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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희 그림(회화)을 더하기(plus,+) 예술이라고 하고 사진을 빼기(minus,-)예술이라고 한다. 무에서 유를 지향하는 그림은 백지에 필요한 것을 하나하나 삽입하여 완성하기 때문에 더하기 예술이라 하고, 유에서 무를 지향하는 사진은 백지에 그려진 그림(파인더)중에서 불필요한 부분을 하나하나 지워나가 필요한 부분만 남기는 작업이라 빼기 예술이라고 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수 많은 그림을 끊임 없이 그려왔다. 건강하고 유능한 배우자, 공부 잘 하고 말 잘 듣는 자녀를 원하고 돈도 많이 벌고 좋은 집 짓고 안락한 노후를 그려왔다. 늙어서도 더 많이 벌고 더 좋은 집에서 사는 그림을 쉼 없이 그린다. 시지프스의 신화처럼 끊임없이 그린다.
우린 원하는 모든 것을 얻기 위해 정열을 다 바쳐서 그림을 그려 백지가 꽉차 여백이 없어졌다. 이젠 가득찬 그림을 하나하나 지워나가고 욕심으로 가득찬 그릇을 비워 나갈 때다. 형제자매와 불우한 이웃과 가난한 나라엔 우리의 손길을 기다리는 사람이 넘쳐난다. 땀 흘려 이룬 모든 가치 있는 것들 - 돈,명예,꿈 - 을 하나씩 비우고 지워나가자.
어떤 재벌이 이런 얘기를 했다. 재산이 몇 억일 때는 내가 고생해서 번 돈이고 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몇십,몇백억이 되니 이건 내돈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내 이웃의 도움으로 번 이웃의 돈이라는 생각이 들더란다. 결코 내 혼자만의 힘으로 번 것이 아니며, 혼자만의 돈이 아니라는 것이다. 재벌이라면 국민의 국민의 도움 없이는 탄생되지 않기 때문에 사회에 환원을 하고 봉사를 하는 것이다.
하루 종일 갯벌에서 게와 조개를 잡고, 돌 채취장에서 망치로 돌을 깨고, 악취 나는 쓰레기장에서 쓰레기를 주어 하루 1달러 안팎의 돈으로 전 가족을 먹여 살리는 가난한 나라의 어린아이들도 많고 먹을 것이 없어서 부드러운 흙으로 만든 빵을 먹고 하루하루를 연명하는 어린이들도 많다.
법정 스님은 가진 것이 없을 땐 거리낄게 없었는데 친지로부터 난을 선물받고는 탁발을 다닐 때 화분에 물은 자주 주는지, 햇볕이 들지는 않았는지 항상 염려가 되었다고 한다. 물건을 가진다는 것은 즉 그 물건에 자신이 소유 당하여 속박 당한다는 뜻이다.
인생 최고의 아름다움은 봉사와 베푸는 것이라고 했다. 지금까지 그렸던, 담아왔던 그릇을 비워 베풀고 봉사할 때가 된 것이다. 나의 도움과 봉사로 상대방이 좋아하는 것을 보는 것이 진실로 큰 즐거움이 아닐까? 이제 남의 즐거움이 아니라 나의 즐거움을 위해 베풀자. 어둠을 밝히는 태양은 자신을 태워 온 하늘을 빨갛게 물들이며 사라져 간다. 우리 인생의 저녁 노을을 멋지게 찍어보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