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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며
연이은 아동대상 성범죄가 사회적 문제로 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온라인 공간에 4,000여 편의 음란물을 올려서 구속된 헤비업로더(Heavy Uploader)가 많은 아동음란물도 게시해왔음이 드러나면서 사회적 충격을 던져주었다.
2006년 김본좌, 2009년 정본좌에 이어, 2011년에는 약 3만 여건의 음란물을 유포시킨 서본좌가 구속되는 등 인터넷상의 불법 음란물 유통이 지속적으로 문제가 되어 왔지만, 아동음란물의 유통이 수면 위로 본격적으로 드러난 것은 최근이라 할 수 있다.
이 가운데 한 포털의 만화코너에는 초등학생 성폭행 만화가 게재되었다가 삭제되는 경우도 있었다.
온라인 아동음란물은 P2P 등을 통해 유포와 동시에 반복 유통됨으로써 비약적으로 확대재생산될 수 있다. 더구나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 기기 확산에 기반하여 온라인 아동음란물 유통의 속도·규모·범위는 크게 확장되고 있다.
아동을 성적 착취의 대상으로 보는 온라인 아동음란물은 아동의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은 물론, 한편으로는 아동 성범죄와 관련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면서 더욱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아동음란물이 범람하는 환경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는 대부분의 아동과 청소년 보호 문제를 중심으로, 국내 온라인 아동음란물의 현황과 위험성, 그리고 대책 마련의 필요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2. 온라인 아동음란물 현황
영국의 인터넷자율규제기구인 인터넷감시재단(Internet Watch Foundation)에 의하면, 온라인 아동음란물은 50% 이상이 미국에서 생산되며, 러시아(14.9%), 일본(11.7%), 스페인(8.8%), 태국(3.6%)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여기에서 주목할 것은 우리 정부의 관심이 부재한 가운데 우리나라도 전세계 아동음란물 생산의 2.16%를 차지하는 주요 제작국가 중의 하나로 부상하였다는 것이다.
물론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까지는 국내유통보다는 해외 사이트에 아동음란물 콘텐츠를 판매하여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주된 형태이지만, 어느 정도 국내에 유통되고 있는지가 파악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국내 유통 확대의 가능성도 크다고 할 수 있다.
최근 각국의 아동음란물에 대한 강력한 규제에 의해 아동음란물 사이트는 그 수가 감소하고 있지만, 내용은 더욱 더 폭력적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아동의 연령도 점점 낮아지고 있다. 한 조사에 의하면 아동음란물 사이트의 사진과 비디오에 등장하는 아동의 24%가 불과 6세 이하라는 충격적인 결과도 있다.
현재 1초마다 인터넷에 새로 등장하는 음란사이트는 260개이며, 인터넷 다운로드의 35%가 음란물이다. 국내의 경우, P2P사이트에 음란물이 2분에 1개씩 업로드되며, 이 가운데 최소 10%이상이 아동음란물이라고 한다.
우리 정부의 아동음란물에 대한 무관심과 우리 사회의 경각심 결여로 인하여 아동음란물은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통신 심의에서 아동음란물 관련 시정 요구를 내린 사례는 2009년 52건, 2010년 93건, 2012년 상반기 31건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다.
3. 국내외의 온라인 아동음란물 대책
(1) 외국 사례
대표적인 아동보호국제기구인 국제미아착취아동보호센터(The International Center forMissing & Exploited Children, 이하ICMEC)의 2010년 조사에 의하면 아동음란물 관련 구체적인 관련법 유무 아동음란물에 대한 정의 유무, 컴퓨터를 이용한 범죄에 대한 규정 여부, 단순 소지에 대한 처벌 유무, ISP보고 의무화 여부라는 다섯가지 기준을 모두 만족시키고 있는 국가는전체 196개국 가운데 8개국 뿐이다.
이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온라인 아동음란물에 대한 대책이 미흡한 국가로 분류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아동이 실제로 출연하지 않는) ‘'가상’아동음란물도 처벌의 대상이다. 특히 아동음란물 관련 회원제 사이트의 역사가 오래되고 유통되는 아동음란물의 규모도 크기 때문에 국제적인 공조에 의한 강력한 단속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스위스에서는 사이버범죄통합위원회(CYCO,Coordination Unit for Cybercrime Control)라는 특별 단체를 구성하여 시민이 의심되는 인터넷상의 게시물을 신고하는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는 것이 특징적이다. CYCO는 인터넷상의 불법 게시물을 찾기 위한 적극적인 감시활동 및 사이버범죄에 대한 심도있는 분석도 행한다.
스위스 국민은 CYCO에 아동음란물로 간주되는 게시물을 신고할 수 있는데, 현재 약80%의 스위스 ISP가 CYCO의 활동에 협조하고 있다.
이와 같은 사례는 온라인 아동음란물에 대한 실시간 감시, 핫라인 구축, 민간자 율규제에 있어서 참조할만한 좋은 사례이다.
(2) 국내
우리나라에서 음란물의 게시나 유통은「형법」,「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등에 의해 규제한다.
2010년 9월, 경찰청은 음란물이 게시된 웹하드나 P2P사이트 운영자에게 처음으로 음란물 ‘소지’혐의를 적용한 바도 있다.
또한 현행법상 우리나라에서 아동음란물을 제작·게시·유포(업로드 및 다운로드 포함)할 경우,「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 의해 처벌 가능하다. 이 법에 의하면 일반음란물 유포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 또는 1년 이하 징역인 반면, 아동음란물 유포자는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 다운만 받아도 10년 이상의 징역형을, 캐나다는 5년의 징역형을 받는 것에 비해, 우리나라의 경우 유포자도 대부분 벌금에 그치고 마는 경미한 처벌에 그친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4. 온라인 아동음란물 관련 쟁점
(1) 아동에 대한 정의
통상적으로 아동음란물이란 ‘8세 이하 아동·청소년을 출연시켜 제작된 음란물’Ì을 의미한다
(ICMEC 2006). 그러나 각국마다 아동의 정의에 있어 연령 분포가 다양하기 때문에 범법자의 기소를 결정함에 있어 어려움이 있다.
또한 온라인 아동음란물의 ‘Ì아동’Ì은 실재(實在)가 아닌 가상 인물이어도 아동으로 간주하며, ICMEC의 경우는, 성행위 표현을 위해 아동의 신체 부위를 표현하거나 관련 행위를 하는 것도 아동음란물로 규정하고 있다.
(2) 범죄와의 연결성
아동음란물과 아동성범죄와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그러나 아동학대 이미지의 소비는 아동음란물의 생산을 부추기고, 그 생산이 필연적으로 아동학대를 야기하기 때문에 아동음란물을 시청하는 것 자체가 아동에 대한 예비학대라는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나아가 실제 범인만이 아니라, 미수범이나 부모 및 보호자 등에 대한 방조범 처벌 규정이 미비한 것도 문제이다.
(3) 국제적 협력의 필요성
오프라인에서의 문제와 달리 온라인상의 아동음란물 문제는 인터넷의 대량성·고속성·익명성·조직성 등으로 인해 수사기관이나 사법기관의 활동만으로는 근절될 수 없다.
따라서 사회단체·ISP·인터넷 사용자 등의 협조와 국제인터넷핫라인네트워크(INHOPE)8)와 같은 국제적인 공조체제의 마련이 절실하다.
국가간 인터넷 인프라나 수사기법, 온라인범죄 등에 대한 인식이 다른 것도 넘어야 할 걸림돌이지만, 최근 대규모의 아동음란물 규제 및 피해아동 구출사례를 보았을 때 다국적 공조에 의한 협력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4) 기술적 한계
아동음란물은 수시로 파일 제목을 변경하여 검색필터링을 피하여 업로드되고 있으며, 그만큼 공유사이트에 대한규제가 어렵다.
온라인 아동음란물단속에 있어서도, 심야시간에 순식간에 게재 되었다가 삭제되어 증거 체증이 어려우며, 유통중인 정보가 아니기 때문에 시정 요구도 적용되기 힘들다.
또한 성인인증이 없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받아서 대화방을 만든 뒤 아동음란물을 유포하는 수법도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기술적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대표적인 SNS인 페이스북의 경우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이미지 분석 기술인 포토 DNA를 적용하여, 아동음란물의 업로드를 원천적으로 금지하고 있는데, 이와 같이 생산·유통·확산의 단계별로 적절한기술적 대응이 필요하다.
5. 맺음말
지금까지 우리사회에서 아동음란물은 큰 사회적·정치적 관심을 받아오지 않았다. 그러나 이것이 우리사회에서 온라인 아동음란물의 유통 자체가 문제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법과 정책의 사각지대에서 온라인 아동음란물은 은밀하게 제작되고 유통되기 때문에 그 규모조차도 파악하지 못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온라인 아동음란물은 그 자체가 아동에 대한 성적 착취이면서 동시에 잠재적인 아동성범죄의 온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위험성이 크다.
따라서, 온라인 아동음란물의 제작과 유통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뿐만 아니라, 처벌의 가중화 등 법·제도적 대처방안의 마련이 신속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자료:국회입법조사처 이슈와 논점)
한국사진방송 이성녕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