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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 성공의 세 가지 조건?
어제 인사동 나갔다가 모 작가의 전시회 뒷 풀이로 식사를 하면서 모 유명 여류 작가로부터 충고의 말씀을 들었다.
“김가중씨 보면 진작부터 말하려고 했는데....전시회 성공 하려면 세 가지 조건이 구비 되어야 되는데 무언지 아나?”
“우리는 태권도 잘 찍어 세계에 나가서 전시회 해보려고 태권도 작품에 올인 하고 있습니다.”
“태권도 가지고는 안돼, 그리고 그런 식으로는 안돼.”
“.......”
“전시회는 첫째 언론 플레이야 언론프레이를 잘해야 성공을 한다. 둘째 평론이 좋아야 된다. 내 전시회가 당시에 히트를 쳤던 것은 모 신문사에 평룐가 모씨가 올린 평론이 주효했거든, 셋째는 작가가 철학이 있어야 돼 그냥 사진 잘 찍었다고 되는 것은 아니야. 김가중 씨는 테크닉에 너무 치중하는데 테크닉으로 사진이 되는 것은 아니야....”
“......”
사실 꼭 맞는 말씀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필자의 생각이나 복안은 많이 간과한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작가의 철학 운운하지만 사실 작가가 철학이 없는 작가가 있는지 의문스럽다. 다 나름대로의 복안과 철학이 있으니 갖은 고생을 무릅쓰고 창작에 몰두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평론?
참 기가 막히다.
한국에서 무슨 평론이란 말인가?
모 유명한 박사학위를 가진 모 평론가가 모 작가의 사진전에 붙인 글을 보며 우리들의 앞날이 암울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비단 그 박사 평론가님의 비평뿐만이 아니라 필자의 주변에서 전시회 때 마다 써 주는 비평란을 보면서 서글픔을 느낀 적이 이번 뿐 이겠는가? 외국에서 논밭 팔아 수년간 공부하고 들어와도 우리네 풍토가 사진 밥 먹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실감하게 만든다.
전시회의 작품 수준에 관계없이 천편일률적으로 갖은 재능을 발휘하여 그럴싸하게 작품을 포장해주는 그런 분들의 재능에 감탄을 하면서도 이런 평론이라면 그것이 왜 필요한가? 에 대해서는 솔직히 의구심이 크다.
언론 플레이에 대해서만은 공감이 간다. 우리나라 작가들 상당수 수 천만 원에서 심지어는 수억(1억~2억씩 들인 작가를 실제로 접한바 있다.)을 들이는 비싼 전시회 하면서 보도자료 준비하는 작가 찾아보기 어렵고 기껏 아는 사람들 몇 모아놓고 모 협회장 오느냐 안 오느냐에 전시회 성공했냐 실패했냐를 따지는 것을 보면 전시회 왜 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
얘기가 길어 졌는데 필자는 필자대로의 복안이 있다.
전시회 했다는 소리 듣는 것이 목적이 아니고, 전시회 해서 몇 점 팔렸는지 말았는지에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 여류 작가도 우리나라 최고의 갤러리에서 전시회를 했고 꽤 작품이 팔렸다는데 굉장한 자부심을 갖고 있었지만 그것이 어떻다는 것인지.....
물론 당시 에 팔린 작품들이 통화가치로서의 작품 가치를 가졌고 지금도 지속적으로 해당 작가의 작품이 가치를 가지고 통용 된다면 수긍이 가겠지만 오래전에 어쩌다 몇 점 만든 작품이 000작가의 타이틀을 가지고 갤러리에서 반짝 전시회를 열어 준 정도라면 그것이 무슨 그리 큰 대수란 말인가?
필자의 꿈이라면 작품이 팔리느냐 아니냐엔 그다지 관심이 없다. 단지 그 전시회에 입장료를 내고서라도 보러 올 만한 가치가 있느냐에 승부수를 던져 보려는 것이 필자의 복안이다. 따라서 작품 몇 점 팔렸다고 기고만장하고 작품 몇 점 팔리기 위해서는 이래저래야 된다는 조건 같은 것은 그다지 관심이 없다.
두고 볼일이다.
김양호 작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