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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동리목월문학상
이문열 소설가, 오세영 시인 수상
2012년 동리목월문학상은 소설에 이문열 작가, 시에 오세영 시인이 선정됐다.
'동리목월문학상'은 경주 출신으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두 문인인 김동리 소설가와 박목월 시인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문학상으로, 2008년부터 기존의 동리문학상, 새롭게 신설한 목월문학상을 합쳐 '동리목월문학상'으로 탄생했다. 이 상은 경상북도와 경주시가 주최하고 동리목월문학상 운영위원회가 주관했으며, 한국수력원자력㈜ 월성원자력본부가 협찬했다. 특히 2010년부터는 상금을 각각 국내 최고 상금인 7,000만원으로 증액해 문학상의 권위를 더욱 높였는데, '2012년 동리목월문학상'은 이문열 소설가가 '동리문학상'을, 오세영 시인이 '목월문학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얻었다. 수상작은 이문열 작가의 장편소설<리투아니아 여인>과 오세영 시인의 <마른 하늘에서 치는 박수소리>이다.
2012년 동리문학상 수상자인 이문열 소설가는 1948년 경북 영양 출신으로 1977년 매일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주요작품은 <젊은 날의 초상>, <황제를 위하여>, <영웅시대> 등이 있으며, 소설집 <그해 겨울>, <금시조>,<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등과, 평역서 <삼국지>, <수호지>, <초한지>가 있다. 동인문학상, 이상문학상, 현대문학상, 1999년 호암상 예술상 등을 수상했다.
동리문학상 심사위원인 이어령(문학평론가, 이화여대 명예교수), 임헌영(문학평론가), 김주영(작가), 김지연 (작가), 문순태 (작가)는 심사평에서 "실화적인 요소도 짙은 장편 <리투아니아 여인>은 세계화 시대에 걸맞게 한국, 미국, 영국 등을 주요 활동무대로 삼으면서도 여주인공의 어머니 조국이 한국과 비슷한 처지인 리투아니아인 점이 디아스포라 의식을 더욱 고조시켜준다. 이 장편은 원숙기를 맞은 작가에게 세계화 시대로 전환하는 이정표로 평가받을 것"이라고 평했다.
이에 대해 수상자인 이문열 작가는 수상소감에서 “지난 십여 년 모진 세월에 누추해진 제 이름을 기억해주시고 보공(補空) 삼아 쓴 졸작에 수상의 영광을 허락하신 심사위원님들과 큰 상금을 마련해 주신 동리목월문학관 관계자 여러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부박한 세상과의 오랜 불화로 지치고 늙어가는 제게 큰 위로와 격려가 되겠습니다. 상금은 휴머니즘에 바탕한 인간성 옹호의 문학을 지켜나가는 데 요긴하게 쓰겠습니다. 오래전부터 우리 문단에 무리지어 배회하고 있는 포퓰리즘의 망령들은 선생님께서도 불안하게 지켜보고 계실 것이라 믿습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목월문학상 수상자인 오세영 시인은 전남 영광 출신으로 서울대 문리과대학을 졸업하고 <현대문학> 추천으로 문단에 등단했다. 현재 서울대명예교수,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이며, 대한민국 은관문화훈장을 수훈했다. <시간의 뗏목>, <봄은 전쟁처럼> 등 20여권의 시집을 냈으며, <20세기 한국시 연구>, <문학과 그 이해> 등 다수의 학술서를 낸 바 있다. 소월시문학상, 정지용문학상, 만해상 문학부문 대상, 시협상, 김삿갓문학상, 김달진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심사위원 김후란(시인), 구중서(시인), 이하석(시인), 정호승(시인), 이남호(시인)은 심사평에서 "오세영 시인은 오랜 시력과 많은 시집을 통하여 이미 한국 시단에 기여한 바 크지만, 특히 이번 <마른 하늘에서 치는 박수소리>에서는 한층 자신감 넘치는 대범한 사유와 탈속한 언어로 우주적 상상력의 세계를 그려내고 있다. 오늘날 한국시의 상당부분이 우울한 넋두리나 이해할 수 없는 언어 유희 혹은 찌질한 일상의 때밀이에 전전긍긍하고 있다는 사실에 유의하면, 오세영의 대범한 우주적 상상력과 건강한 언어는 예사롭지않은 존재감을 과시한다. 가령 <우렛소리>와 같은 작품에서 시인은 지구라는 무대의 배우가 되어 열연하고 별들은 관객이 되고 먼 하늘은 우렛소리 박수를 보낸다. 그런가 하면 <월식>에서는 달이 지구라는 감옥을 감시하는 탐조등이 되고, <청강>에서는 강가의 수많은 자갈들이 강물소리를 삶을 인도하는 설법으로 듣고 있다. 꽃은 우주의 중심이며 물은 생명의 배터리이기도 하다. 그리하여 시인은 큰 무당이 되어 우주와 존재의 내밀한 네트워크를 언어로 드러낸다. 또는 시인은 헤르메스가 되어 우주의 신탁을 풀어서 독자들에게 알려준다. <마른 하늘에서 치는 박수소리>에서 독자들은 사소한 일상에서 출발하되 그 사소함을 훌쩍 뛰어넘어 우주와 교감하는 시인의 대담한 상상력과 충만한 에너지를 만나게 되는 것이다. 대개는 사유와 언어가 가물어져 가기 쉬운 노경의 시인이 이처럼 넉넉한 시세계를 보여준다는 것은 우리 시단의 축복"이라고 평했다.
오세영 시인은 수상소감에서 “저는 정신분열적이고 퇴폐적이고 자기 기만적이고 소통이 불가능한 시들이 ‘포스트모더니즘’이니 ‘미래파’니 하는 이름으로 우리 문단을 횡행하고 있을 때 이들이 시를 인질삼아 자신의 문학적 지명도를 좀 끌어올리려는 의도에서 벌이는 문학적 마케팅이라고 했습니다. 시 창작 50년, 시학교수 30년 경력의 제가 보아서도 거짓말이고 의사소통이 되지않는 시는 시가 아니라고 했습니다. 상업적 목적에서든, 문단적 목적에서든, 그것도 아니라면 어떤 지적 한계성에서든 그러한 시들을 부추기는 비평가, 출판사 집단이 우리 시를 병들게 한다고도 했습니다. 우리 시의 독자들이 급속히 사라지는 것에 대해 그 이유를 다른 데서 찾을 것이 아니라 문학을 소통 부재로 몰고 가 결국 그들을 문학으로부터 스스로 내쫓아 버린 우리 시인 자신들에게 있다고 했습니다. 그만하면 오세영은 매를 맞아도 싸지 않겠습니까? 저는 매를 맞고 큰 사랍입니다. 사정이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이제 보다 큰 매를 맞아야 할 차례입니다. 그러므로 제게 큰 매를 드신 여러분께 오늘은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저를 사랑으로 키워주는 매, 저를 강인한 문학적 의지로 키워주는 매일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했다. (글,사진/임윤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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