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박 전회장님이 올리신 글을 내리셔서 정말 다행입니다. 박 전회장님이나 김가중 선생님 두 분 다 재정적으로 어려운 산영을 이끌어 나가는 과정에서 오해가 있었나 보는데 잘 해결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우리 산영은 외부에서 부러운 시선으로 또는 질시의 눈으로 보고 있습니다. 30여년간 산영을 통하여 쟁쟁한 작가들이 많이 배출되어 부럽기도 하고 한편 질투도 나서 가하는 일종의 통과 의례나 신고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산영에 입회한 것은 1992년입니다. 그 때만 해도 회원들이 사무실에 북적거리고 흑백, 컬러(후에 슬라이드 현상실 추가) 현상실을 운영했는데 필자 같은 직장인은 현상실 이용은 엄두도 내지 못했습니다. 하루 종일 현상실에서 작업하면서 사는(?) 회원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진 활동도 활발히 했습니다. 올해는 사진방송 때문에 일요일 출사는 뜸하지만 지금까지도 매주 화요일 이론 교육, 매주 일요일 출사가 이어졌습니다. 김가중 선생님은 촬영장에선 미친(?) 사람이 되어 진흙탕도 마다 않고 물에 빠진 생쥐 노릇을 하면서 연출을 하고 모델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노력과 헌신으로 초보자들은 이론 교육과 출사를 통하여 지식을 습득하고 기술을 연마하여 공모전에는 산영을 당할 클럽이 없었습니다. 새로운 시도도 많이 하고 소그룹을 엮어서 잘하는 회원이 신입 회원에게 개인 교습도 해줬습니다.
그렇게 잦은 모임에도 필자는 초창기 몇 년을 제외하고는 지방 근무나 업무가 바쁘다는 핑계로 1년에 10번 내외 참석하는 냉담자이고 문외한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론 교육은 새로운 것이 없다고 해도 고수 선배님들과의 술자리 한담에서 사진 상식을 배우고 출사나 사진 평가를 통하여 사진에 대한 심미안을 키웠습니다. 산영의 18년은 사진에 눈을 뜨게 하고 사진에 빠지게 했습니다.
그러나 화려한 산영의 이면에는 재정적인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입회 당시 5000원이던 월 회비가 18년이 지난 지금도 5000원 그대로 입니다. 필름을 쓸 때는 현상, 인화를 산영에서 대행해 주고 그 인화료 수입으로 운영했습니다. 그러나 디지털 카메라가 보급된 요즘은 현상, 인화 작업도 없고 회원 수도 줄어 회비를 납부하는 사람이 20여명 남짓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달 10만원 내외로 사무실을 운영하고 모임을 끌고 나가고 있는 형편입니다.
회원들이 핫셀 가지고 다니고 최신형 고급 카메라에 대포 렌즈 가지고 다닐 때 김가중 선생님은 낡은 표준렌즈 펜탁스 한 대 달랑 가져 다녔습니다. 삼각대 가져 오는 걸 본 적이 없습니다. 한달 10여만원으로 사무실 임대료 주고 모임 끌고 나가야 합니다. 10만원 회비 내면서 산영에 무엇을 요구할 수 있을까요?
그 동안 대선배님들과 김가중 선생님은 어려운 살림을 꾸려나가느라고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사무실 넓히고 pc등 집기 사고 행사를 꾸려나가느라 고민도 많이 하셨고 때로는 오해도 많이 받았습니다. 박 전회장님도 재정 부문에 많은 기여를 하시고 산영을 이끌어 오시느라 고생 많이 하셨는데 어떤 연유로 오해가 생겼는지 모르지만 김가중 선생님과 화해하시고 앞으로도 산영을 위해 노력해 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김가중 선생님을 제외한 모든 산영 회원은 취미 활동으로 산영에 나옵니다. 산영에 나오지 않아도 먹고 사는데는 지장이 없지만 김가중 선생님은 산영이 생업의 터전입니다. 처자식을 먹여 살려야 하는 50대의 생활인으로 아이들이 고교나 대학교에 다닐 나이라 한창 돈이 많이 들어갈 때 입니다. 가장이 일터에서 돈을 벌어가도 시원찮을텐데 산영 운영하면서 돈 한푼 가져가지 못하고 운영 경비조차 조달이 안되는 가장의 고뇌를 회원들이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재정적인 지원을 못할 망정 마음으로라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자기 잘못은 잊어버리고 남의 허물은 기억합니다. 은혜를 입은 일은 기억 못해도 불이익 당한 일은 기억합니다. 살다보면 좋은 일, 나쁜 일이 수 없이 반복됩니다. 좋은 일만 기억해도 모자랄 판인데 나쁜 일만 기억해서 좋을 일이 뭐 있겠습니까? 미워하는 사람은 스트레스도 받지 않고 편안하게 살고 있는데, 미워하는 자기 자신이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미워하지 마라, 가지고 다니기엔 너무나 무거운 짐이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수십년 부대끼면서 산영에 대하여 서운하고 속상한 것도 많았을 겁니다. 모든 나쁜 감정, 정신 건강을 위해 모두 내려 놓읍시다.
요즘 회원분들 중 일부는 사진방송 운영에 불만이 많으신 것 같습니다. 산영에서 설립(?)한 사진방송에 산영인들이 소외 받는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오프라인 활동에 익숙하신 대선배님들한테는 온라인 매체인 사진방송이 생소하고 활동 분야가 마땅찮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사진 고수 선배님들이 사진 방송 갤러리에 사진을 올려서 젊은 작가들과 경쟁하기도 뭣하고, 그렇다고 카메라 메고 취재 다니며 기사 쓰기도 어려워 참여하실 방법이 마땅찮은 것 같습니다. 김가중 선생님도 이런 점을 고려하여 실력과 연배에 맞는 활동 공간을 고민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모임이나 행사 때 고생했던 회원들에 대한 칭찬이나 고마움 표현에 인색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번 사태에 대해서 자세한 내용을 모르기 때문에 혹시 이 글에 잘못된 표현이나 당사자의 행동이 잘못 전달되었다면 용서하시기 바라며 지금까지도 잘 해온 산영이 앞으로도 영원히 발전하길 기원합니다.(김옥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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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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