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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하게 경쟁하던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승패가 갈렸다. 패자는 승자에게 축하를, 승자는 패자에게 위로를 할 때다. 미국 대선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패배한 롬니 후보를 백악관에 초청하여 위로하는 모습은 보기에 좋다. 이제 우리나라도 승자는 포용을 보일 때가 되었고 패자도 진심으로 축하하고 승복할 줄 알아야 한다.
이번 선거는 사상 최초 여자 대통령, 세계에서 유일한 비혼 여자 대통령, 부녀 대통령 등등 여러 가지 기록을 남겼다. 그중 좌파와 우파가 건곤일척의 승부를 겨룬 한 판이었다. 선거에서 패배한 진영은 상대편이 미워질 것이다. 그러나 선거는 선거, 국가를 위한다는 대승적 차원에서 국정에 협조해야 한다. 어느 편이나 국가를 발전시키자는 목표는 같고 방법이 다를 뿐이지 사생 결단을 해야 할 적군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 국민도 이제 평상심으로 돌아와야 하고 지지하던 후보의 승패는 중요하지 않다. 어떻게 새 정부에 협조하여 국가를 발전시킬 것인가가 중요하다. 대통령 선거는 만능이 아니고 누가 대통령이 되어도 내게 돌아오는 것은 별로 없다. 대통령이 내게 취직을 시켜주지도 않고 장사를 잘 되게 하지도 않는다. 공약은 어차피 공약이라 지금까지 몇 %나 실행이 되었는가? 정치가 무엇이든 다 해 준다는 환상을 버리자. 선거는 선거고 생활은 생활이다.
이번 선거의 긍정적인 면은,
첫째, 선거자금의 저비용 공영화가 정착되었다. 2002년부터 시행된 선거 공영제는 인터넷과 SNS의 발달로 비용이 많이 드는 합동연설회가 폐지되고 선거 비용은 국가로부터 국고로 지원받아 선거자금을 투명하게 사용하여 불법 대선 자금에서 자유로워진 것이다. 16대 노무현 대통령 선거때까지는 수 천억원의 선거자금이 소요되어 선거가 끝나면 대통령 후보자를 비롯하여 선거 진영 실무자 몇 명은 불법 대선자금 사용으로 비난을 받고 영어의 몸이 되었고, 정치자금을 제공한 기업인 역시 구치소 문을 들락거렸다.
둘째, 선거 폭력이 없어진 것은 긍정적인 발전이다. 여의도 광장에 수백만의 군중을 동원하여 상대진영과의 폭력이 발생하고 갈등이 있었는데, 지금은 군중이 자연스럽게 모이는 시장이나 역 광장 등 유동인구를 대상으로 소규모 게릴라식 유세를 한 덕분이다.
셋째, 지역 갈등이 많이 감소되었다는 것이다. 문재인 후보가 부산울산경남에서 40%대 지지를 받고 박근혜 후보가 호남지역에서 10%대 지지를 받았다. 지역감정이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지만 차차로 엷어져 가는 것은 다행이다. 박근혜 당선자도 지역 탕평책을 편다고 하니 많이 개선되리라고 본다.
넷째, 여당의 현직 대통령이 탈당하지 않고 선거를 치른 첫 번째 사례이다. 현직 대통령이 여당에서 탈당을 한다는 것은 책임 정치를 회피하는 것이다. 현직 대통령의 국가 경영 실적은 그것이 선거에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대통령이 소속된 여당에서는 안고 가야하는 것이다. 대통령이 실정을 하여 인기가 없으면 선거에 즈음하여 대통령 탈당을 부추기는 사례는 후진적인 정당정치를 표방하는 것이다.
이러한 긍정적인 면에도 불구하고 세대간, 좌우파 진영간 이념 갈들이 증폭된 것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정치권 역시 자당 지지 세대만을 위한 선거 운동을 하고 다른 세대는 배척하는 선거 운동으로 갈등이 증폭되었고 안철수 후보의 중도 사퇴로 중간 지대가 없어져 좌우파가 사생결단식 선거 운동으로 후유증이 우려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