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안 사진전
CITY COLORS
2010년 5월14일~24일
윤당아트홀 갤러리
02-546-8095~6
이번 전시는 인사아트센터에 이어 초대전이다.
오픈닝식에서 사진예술의 김녕만사장
오픈닝식에서 여성사진작가협회의 손영자 회장
작업노트
CITY COLORS도시의 색
도시는 문명의 숲이다. 자연의 숲이 그러하듯 도시 또한 숲의 질서를 갖고 있다.
나는 원시인들이 들었던 창과 활 대신 카메라를 들고 문명의 숲에서 사냥을 즐긴다.
나의 목표물은 도시의 색이다. 도시의 색은 도시를 읽는 매력적인 코드다.
서울과 뉴욕 그리고 파리 세 도시를 색으로 읽는 즐거움, 그것이 이번 작업의 포인트였다.
뉴욕은 내 인생의 중반기, 가장 열정적이고 화려한 30대와 40대를 보낸 제2의 고향이다.
그런데, 뉴욕이라는 도시 자체가 다양한 색깔들이 공존하는 컬러풀한 곳이어서 나의 감성과 잘 맞아떨어졌다는 느낌이 든다.
아침마다 카메라를 들고 맨하탄에 있는 나의 집을 나서면 마치 갤러리에서 색채파 화가들의 전시를 보듯 뉴욕은 각양각색의 모습으로 다가온다. 단골 베이글 집에서 커피와 베이글로 아침을 먹으며 창밖으로 시선을 두면, 서류가방을 들고 바삐 뛰어가는 뉴요커의 검정색 양복, 유치원 아이의 손을 잡고 걸어가는 젊은 엄마의 분홍 스웨터, 꽃다발을 배달 가는 소년의 노란색 셔츠가 눈길을 멈추게 한다. 카페를 나와 센트럴 파크까지 혹은 다운타운 소호까지 발길이 닿는 길목마다 카드 섹션을 하는 것처럼 길가에 줄지어 늘어서 있는 빨간 의자, 대형 광고판, 공사 가림막에 그려진 화려한 그림들이 불쑥불쑥 나타나 나를 설레게 한다.
마치 각본 없는 연극을 보듯이 항상 기대와 즐거움을 갖고 뉴욕의 색채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홀려 하루해를 보내곤 했다.
뉴욕은 한 20년 나의 삶의 터전이었지만 파리는 잠깐 머무는 이방인의 시각으로 바라본 도시다.
파리 시내의 아파트를 빌려 카메라와 노트북만 갖춘 공간에서 혼자 지내며 파리를 체험했다.
파리는 도시 전체가 회색빛이다. 흔히 예술의 도시, 패션의 도시라고 하여 굉장히 화려하리라고 예상했던 것과 달리 파리는 아주 침착했다. 아니, 침울해 보이기까지 했다. 그러나 눈이 파리에 익숙해질수록 가라앉은 색깔 너머가 보이기 시작했다. 울긋불긋 현란함은 아니지만 무채색 사이로 오버랩 되는 원색들이 세련된 파리쟝들의 취향을 드러냈다.
서울은 세 도시 중에서 가장 다채로운 색깔이다. 언제 이렇게 서울이 화려하고 생동감 넘치는 도시가 되었나 싶을 정도로 서울은 아주 감각적이고 아름답다. 골목길 벽화에서부터 명동, 홍대 앞의 예술적인 색채까지, 과연 엄청난 에너지로 진화해 가는 서울의 힘을 느낄 수가 있다.
뉴욕 파리, 서울에 이어 앞으로 다른 도시에서도 색깔 찾기를 계속해나갈 것이다.
사람들이 저마다 성격이 다르듯이 도시들도 저마다 색깔이 다르다.
사람의 성품처럼 저마다 다른 도시의 특성이 흥미롭고 유쾌하다.
아름답고 풍성하고 세련되고 품위 있고 정겹고 소박하고 혹은 되바라지고 원색적인... 그런 특성들이, 그런 색깔들이 내게 말을 걸어온다. 그 즐거운 이야기에 선뜻 귀 기울이고 싶다.
제이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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