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천지창조 연작
1. 생명의 태동[창조시대1(3)+창조시대2(2)] - 빛, 소리, 움직임
태초에 빛이 있어 이 땅 위에 만물은 소생하고, 동물들은 광활한 들판과 계곡을 뛰놀며,인간은 이들 사이에 조화를 이루며 살 수 있게 되었다. 창조의 빛을 따라가면 그들의 소리가 들린다. 그들의 기원은 세상에 퍼지는 소리는 낳고, 그렇게 천지의 생명들은 약동한다.
2. 물상과 자연[창조시대3(3)] - 꽃, 나무, 풀
‘나비야, 청산가자.’ 앙상한 겨울나무 가지에 선홍빛 봄꽃이 되고, 계곡을 물들인 단풍은 또 다른 소생을 예비한다. 자연은 이처럼 인간을 숨쉬게 하는 모태이자, 새롭게 거듭나도록 충동질하며, 그 오묘한 세계로 우리를 빠져들게 하는 신성한 존재이다.
<작품목록>
꽃과나비(창3-1).jpg(2.10 MB), 또다른잔치(창3-2).jpg(642 KB), 들꽃향기(창3-3).jpg(667 KB)
3. 역사의 흔적[창조시대4(4)] - 바다, 바위, 강
흐르는 강물은 인류의 역사를 담고 있다. 강이 끝난 곳에 미지의 바다가 있으며, 그 바다는 퇴적된 화석층을 지켜본다. 지나간 역사란 말없이 삶의 흔적을 남겨 놓고, 그 흔적은 성스러운 그림자를 드리운다. 물은 생명의 원천이자 영원의 상징이다. 그렇게 물방울은 비가 되어 이 땅을 적시고, 빗물은 강물이 되어 끝 모를 깊은 바다로 윤회의 길을 떠나고......
4. 부활과 창조[창조시대5(4)] - 디자인 종합
인간의 삶이란 어찌 보면 쟁투의 장이다. 누구에게나 시련과 고통, 실패와 좌절이 오지만 삶은 자신의 삶을 위해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우리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미는 존재는 누구인가? ‘노아의 방주’를 타고 우리는 생명의 부활과 새로운 창조의 힘을 얻기 위해 상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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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풍경의 재구성
- 물상과 자연, 현실적 지평의 확대 [JPEC1,2]
“산에는 꽃 피네.
꽃이 피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피네.
산에
산에
피는 꽃은
저만치 혼자서 피어있네.
산에서 우는 새여
꽃이 좋아
산에서
사노라네.
산에는 꽃지네
꽃이 지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지네.“
- 김소월, <산유화>
1. 마음의 사진 찍기
풍경은 곧 내 마음의 사진이다. 대상을 지각하는 일은 실상 내 마음의 눈을 통해 그에게 나의 눈길을 주는 것이며, 따라서 저 멀리 있는 물상들은 내 마음 속에 각인되는 새로운 지평선 위에 꿈처럼 배치된다.
남도의 서쪽 끝 변산반도는 끝 모를 갯벌과 그곳에 사는 수많은 생물들, 그리고 기암괴석이 자아내는 파노라마와 같은 풍경이 몹시도 인간적인 자연의 숨결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하늘과 바다, 그리고 그 곁에 살며시 다가서는 해송 숲의 서늘한 곡선들은 해질 무렵 조용히 끓어오르는 낙조와 어우러져 그 풍광의 절정을 보여준다.
2. 물상과 자연
디지털 사진이 만들어내는 형상은 인위의 손을 넘어설 때 비로소 진실성을 가진다. 친근한 자연적 물상들이 낯설게 되는 순간이야말로 바로 이 진실성이라는 비밀의 문이 열리는 창조적 전이의 장이다. 이렇게 재창조된 물상들은 전경과 후경, 자연과 인간, 존재와 의미 사이의 경계짓기를 거부하며 그 해체된 선 사이를 채우는 빛과 색, 그리고 새로운 선들의 작용을 통해 새로운 존재성을 부여받는다.
꽃과 나무, 새들은 제각기 작가의 그물망 안으로 잡혀 들어오지만, 그들은 스스로 자신의 흔적을 지우며 승천하는 천사처럼 화면 밖으로 사라진다. 그 자리에 꽃은 다시 자가증식하여 피고, 나무는 인간의 형상으로 변체하며, 새들은 화석이 되어 날개짓한다.
#3. 상징의 숲
- 공간의 창출과 확산, 혹은 선과 색, 빛의 향기 [JPEC3]
“자연이란 신전이며,
산나무 두리기둥은
신비로운 소리로
때로 주절주절 말씀한다.
사람은 상징의 숲을 비껴가고
아득히 먼 데서 합치는 긴 메아리처럼
어둡고 깊은 속에서
하나가 되는 메아리처럼
밤처럼 대낮처럼 가 없는 통일에서
향과 색과 소리는
서로 부르며 대답한다.“
- 보들레르, <조응>
보들레르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상징시인으로 그가 말하는 ‘조응’이란 곧 인간의 영혼과 물질의 결합을 뜻한다. 그는 세상의 삼라만상을 그 내면 깊은 곳에 인간적 의미가 감추어져 있는 하나의 거대한 상징으로 보았다. 그에게 만상은 아지 못할 향기를 풍기며 나타나는 것으로, 그러기에 향과 색과 소리의 통일된 형상은 정신과 감각의 황홀경을 불러일으킨다.
이처럼 상징은 관념의 추상성과 감각적 정서의 구체성이 동시에, 그리고 입체적으로 발현될 때 비로소 그 자신의 의의를 얻게 된다. 디지털의 세계에서 사진은 면과 선, 색의 무한한 조응의 황홀경을 만나게 된다.
디지털 작품이 보여주는 조형성은 자연적 대상에서 취재하되 섬세하고 사려 깊은 작업과정을 거쳐 이루어진 추상의 변화무쌍한 형상으로 구체화된다. 그것은 때로 기하학적이며, 때론 공예적이기도 하고, 혹은 묘사적이기까지 하면서 미세공간의 구축과 확산, 그리고 생성과 변화의 창조에 기여한다. 아울러 그 창출된 공간에 존재하는 무수한 선의 융합과 사뭇 서사적 긴장을 유발시키기까지 하는 현실성과 초월성의 혼융은 인간의 창조적이고 무한한 상상력의 위의를 실감할 수 있다.
특히 그래픽 기법에 의해 디자인화된 작품들에서는 면과 면의 경계, 색과 색 사이에 틈입되는 빛과 음영의 존재성이 우아하면서도 강렬한 이미지를 창출하며, 자연적 형상에 바탕을 둔 작가의 작품관은 형상의 소멸 과정에서 풍부한 모호성과 암시성을 자아냄으로써 형상의 고정된 틀을 해체하고 상징의 숲 속에 자유로운 상상의 정원을 생성해내는 미적 효과를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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