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이트로 전락한 투표사무원, 투표사무원 자격 논란
공정․중립 선거관리의 책임이 있는 투표사무원이 아르바이트화(化)가 심각한 수준으로 드러났다. 진선미 의원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총선에서 일반인 투표사무원이 20%에 이르고, 그 중 학생․주부․무직자 등 아르바이트성 투표사무원이 80% 가까이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투표권이 없는 만 18세 이하의 투표사무원도 전국적으로 68명 위촉된 것으로 드러났다. 현행 선거법과 선거절차 하에서 일반인 투표사무원에 대한 신용과 중립성 등을 정확히 검증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투표의 공정성․중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투표사무원은 각 투표소에서 투표업무를 보조하기 위해 위촉하는 인력으로, 선거인명부대조, 투표함 감독, 투표용지 교부, 등재번호 확인, 본인여부 확인 등 공정․중립 선거를 위한 일선 업무를 담당한다.
현행 공직선거법 제147조 9항은 공무원․교직원․금융기관 직원․공단 직원 외에 공정하고 중립적인 인사에 한해 일반인 투표사무원을 위촉할 수 있게 되어 있다.
그리고 선관위의 공직선거 절차사무편람에 따르면 행정 유경험자를 우선하여 위촉하게 되어 있다. ‘투표사무를 보조할 능력이 있는 공정하고 중립적인 자’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은 없어 읍면동 선관위의 임의적인 판별기준에만 위촉을 의존하고 있다.
이러한 공직선거법 상의 규정이 남용돼 선거사무원의 아르바이트화가 심하게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9대 총선 투표사무원 중 약 20%가(총 90,360명 중 18,336명) 자격 검증이 없는 일반인으로 충원되었다.
일반인 충원 비율은 시도별로 꽤 편차가 컸다.특히 부산의 경우 45%의 투표사무원이 일반인으로 충원되었다. 이외에도 대구, 광주, 경기, 서울 등에서 일반인 투표사무원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위촉된 이 중 상당수는 아르바이트성 투표사무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역․인구 등을 고려해 임의로 선정한 전국 16개 시군구(서울 관악구, 서울 강남구, 서울 도봉구, 부산 영도구, 부산 해운대구, 대구 수성구, 대구 북구, 광주 남구, 전북 전주시, 강원 영월군, 강원 원주시, 울산 북구, 대전 서구, 경기 부천시, 인천 남동구, 충북 아산시)의 자료에 따르면 전체 3430명의 투표사무원 중 주부가 1479명, 학생(휴학생 포함)이 649명, 무직이 581명 등 약 76%가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집단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투표사무원 중에는 투표권이 없는 만18세 이하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만18세 이하 투표사무원은 전국 총 68명이며, 특히 서울 강서구와 경기 광주시 오포읍에서는 각 7명 씩 위촉되기도 하였다. 특히 강서구 화곡1동 제3투표소에는 만17세 투표사무원을 1명 위촉하였다.
이러한 만18세 이하 투표사무원에 대해 일각에서는 미숙하다는 이유로 투표권은 인정해주지 않으면서, 공정과 신중을 기해야 할 투표사무원에 위촉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공무원․교직원 등의 투개표 사무 기피로 부득이 일반인 투표사무원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리고 투표사무원은 각 읍면동 선관위에서 위촉하고 선거 때마다 수만명의 일반인 투표사무원의 신원과 중립성을 정확히 확인하는데는 실무적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진선미 의원은 이러한 투표사무원 아르바이트화와 그에 따른 공정․중립성 훼손 우려에 대해 “지난 총선 강남을 선거구의 투표함 미봉인 문제에서 보듯이 투표소 일선의 관리는 선거 전체의 중립성․공정성과 직결된다.
게다가 투표사무원은 모든 유권자의 개인정보를 접근할 수 있는 역할이기 때문에 인선에 신중해야 한다.
일반인 투표사무원 위촉에 대해 명확한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사진방송 이성녕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