 그 힘이 너무 미력하다.
이와 함께 최근 회화는‘어느 예술도 사진과 같이 현실을 세심하게 모방할 수
없다’는 다게르의 말을 비웃기라도 하듯,사진보다 더 극대화된 사실적 재현을
보여주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이러한 극사실적인 재현을 근간으로 카메라의
단안적이고 제한된 시각 범위의 앵글을 그대로 재현해 내는 작업,사진이 갖고
있는 복수성의 특징과 같이 같은 그림을 복수생산하려는 노력을 보여주는 작업,
, 근접촬영과 광학 기술의 발전을 토대로 확대된 대상의 단면을 재현해 내는
작업 등에서 나아가‘시간의 기록이자 찰나의 기록’,‘순간의 미학’이라는 사진의
특성을 잡아낸 듯한 이미지를 통해 회화는 어느새 사진 보다 더 사진 다웠다.
****특히 포스트모던이라는 고유성의 상실과 다양한 수용이 가져오게 된 현상
속에서 사진이 앞서 언급한 사진화 되어가는 회화에 화답이라도 하듯 사진은
회화화되어 가는 속도에 가속을 붙이고 있다.
물론 이러한 현상이 모든 작품에서 드러나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점 임에는 틀림없고 점차 확장되어가고 있는 것이 또한 사실이다.
이러한 현상이 드러내는 모호한 양상들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기준과
분류를 통한 점검과 이를 토대로 한 새로운 기준의 성립이 요청되며 이를 기준
으로 사진은 사진 나름대로 회화는 회화 나름대로 더욱더 다양한 해석의 가능
성을 모색해 볼 수 있어리라 생각된다.
회화처럼 상상력이 투입되고 사진이 투명성 개념이 아닌 작가주의적
창조과정으로 사진을 제시한다면 사진은 무엇
이고 회화라는 무엇인가?이 물음이 여기까지 글을 끌고 온 원인이자 본 전시를
보이고자 하는 동기였다.이에 대한 답은 전시를 통해 함께 풀어야 할 관람객의
몫이자 작가들의 몫이고 우리들의 몫이다.
이정훈(예술학,성신여대 강사)
비주얼아트센타보다 시각예술인문화강좌(기간6월7일-7월26일 총8회)
“한국 현대미술에 대한 의심” 김미현 수강중
Chapter3에서 ‘한국 현대사진의 미적 의구심’ 강사 이정훈
강의용 프린트에서 인용
제목
김미현
메일보내기
이전글 : 
다음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