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양정원(養正院)의 설립과 운영 - 2
양정원(養正院)이 개원되어 문을 닫을 때까지를 일부 학자들은 1938년에 설립하여 1945년 해방과 동시에 문을 닫은 것으로 보고 있으나 필자는 이와는 조금 다른 관점에서 보고 있다. 그 근거로 1939년 9월 1일자 조선일보 기사의 ‘정해룡씨 특지(特志)’라는 제하의 기사를 살펴보도록 하자.
– 정해룡씨 특지(特志) -
<(보성) 보성군 회천면 정해룡씨는 전부터 각 방면을 통하여 사회적 공헌이 적지 않았거니와 이번에 또 다시 생각한바 있어서 자기 단독 경영으로 사립학교를 세우고자 인가원을 제출하였던 바 인가가 되지 않아 목적을 변경하여 양정원이라는 고아원을 경영코저 방금 다대한 경비를 들여 건물을 신축 중인바 오는 시월 경에는 준공될 모양으로 준공만 되면 즉시 개원하리라 한다.> 이와 같이 양정원(養正院)을 짓고 있을 때 보도된 조선일보 신문기사를 보더라도 양정원(養正院)의 개원 시기는 1939년 9월 이후로 보는 것이 설득력이 있고 회천서교 개교일이 1946년 10월 19일로 기록된 것은 해방 후 회천서국민학교로 설립허가는 나 있으나 교실의 신축 시 까지 1년 동안 양정원(養正院)에서 교육이 계속되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당시 면 소재지인 율포로 학교를 다니던 중 해방을 맞아 양정원으로 들어왔던 鳳崗의 집안 동생 정해석(77세)과의 전화통화에서 “해방 이듬 해 양정원으로 들어와 1년을 다니고 47년에 서교로 내려갔다”고 말하고 있어 양정원(養正院)이 문을 닫은 때는 1946년으로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鳳崗 丁海龍은 양정원(養正院) 부지를 봉강리 260번지와 630~640번지 일대의 자기의 땅과 그 가문이 소유한 논과 밭 그리고 타인의 토지를 매수하여 3000평 이었다.(전라남도 보성교육청 2000. 459) 그렇다면 양정원(養正院)의 학생 수는 얼마나 되었을까? 이 부분은 기록으로 전해진 것은 없다. 해방 후 율포 국민학교에서 양정원으로 학교를 옮겼던 회천서국민학교 제1회 졸업생 정해석(77세)은 몇 개의 반으로 편성 되었느냐?는 전화통화에서 “상급반과 하급반 두 반이 있었는데 나는 상급반 이었다”고 당시를 회고하고 있었다. ‘養正院 上級生 一同’의 기념사진은 교육을 주관했던 윤윤기를 포함한 교사 8명, 남학생 26명과 여학생이 42명으로 한 반의 학생 수는 68명이란 사실이 기념사진에서 밝혀지고 있다. 봉서동에 사는 鳳崗의 집안 동생인 정해명(79세) 또한 “가운데 한 간의 교무실과 좌우로 두 간의 교실이 있었으며 학교 뒤에 윤선생님의 살림집이 한 채 있었다.”고 말하고 있다.
많은 학생들의 무상교육으로 인한 학습교재 즉 책과 필기도구 등의 구입비는 어떤 방법으로 재원을 염출하였을까. 이에 관한 8 23 학술토론회 자료에는 ‘정해룡은 논 8~10마지기의 곡수를 양정원의 운영비 몫으로 할당했고 상황에 따라 현금을 지원했으며 學山 윤윤기도 운영비를 마련했던 것으로 보인다. 學山 尹允基는 운영자금을 지원할 방법이 없어 민간요법에 의한 치료에 조예가 깊어 지역 주민들의 가벼운 병을 무료로 치료해주고 사례금으로 받은 돈을 운영비에 썼다고 전하고 있는데 최근 이를 뒷받침할 구술을 들을 수 있었다. 봉강의 집안 동생인 정해운(70세)은 “배가 아퍼 방에 누워 있는디 윤 선생님이 오셔서 배를 만져보고 가죽가방에서 약을 꺼내줘 먹고 나섰다”고 당시를 회고하고 있어 學山 윤윤기는 교육자이기 전에 지역주민들의 건강에도 관심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일제 강점기의 암울한 시대에 ‘배워야 살 수 있고 빼앗긴 나라를 되찾을 수 있다’는 교육이념의 바탕에서 사재로 양정원(養正院)을 세웠던 鳳崗 丁海龍, 학생들의 신교육을 맡았던 學山 尹允基 등 민족주의 선구자들의 높고 거룩한 뜻이 오늘을 사는 세대들에 의해서 흐려지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두 사람의 넋을 위로하는 길이 아닐까. 남과 북이 서로 다른 이념으로 대치하고 있다 하더라도 나라를 빼앗기고 주권을 잃었던 그 시대, 양정원(養正院)을 개원하여 초등 교육과정을 무상으로 시켜 배울 수 있도록 한 두 민족주의 선구자가 있었다. 일본관헌을 피해 활동하였던 많은 숨은 애국지사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었지 않았을까. 이 시대는 鳳崗 丁海龍과 學山 尹允基의 나라와 민족을 사랑했던 훌륭한 업적들이 재조명되어 자유로운 세상에서 빛날 수 있기를 바란다.
출처 : - 호남 지역사와 문화연구
오승용 교수(전남대 정치학) - 봉강 정해룡과 민족교육
- 조선일보 기사(1939.9.1.) - 정해룡씨 특지(特志)
- 전라남도 보성교육청(2000, 459)
-구술 – 정해명, 정해석, 정해운
사진설명 - 회천서초등학교 우측에 세워진 憂國支士 鳳崗 丁海龍 先生 追慕碑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