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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과 신문은 언론 영역을 담당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근본적으로 다르다. 방송, 통신 등에 쓰이는 전파는 무한정 늘리거나 만들어 낼 수 없는 특성으로 인해 국가가 소유한다. 국가로부터 전파를 빌려 쓰는 방송사는 공익에 부합하고 형평성을 갖춘 내용을 보도하여야 하며 이를 어길시에는 법의 제재를 받지만, 신문사는 관련법에 의하여 설립된 개인 기업체로서 언론의 기능을 담당하면서, 각 신문사의 성향에 따른 가치를 대변한다.
방송은 국가 사회적으로 계층간, 좌우파간, 세대간 이해가 상충하고 사상이 충돌하는 사안은 어느 일방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 잡힌 시각을 유지하여야 한다. 집단간 이해가 상충하는 의약분업, 경찰 수사권 독립, 노사 문제, 보혁 대립, 보존과 개발 등의 문제는 양 진영간 주장을 형평성 있게 보도하여야 한다.
그러나 구성원간 이해 대립이나 사상적 충돌이 없는 객관적인 사실 보도까지 보도 또는 비보도에 대하여 형평성을 주장하는 것은 무의미하며, 이는 언론사에서 사안의 중요성, 보편성, 시급성 등을 판단하여 보도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다.
신문사는 논조나 보도 성향, 회사 경영 방침 등 비법률적인 요인에 의하여 진보, 중도, 보수신문으로 나눌 수 있으나 사안에 따라서 성향이 혼재되기도 한다. 국내 신문을 성향이나 논조로 성격을 구분해 보면 보수 신문은 조선ㆍ중앙ㆍ동아를, 진보 신문은 한겨레와 경향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고 그 이외는 중도로 분류할 수 있다고 본다.
진보층은 조ㆍ중ㆍ동을, 보수층은 한ㆍ경을 기사의 사실 여부에 관계없이 무조건 꼴통 보수, 좌빨이라고 비난하고 욕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신문의 특성을 모르고 하는 무지의 소치다. 적어도 지성인이라면 성향이 자기와 맞지 않고 의사가 다르더라도 사실에 입각한 기사일 경우 상대를 인정해야 된다. 한국인이 쌀밥과 김치를 먹는다고, 미국인이 고기와 햄버거를 먹는다는 사실만으로 상대방을 욕하고 나무라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신문은 공공재가 아니고 회사의 경영방침에 의해 운영되는 사기업체이기 때문에, 형평성에 문제가 있어도 기사의 객관적인 진실성만 담보된다면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성향에 맞는 주장을 많이 싣거나, 상대방의 의견 노출 회수를 줄이고 기사의 크기를 작게하여 자사 신문의 논조를 유지하기도 하지만, 예민하게 대립하는 문제는 다양한 독자의 이해를 돕고 반대 성향의 독자 확대나 유지를 위하여, 양쪽의 의견을 균형있게 다루기도 한다.
진보신문은 4대강 사업의 환경파괴 기사를 집중적으로 많이 싣고, 보수신문은 개발의 편익성을 강조하는 기사를 많이 다루는 것과 같다. 진보적인 내용을 9건 보도하고 반대되는 내용을 1건만 보도하여도, 도덕적으로 비난을 받을지언정 허위 사실이 아닌 한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
외국의 예를 보아도 일본의 아사히, 영국의 가디언, 미국의 워싱턴포스터, 뉴욕타임즈 등은 진보 성향으로, 일본의 산케이, 요미우리, 영국의 데일리텔리그래프, 미국의 시카고 트리뷴 등은 보수 성향의 신문으로 볼 수 있지만 성향이 다르다고 욕하거나 무조건 반대하지 않는다.
언론에 주관이 개입하는 분야는 칼럼, 논평과 사설등 극히 제한적이며, 선진국 언론일수록 주관적인 기사가 적다고 한다. 판사는 판결로, 극작가는 배우의 입으로, 기자는 취재원의 입을 빌어 주장한다. 따라서 신문사(기자)의 생각이나 성향을 독자에게 전달할려면 사설과 논평 등으로 표현하거나, 취재원의 입을 빌어 기사를 통하여 그 뜻을 독자에게 전달하는 것임을 명심하여야 한다. 즉 기자가 쓴 기사나 사진이 곧, 기자가 독자에게 하는 말인 것이다.
기자가 아무 의도 없이 있는 그대로 기사를 썼다고 해도, 기자와 상관이 없다고 해도, 독자는 기사 내용이 기자나 그 신문사의 주장으로 인식한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기사를 쓴 기자는 방관자가 아니라 전달자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언론사의 주장과 다른 방향의 인터뷰는 편집하고, 외부 칼럼에 "본문은 본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라는 글을 붙이는 것이다.
그리고 찬반 의견을 다 소개하여 비교 판단하게 하는 것이 "독자들의 판단에 맡기는 것"이지, 어느 한쪽의 입장만 기사화하는 것은 사실상 그 기사 내용을 독자들에게 주장하는 것이지 독자의 판단에 맡기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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