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한강길 충주까지 걷는 길이다.
중앙탑에 주차를 하고 버스로 충주댐으로 이동하여 걸어 온길이다. 오후 늦게 시작해서 밤이 늦어서야 도착하였다. 약 5시간 걸어 온 길이다.
중앙탑 에 자동차를 주차 할 땐 하늘이 파랗게 반겨주었다.
다시 해후한 마음으로 서로의 마음을 담고 웃으면서 언제 만날지 모르는 이별을 한다. 그리고 천여년전의 시간으로 타임머신을 탄다.
신라시대의 가을이 눈앞에 펼쳐지면서 흰옷을 입은 사람들이 줄지어 행열을 한다.
아기를 들쳐업고 냇가에 앉아 빨래를 하는 아낙과 이제 다가올 겨울을 준비하며 장작은 모으는 남정네의 손길 들이 넓은 대지 위에 날고 병풍처럼 둘러있는 산자락에 걸린다.찌리리링...다시 2012년으로 돌아 오며...
조금만 늦었어도 11시 30분버스를 놓칠 뻔 하였다. 기분 좋게 411번을 타고 충추 국민은행에서 하차한다. 맥주 한 켄을 버스에 떨어뜨렸다.
두리번거리며 정거장에서 기다리시는 어른에게 물어보며 301번으로 환승하여 충주댐으로 가는 버스를 탄다. 야호! 오늘은 버스를 제대로 탔다.
버스를 타고 충주댐으로 가는 중 기사님이 입을 열었다. 道友의 사탕이 사랑의 향기를 피웠나보다. 충주댐에 도착하면 전망대 꼭대기까지 다녀오라 한다. 단풍이 절경이라며...
충주댐은 데이트코스로 좋은 곳이 아니던가, 기사님의 말대로 빨갛게 물든 단풍은 내 여심을 흥분하게 하였다. 붉은 단풍자락에 걸린 내 맘이 손을 흔들며 반긴다.
선혈을 품고 백의종군 의리의 장군이 내린 빛인가? 눈에 멈추어 가시지 않는 붉은 빛으로 유혹한 단풍! 이곳에서 지낸 짧은 순간이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눈을 안고 내리는 칼비와 붉은 단풍은 발길을 자꾸 잡는다. 얼굴을 마구 때려 가면서 "왜 이제사 왔냐고 묻는다.히" 오락가락 가을 비가 오고 바람이분다.
충주댐 근처에 공장이 많다. 일반도로를 걷는 일은 주의를 요한다. 도보길을 만나 걸으니 휴우 한숨을 돌리는데 안내방송이 나온다. 발전기를 돌리니 집안에 계시면 밖으로 대피 하라 한다. 에쿠 냇가도 얼렁건너야지,
지방으로 가도 길이 좋을지 기대하지는않았지만 역시 길이 편리하지는 않았다. 여러가지 사정이있으리라 본다.
길이란 통할 수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길은 자동차만 다니게 되어있다.
조금만 관심을가지고 만들었다면 사람과 함께 숨쉬는 도로가 되었을터인데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눈가리고 아옹 하는 정책은 언제 사라지려나?
탄금대까지 가야 하는데 아싑게도 어두워지고 말았다.
지금부터의 도보길은 혼돈을 주는 길이었다.달도 그믐으로 사라지고 어둑어둑 캄캄해지는 길에 강 이슬이 슬금슬금 올라온다.
<붉은 필터로 바라본 일몰은 이토록 단순하다. 지평선 위로 떨어지는 둥근 태양과 나무의 실루엣. 단 두 가지의 색과 선이 만들어낸 단순함이 좋다.
좀 더 있으면 이런 구분도 무의미해질테지.
갈 길은 먼데, 늦가을 짧은 해는 떨어지고 머물 곳 찾지 못한 나그네의 심정이 이렇겠구나 느끼는 순간이다. 들짐승도 호랑이도 없는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
뵈지도 않으면서 낯선 발자국 소리에 느닷없이 컹컹 짖어대는 개소리에 놀라 가슴 쓸어 내리기 몇 번. 때론 구분되는 세상이 버거우면서도 구분되지 않는 세상이 두렵구나.
조금만 구분하며 살자. 두 가지 색과 몇 개의 선으로, 두렵지 않을 만큼만.道友산하->
탄금대에 도착하여 따끈하게 누룽지에 컵라면 보글보글 끌여서 축축해진 마음 보듬아 주니 다시 기운이난다.
중앙탑으로가는 길은 일반도로를 가야 한다. 왜냐면 조정지댐으로 가는길은 오던길을 다시 돌아서 가야 하니 오늘안으로 집에 갈 수가 없기에 불편함을 감수하고 일반 도로를 이용 할 수 밖에 없었다.
어두운 밤길을 자동차가 씽하게 달리는 도로를 걷는것은 더욱 위험하였다. 그러나, 비는 오지 않았지만 우비로 우리 자신을 위험하게 만들고 걸었다.
야한이야기를 하면서 어둠을 보듬고 함께 큰소리로 웃음을 날리며 마지막 충주댐의 도보를 걸어갔다.
멀리서 희미하게 칠층석탑의 빛이 들어 온다. 마음이 안도감으로 푸근해지며 중앙탑으로 뛰어들어 간다. 마치 기다리는 님의 품으로 안기듯이...
빛나고 값진 것도
비싸게 입고, 비싸게 타고, 비싸게 누려야 했던 것도 이슬로 사라지는 날엔 아무 필요가 없어 진다.
그러나 살아 움직이는 시간 누리고 싶은 욕망 잠 재울 길 없어 뒤척이지만 시간 길 따라 걷다 보면 삼라만상 속에 자연의 순환에 맞추어 생겨난 물질이구나 하는 깨달음이 인다.
10번에 나누어 걸었던 한강길 200킬로미터 道
그 道에 정이 쌓이고, 마음이 모아지던 길이었다.
역사에 무덤에 뭍힌 아스라한 시간들이 모두 일어나
내 가슴으로 달려오던 순간들이 싸하게 그리움으로 뭍어 온다.
이제 내년에는 어디를 향하여 걸을지 또 다른 기대를 꿈꾸면서
한강길 팔당에서 충주까지의 길을 마칩니다.
사랑하고 아파했던 그 많은 시간들! 오늘도 또 써 내려가고
내일도 오늘처럼 흘러 가리라.
<참고사항:중앙탑에서 충주댐까지 약17km이다.)
2012년 11월 13일 火曜日
한국사진방송]http://koreaarttv.com
이세은기자 hidamul@naver.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