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지랑이 이는 봄이 끌어서 춤추며 걸었던 한강길이야기가
팔당에서 시작하였건만 어느새 충주에 도달하였다.
거리엔 붉고 노란 낙엽과 단풍이 새로운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도록 가을 비로 적셔준다.
사대강을 이어주는 길로서 한강길인 이 길을 구간구간 나누어서
걷다보니 이젠 마지막 한 번 다녀오면 약 200km 를 마감하게 된다.
물론 이길을 끝으로 그만 걷지는 않지만 2012년 임진년 흙용의 해라며
소통의 해라며, 시끄럽게 지면을 채우던 용의 해를 임진년 답게 걸어 본 길이다.
한반도의 반쪽이라도 모두 걷고 싶은 열정이 도사리고 있지만 언제 다 걸을지는
시간만이 해 결해 줄거라고 믿으면서 조그만 소망을 오늘 충주 칠층석탑 중앙탑에
실어보며 기도를 한다.
자동차로 아침일찌기 7시 30분 출발하여 목계나루에 주차를 한다.
입동이 지났으므로 한 층 더 밤이 일찍 다가오기에 이번엔
중앙탑으로 버스를 타고 가기로 한다. 약 18km 된다하나 중앙탑에서 시작하면
해지기 전엔 도착을 한다.
시골길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버스를 타는 일이다.
시간을 맞출수가 없으며 한정 된 공간만 다니는 버스이기에 더욱 그렇다.
그렇지만 이번엔 기필고 버스를 타고자 마음먹고 한시간동안을 기다리며
드디어 중앙탑으로 가는 가금방향버스를 탔다.
꼬불꼬불 비좁은 시골길이 정답게 느껴지는 이 도시인의 마음이 시골 농부에겐
그리 이쁘지만은 않을터이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즐거운 마음 얼굴에 가득넘친다.
목계나루 앞에 흉물스럽게 넘어져 있는 마을을 지켜주는 장승이 아프게 보이는
곳이지만 그래도 늠름하게 자신의 본분을 잊지 않고 서있는 장승에게 힘을 실어 준다.
넘어져 있는 장승도 가을을 바라보고 불게 물든 대지역시 가을을 묵묵히 지켜보면서
시린 농부의 손에 결실을 안겨 줄거라는 희망으로 달천강은 흘러가고 있었다.
많은 이들의 고통과 시름을 안고 만들어진 길인 이 길이 시간이 지나면
유유히 흐르는 물길처럼 다 안고 흘러 갈 것이다. 흐르는 물은 썩지 않으며
흐르는 물은 주변의 고통과 시름도 안고 흘러 준다. 때론 큰 시련으로 다가오기도 하지만
물과 잘 섞이고 물과 분리되는 작용만 터득한다면 인간은 자연을 좀더 사랑하게 될 것이다.
정열의 색 빨강색 유니폼을 입고 쌩하게 달리는 자전거동호인들의 밝은 패달소리를
가을의 노래로 들으면서 내 마음도 그들과 함께 달려 간다.
오늘은 겨울을 부르는 가을비가 촉촉하게 봄비처럼 적셔준다.
햇살은 구름 속으로 몸을 감추고 비를 내리고 있지만 약하게 펴진 햇살에
가을은 온통 눈을 호강시켜준다.
산자락을 넘어서고 강을 따라 가면서 오밀조밀 모여 있는 동네의 색이 저마다
다른 색으로 치장을 한 가을이 마음에 풍요로 다가오는 계절이다.
지형마다 사람이 다르듯이 땅의 모습에 따라 다르게 다가오고 그 땅의 토질이
다르듯이그 지역의 사람도 다르게 되어 진것을 바라보게 되어 진 시간이 되었다.
신라시대하면 선덕여왕이 떠올라서 흐믓한데 그 당시에 만들어진 칠층석탑이
눈에 들어 오면서 칼날을 모두 세우고 忠!忠!忠!하면서 우리를 맞이한다.
천년동안 기도하고 빌었다면 이루어 지리라. 그 긴 시간 바람을 맞아 대화하고
비를 맞아 마음적시고 , 눈을 맞이하여 푸근해 지면서 그렇게 견디어 냈으리라.
우주가 인간을 생명으로 잉태 하였다면 반드시 살게 하는 생명력도 주시는 것이다.
지치지도 않고 비는 내린다. 그 비에 떨어지기 싫은 잎이 후두둑 내리고
안개로 가득한 강에 비의 빛이 내린다.
봄엔 이 길이 벗꽃으로 화사했으리라, 생각하니 눈에 가득
하얀 빛이 스며 들어 오는 나무로 만든 길을 걸어 본다.
지금은 황혼의 노을같은 빛으로 내 속으로 가득차 물들여진다.
집으로 가고 싶지 않은 가을길에서 비와 대화하고 낙엽과
수다를 떨어본다."서로 다르지만 대지에서 생명을 마신 우리가 아닌가?"
낙엽들이 대화를 하는 모습을 숨죽여 들어 보는 소중한 시간이다.
비에 취해 걷다보니 道友는 길가에 서있는 빗자루로 추운낙엽을 쓸어 모아준다.
이제 진정 겨울이 온 것인가? 멀리서 무우를 거두어 들이는 농부가 보인다.
시골길은 풍요와 정이 듬뿍담겨 있다. 길 옆에 하얀몸을 내 놓은 무우가
우리의 입맛을 유혹한다. 하나 뽑아서 우적우적 달콤한 무우 맛을 느끼고 싶은
충동이 걷는내내 일어 났지만 실천하지 못하였다. 여름내내 땡볓에 몸을 내놓고
농사지은 농부의 마음이 시려서 바라보는 풍요로운 맛으로 대신하고
부지런히 목계나루로 향한다.
이제 다음 달이면 새로운 대통령이 탄생을 한다. 크게 안고 갈 수 있으면 좋겠다.
넓게 바라보고 가면 좋겠다. 태양빛이 모두에게 이롭게 비치게 가는 길이면 좋겠다.
끌고 가는 지도자가 있다면 밀어 주는 군도 있겠다. 서로가 한마음이 되는 것이
큰 물길이 되어 준다면 세상의 어디인 들 가지 못하랴?
신라가 삼국통일을 이루고 가장 중앙에 칠층석탑을 이루어 놓은 것은 변하지 않는
진실과 신념으로서 세상에 빛이 되기를 염원하고 기도하는 탑일 것이다.
소망과 꿈을 꾸면서 일념으로 살아 가는 이들에게 희망이 되는 나라를 만드는
그런 지도자가 탄생하기를 빌어 보기도 한 이번 길이었다.
점점 기온이 내려가 추위를 느끼게 하는 길이지만 서로 붙어 있게 하는
다정한 길이어서 정이 넘치리라. 비가 오시면 비를 맞이하고 바람이 불면
바람을 안고 걷는 길에 정이 내리고 생명이 일게 하는 그런 길!
이제 눈이 내리면 그 눈을 맞이 할 준비를 하자. 그 길에서 춤추고 노래 할
시간을 생각하니 벌써 내 마음이 그곳으로 달려가 있다.
누군가 이렇게 말하리라 근교를 걸으면서 운동을 할것이지
무에그리 먼곳까지 가냐고? 내게 물어 본다 왜 꼭 충주댐까지 걸으려고 하는거지?
내 맘이 이미 거기 가있어서이다. 내 몸이 서울에서 살고
내 맘은 이미 그 곳에 있으니 난 내 맘을 만나러 가는 것이다.
이제 다음 주는 내 맘을 만 날 것이다.
막걸리 한 사발 부어 놓고 흔쾌이 기쁨을 노래하리라.
2012년 11월 6일 화요일 辛未日
한국사진방송]http://koreaarttv.com
이세은기자 hidamul@naver.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