壬辰年 유난히도 하늘이 아름다웠다.
대지에서 새싹이 돋아 나올 즈음부터 걷기 시작한 4대강 길 중 한강길
그 길 위에서 춤을 추고 대지와 사랑을 나누던 날!
들판 위에 한없이 내리 쏟아 준 하늘의 사랑이었는데
이 날도 여지 없이 하늘의 사랑이 계속 되었다.
양수리 강가에 조각배는 언제나 주인공이 되어 기다리고
건너편 우리의 로망 빨간색 지붕은 가을 높은 하늘에 기대어
넉넉한 숨을 끊임없이 하늘에 토해 내고 있었다.
여름내내 알토란 같이 익었을까? 산하와 걷는 길은 이제 가을을 맞았다.
둘이서 걷던 길에 동무하나가 늘었다. 크리스탈 그녀가 동반해서
하늘이 유난히 아름다운 것일까? 하늘님이 커다란 붓으로 "쓰윽 쓰윽"
연밭에 연잎들이 누렇게 변해가고 가을을 맞이하고 있었다.
그들의 잎이 변해 가는 것과 우리네 삶이 변하는 것과 다르지 않음을
서로 속삭이며 걷 던 우리의 정다운 곳!
그 곳에 그녀가 고통과 함께 가는 길에서 무리하지 않고 걷자고 나왔다.
아파했던 곳이 다시 아프기 시작하여 약물과 친해져야 하는 그녀가
환하게 웃으며 걸을 수 있다고 함께 하자고 나왔다. 크리스탈 이름처럼
다시 맑고 영롱한 아름다움을 찾기를 바라는 기원을 하며 걸었던 길!
파란 하늘이면 좋다고 하였지만 흰구름과 함께 하면 더 아름다운 팔당댐 길
한마리 외기러기가 먹이를 찾아 어슬렁거리지만 그는 더없이 행복한 모습이었다.
혼자라고 무시하지 말았으면, 혼자라며 외로워한다고 생각하지 말기, 왜가리의 말!
가을노래를 부르는 이들을 담아내느라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풀,꽃들과 대화중이다.
머루가 분명한데 머루가 누렇게 가을을 노래하고 있다.
속삭이듯, 숨을 참듯, 은빛 태양의 숨을 안고 머루가 노래를 한다.
아무런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즐거울 날!
멎어버린 노래통 폐속에서 흥얼흥얼 가을노래가 입술을 벌리고 나온다.
이제 진정 순환의 의미를 조금 알았노라고...
봄에 걸었던 길이며 여러번 걸었던 길이건만 유난히 새롭게 느껴지던 길이다.
서로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이들이 같은 시간을 공유 한다는 것은 기쁨이다.
축복의 길인 한강길에서 또 다른 삶을 사는 그녀와 가을 꽃이 된 길!
가을 햇살이 따갑지만 그 따가움이 사랑으로 변한 시간!
서로 다른 그녀 둘이서 지나가는 세인을 유혹할 듯 미소를 짓는다.
길 옆엔 풀들이 누워 숨쉬고 나뭇가지 바람을 안고 오는데
무슨 이야기가 있을까 하지만 여전히 풀 숲엔 시끄럽다.
그 곁에 그녀가 나비가 되고 싶은 양 잊쳐진 철길 위에서 나비를 부른다.
그렇게 뜨거웠던 여름에 숨죽이고 사랑을 나누더만 어느새 분홍색으로
옷을 입고 나타난 코스모스가 한들한들 걷던 길을 쉬게 한다.
"사랑이야 언제든 할 수 있지 않는가? 나를 바라 보는 일을 좀 하시게나"
무더기로 집단을 이룬 들국화는 아에 엉덩이를 끄집어 앉히고 만다.
사람과 자연이 만나 대화를 나누면 온갖세상이야기가 나온다.
그 곳에 하늘이 붓칠을 하면 삼박자가 맞아 신비롭고
환희로운 세상이 펼쳐진다. 멀리 철길다리가 보인다.
장남감 같이 갖고 싶은 기차가 생명을 안고 달린다. 가을을 맞이하려고...
오늘 희망을 안고 달려 나온 그녀의 보따리를 실고 달린다.
"하늘이시여 흠양하나이다. 내 분명 보잘것 없지만 작은 희망보따릴 드리나이다.
하늘이시여 당신을 닮으려 하나이다. 억겁의 세월을 지나더라도 잊지마소서."
매일매일이 새롭고 신비 한 것을 더없이 느끼게 한 양수리길의 하늘에서
또 다시 메디슨카운트의 다리를 건넌다. 그리고 이젠 하늘을 배경으로 두고
다리에 철퍼덕 앉아 노래를 부른다.
"가을이라 가을바람 솔솔 불어 오니 내 마음 덕지 덕지 붙은 오물을 벗노라,
가을하늘 흰구름 떼로 몰려오니 두르르 말아서 벼개로 삼아 베고
이불 삼아 깔고 그 위에 누워 신선이 되려 하노라! 받아 주시오".
시커멓게 타버린 내 속의 오장육보 다 들어 내어 가을 땡볕에 말리오리!
집착으로 일그러진 조그만 비위도 들어내어 가을 하늘에 행구어 내리!
아직도 높은 온도를 버리지 않는 심장 마져도 들어 내어 차갑게 행구어 내리!
다정하게 걷는 그녀들의 뒤를 따라 걸으며 노래를 부른 나를 문득 바라본다.
내 옆에 바싹 붙어 따라 걷는 모습없는 그도 바라 본다.
그리곤 마음은 높은 하늘에 올라붙어 환한 미소로 나를 부른다.
쌔엠~~~하드먹고 가요! 보석처럼 차가운 보석바를 입에 가득 물고
조금은 조갈난 입을 건드려 보며 가을을 흠뻑 안아 보는 길.
최고의 걸작인 하늘을 바라보며 나만의 멋진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산하
새로 장만한 그녀의 사진기가 그녀의 시선을 잘 잡아 주려나!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는 코스모스를 잡아 앉혀 본다.
가을엔 왠지 마음이 풍요 롭다 그런데 봄을 일구고 가꾸어낸 이들은
이 가을이 얼마나 풍요 로울까? 빠알간 코스모스를 내 안에 가득
담아 두고 픈 마음으로 작은 손바닥위에 앉혀 본다.
뒤를 돌아 보니 가을 태양빛이 소리 지른다.
" 내가 빛인 줄 아는 것이냐?"
이 가을 소리없이 참아내는 아픔이 더 실하게 영글어
열매가 되 길 기도하며 기쁘게 즐겁게 걸어 본다.
오잉~~~언제부터 사귀는 사이였나 ! 두마리 비단뱀이 살그머니 도망간다.
터널 밖으로 보이는 빨간 지붕아래 쉼터에서 쉬고 다시 돌아가기로 한다.
이번 길엔 새로온 친구를 배려하기 위해 짧게 걷고 크게 기쁨을 갖기로 한다.
야호! 나도 해냈다. 찰나의 시간을 정지 한 듯
그녀들의 뿌듯함이 전해져 온다.
대지의 찬 기운을 동굴 속에 간직해 온 터널의 숨소리가
사랑의 열매로 전해져 오는 귀한 시간이 되었다.
사랑합니다. 사랑이란 단어는 누구에게나 행복이 되고
기쁨이 되고 가슴 가득한 훈훈함이 되는 말이다.
오늘 힘들었지만 사랑합니다.
이 마음 인내의 달콤한 사랑으로 간직합니다.
그 마음을 실고 잔차는 또 다시 달려 간다.
그리고 우린 그들을 부른다. 헤이~~~~섹시레이데~~~
우린 자연스따~~일~~~~
어느새 노을은 붉게 물들어 코스모스를 자게하고 파란 하늘은
빛을 안기에 바쁘다.
마음다독이며 걷는 길에 하늘 담아 내느라 훈훈한 길
그 다리위에 철푸덕 앉아 자고 싶다고 한 그녀200이 노래를 한다.
봄엔 태양을 바라보며 춤을 추고, 여름엔 태양을 안고 사랑을 한다.
그리고 가을엔 구름과 하나 되어 기쁨의 노래를 부르고
다시 겨울이 되어 이별을 준비한다. 이별은 곧 다시 올 시작을 위한
것이라고 한다. 아프고 힘들지만 그건 자연이라고...
오전 11시부터 만나 오후6시까지 약 9킬로를 왕복으로 18킬로 미터
걸었다. 우리에겐 무리가 없지만 새로운 친구는 약간 무리가 된 길이었다.
오후 여섯시부터 어둠이 내리는 일곱시까지 좋아하는 철로 다리 위에서
수다를 풀어 놓는다. 그리고
산하가 새로 장만한 사진기가 찰칵 가을 하늘에 울려 퍼진다.
參人의 정다움과 맑고 환한 마음이 어우러진,
섞이지 않아도 좋을 아름다움이 어둠을 밝히고
붉은 가로등이 되어 이 가을을 더욱 빛낸다.
서로 다른것은 더 아름답다고 말하고
서로 다른것이 어우러지면 더욱 맛이 있어진다고 말한다.
그렇게 9월의 길을 걸었습니다. 李白
한국사진방송]http://koreaarttv.com
이세은기자 hidamul@naver.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