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열하는 여름 오후 길을 걷는다는 것은 上克氣운동이다.
비가오면 걷자고 하고선 하늘에 구름이 회색이라 정오되자마자 걷기 시작하려고 나선다.
땅에 발을 디딪고 걸을 땐 내가 걷는 것인지 하늘이 날 걷게 하는 것인지 모른다.
그만큼 하늘에 눈알을 빼앗기고 초록 잎에 가슴을 도둑맞고 걷는다.
남양주시에선 양수리길을 잘 조성해 놓고 주변 풍광도 이쁘다.
머루가 파랗게 햇살을 머금고 매달려서 새큼함으로 유혹한다.
내 머리보다 큰 잎을 이고 있는 연잎이 붉은 연을 선보이고 흰연을 선보인다.
진흙탕이 있어서 연이 살고 있는 곳 보기엔 진흙이지만 실제론 알짜베기 땅이다.
연잎을 인간에게 주어서 차로 우려내 먹게하고 연잎으로 밥을 지어 향기나게 먹게하고
그 뿌리로서 인간의 삶을 향기롭게 하는 연과 함께 즐거운 대화를 나눈다.
김치를 송송썰어 볶아오고, 오이지를 꼬옥 짜서 무친 반찬에
후식은 토마토를 챙겨 나왔다. 그녀는. 항상 커피도 꼭 챙기고 시원한 물도 챙겨 준다.
붉은 연꽃과 연잎이 나불대는 앞에 짚으로 만든 정자에 앉아 도시락을 까먹는다.
좀 전에 앉아서 시간 가는 줄 모르던 잔차부대 미시들이 데워놓은 자리에서
여름 날의 이야기가 쌓여 가고 있었다. 좀 있다가 비가 오면 모두 쓸려 가서 하나도 기억이 안나겟지만...
배도 든든히 채우곤 작심하고 걸어보려고 양수리길로 나온다.
비님은 오실 생각도 하지 않고 하늘은 태양이 부서지게 쏟아진다.
"정오엔 걷지 말자 머리 다 터버리면 안되고 일사병 걸리면 안된다.
오늘은 드라이브로 장소를 좀 옮기자"
북한강을 끼고 있는 양수리는 꿈의 도시같다. 피서를 미리 온 젊은 이들은
보트를 타면서 즐기고 강물과 함께 그들의 높은음자리 소리가 퍼진다.
청평을 가기 전 왼쪽 산아래 남양주시에 하수처리장이 있다. 그 곳이 생태체험
길이 만들어 졌다. 등짝에선 땀이 줄줄흐르지만 피아노 폭포에서 흐르는 물살로
헹구어지고 걷는데 이골이 난 것인지 길 만 보이면 겁없이 따라 걷는다.
노래하는길, 향기 나는길 등등으로 산길을 조성해 놓으니
숲의 내음이 코끝에 짠하게 스며든다.
느닷없이 저기 갈까? 하고 간 길 아무리 인생의 길을 잘 계획하고 정리 해서
착오 없이 진행 한다 하여도 오차가 생기는 것이 이치이지 아닌지 ?
계획 없는 일들이 느닷없이 생기게 된다. 그 길에서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그 길은 결코 내게 좋은기회로 다가 오지 않는 다는 사실이다.
좋은 사진을 담아 보노라고 떠나는 길에서 때론 일정에 없는 길을 가게 되기도 한다.
그럴 때 그길이 힘들어도 부딪겨 보는거다.
그래야 다음에 다른 길을 걷더라도 지혜로 걷지 않을까?
이제야 점점 다음에 걸어 볼 길들이 머리속에서 정리가 되기 시작한다. 지금 걷는 길이
내게는 나무를 심을 부드라운 대지가 되어 주는가보다.
내일 삶이 다한다 하더라도 사과나무를 심는다고 한다.
소박한 꿈을 오늘 꾸면서 글을 마감하려니 마음이 저려 오게 합니다.
며칠 전부터 어린모양의 성추행사건이 가슴을 저며오게한다.
분명 소녀는 아침을 잘 먹고 학교 가는 길을 갔을 뿐인데,
느닷없는 일이 발생하여 그만 그 길이 다시 올 수 없는 길이 되었다.
새롭게 길을 조성하여 만드는 일도 중요하지만 이미 생겨진 길에 상처가 나면
어찌 길을 걷어 보겠는가?
소녀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면서 우리들의 책임이 더욱 크다는 생각으로 이글을 씁니다.
어린심성을 보호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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