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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근 국회 국방위원 급기야 경북병무청으로 -
1966년 5월 하순 경 훈련소 동기였던 김00 일병이 경북지구 軍 수사기관에 연행되었다는 소문이 동기들 사이에 떠돌고 있었다.
며칠 후 동아일보와 경향신문 등 석간신문에 경북병무청의 의가사제대 부정사건이 보도되자 병무청의 분위기는 초상집에 다를 바 없었다.
1966년 5월 28일 東亞日報는<신병 의가사사제대 부정사건>으로 京鄕新聞은 <1인당 5만원 받고 80여 명 의가사제대>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내보냈는데 이로 인하여 3명의 육군본부 부관감실 고급장교가 구속되고 대위급 고급장교 17명이 예편조치 되었다. 이와 관련 병무청 관계 공무원들이 수사기관에 연행되어 2명이 구속되게 되자 사건의 진상을 알아보기 위하여 상주 출신 국회의원이었던 김정근(金正根) 국회 국방위원이 급기야 병무청을 방문하는 사태까지 이르게 된다.
당시 필자는 병적관리과에서 제대한 예비역의 병적기록을 관리하는 업무를 집행하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요즘 같으면 국회의원이 지방의 자기의 지역구에 내려가면 관할 군수 경찰서장 심지어는 면장까지 줄줄 따라다니며 호들갑을 떨지만 당시 김정근 국회 국방위원은 아주 조용하게 다녀간 것으로 기억되는데 사건의 중대성과 민심을 의식했을 것으로 보였다.
5 16 군사혁명의 근본이념에 어긋나는 병무부정사건에 軍이 개입되었다는 사실은 공화당정부로서는 큰 충격에 빠졌을 것이고 철저히 조사하여 국민 앞에 낱낱이 밝히려 했을 것이다.
현역군인은 군 수사기관에서 일반직원은 검찰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어 분위기는 가라앉아 있었지만 직원들은 동요하지 않고 조용하게 업무를 집행하고 있었다.
군 수사기관에 연행되어 간 그 동기는 병역법 제21조에 규정한 의가사제대 담당의 보조 역할을 하고 있었다. 이는 생계에 의한 현역기간단축원이 시 군으로부터 올라오면 병무심사위원회에 보낼 심사서류를 갖춰 담당 공무원에게 올리는 일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군 수사기관에 연행되었던 동기는 며칠 후 혐의를 벗고 돌아왔으나 그의 얼굴은 차마 눈으로 볼 수 없을 정도였다. 그의 사무실로 동기들 몇 명이 찾아가 그의 손을 잡았을 때는 눈물이 돌았다.
중대장이었던 대위 임00는 한 달이라는 긴 휴가를 보내 위로하여 쉬도록 하였으나 정신적으로 받은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았을 것이라 짐작된다.
병무 부정사건으로 인한 집권층의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컸을 것이고 공화당 정부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본 정치인들은 과연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었을까.
‘이 나라 사회의 모든 부패와 구악을 일소하고 퇴폐한 국민도의와 민족정기를 바로 잡기 위해...’'革命公約'으로 내 건 국민과의 약속은 일부 현역군인들이 저지른 부정행위로 인하여 집권층의 권위가 땅에 떨어지고 있었다.
공화당 정부의 집권 초기에 발생한, 그것도 軍이 개입된 부정사건을 철저하게 다스리고 다시는 그러한 사건들이 발생치 않도록 하려는 데는 본의 아니게 희생된 장교들이 있었지 않았을까 우려되기도 하였다.
‘생계에 의한 현역기간 단축원’ 즉 ‘의가사제대’에 관하여 열리는 병무심사위원회는 현역기간단축원이 市 郡으로부터 올라오면 서류를 취합하여 정기적으로 위원회를 열어 허가 여부를 결정한다. 현역기간단축원이 병무심사위원회를 통과하면 병무청장은 국방부와 육군본부 및 소속부대로 결과를 통지하여 6개월을 근무하면 제대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당시 병역법 제21조 1항의 경우 父가 60세 이상, 母가 55세 이상으로 가족 한 사람 당 토지가 200평 미만일 경우 6개월을 근무하면 남은 복무기간을 면제한다.
그렇지만 ‘가족 한 사람의 토지가 50평을 초과하였다고 생계가 유지되는 것은 아니므로 현역기간을 단축해주는 것이 옳다’ 는 담당의 의견서류에 심사위원들은 가(可), (否)의 결정을 수결이나 날인으로 의사를 표시하는 제도가 병무심사위원회다.
병무심사위원회의 위원장은 부청장이 되고 위원은 각 과장 로 구성한다.
그러한 아픔들은 역사라는 이름으로 기록되고 사회는 새롭게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을 해봤다.
- 계 속 -
- 사진 설명 -
앞 줄 가운데 남자직원은 계장으로 다른 근무처로 떠나면서 가진 회식 후에 찍은 기념사진.
앞 줄 가운데 남자주인공 오른쪽의 세련된 여직원은 기혼이고 모두 미혼이었으며 뒷줄 왼쪽으로부터 필자, 해병병장 그리고 육군병장으로 이름을 기억할 수 없어 아쉬웠다.
왼쪽에 ‘병무청 직원 송별기념’이란 글씨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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