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월 법정 스님 다비식엘 다녀왔다. 몇 년전 가을에 해인사로 휴가를 갔다가 성철 스님 다비식을 촬영한 경험이 있고 마지막 길이라는, 다시는 볼 수 없다는 아쉬움에 이번 법정 스님 다비식에도 다녀왔다. 불교 신자도 아니고 특별히 불교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구경도 하고 기록 사진 촬영도 할 셈으로.
어떤 행사에 촬영을 가 보면 진행자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너무 도발(?)적으로 사진을 촬영하는 사람들을 많이 본다. 욕은 좀 먹더라도 원하는 사진을 찍을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같이 사진을 하는 사람들의 눈살을 찌뿌리게 하는 경우도 많이 본다.
그날 다비식장에서 법정 스님 유해를 앞에 두고 사회자가 행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사회를 보는 스님 바로 앞에 - 법정 스님 유해 앞 - 드러누워서 사회를 보는 스님 턱 밑에 카메라를 들이대고 사진을 찍는 사람이 있었다. 주위에서 나가라고 해도 막무가내로 뒤로 드러누워 카메라 앵글을 얼굴에 바짝 들이대고 한참을 있어도 나가지 않으니 다른 스님 두 분이 번쩍 들고 나가도록 그 자세로 사진을 찍는 사진쟁이(?)가 있었다
경건한 자리에서 유해 앞에서 뒤로 발랑 드러누워 사진을 찍는 다는 것은 주최측으로 봐선 불경(?)이고 무례다. 아무리 나가라고 해도 아랑곳하지 않고 누워서 찍는 배짱(?)은....과연 그렇게 코 앞에서 찍어야만 대작이 나오고 훌륭한 사진이 될까? 같이 사진을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도 한심하고 화가 났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우물물을 흐린다고 모든 사진인들의 얼굴에 침 뱉는 행동을 했다.
몇 년전 어떤 이끼 계곡에서 자신이 촬영 후 주위에 있는 나무를 잘라버려 다른 사람은 그 나무를 촬영하지 못하게 한 사건이 있었다. 또 이끼 촬영을 하면서 다른 곳의 이끼를 떼어 와 붙이고 촬영을 하는 사례도 다반사이다. 임시로 갖다 붙인 이끼는 흐르는 계곡물에 금방 휩쓸려 내려가 버리기 때문에 이끼가 다시 복원이 될려면 7-8년은 걸린다고 한다. 꽃을 꺾어 땅에 꽂아서 촬영을 하고, 백로 촬영을 하면서 사계(寫戒) 청소를 과도하게 하여 주위의 나무를 전부 잘라버리는 사람도 있다.
디지털 카메라의 보급으로 사진 인구가 폭발적으로 많이 늘어났고 비용도 적게 들고 조작도 쉬워 사진 촬영은 젊은 사람들의 일상이 되었다. 예쁜 간판을 보아도 찍고 맛있는 음식도 촬영하여 블러그에 올린다. 초등학생들의 필기 도구로도 쓰이는게 카메라(핸폰 카메라)이다. 사진이, 사진기가 보급이 많이 되어 대중성이 강화된 것은 좋은 일이나 그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의식 구조는 그에 따라가지 못하는게 문제다. 나로 인하여 사진인 전체가 욕 먹게 하지 말자. 제발 우리 스스로 사진인의 격을 떨어뜨려 "사진 쟁이"라는 소리를 듣지 말도록 하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