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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게 하는 것들...
사진을 보면은 슬퍼진다.
등록날짜 [ 2010년05월28일 09시16분 ]
 사진을 들여다보는 일은 슬픈 일이다.
우리가 들여다보고 있는 것이 실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실물이 아니라는 것은 단순히 가짜라거나, 그림자라는 뜻만이 아니다.
이제는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곳으로 사라져 없음을 뜻한다.

 내가 찍었던 그 사물은 지금의 이 사물이 아니다.
십 년 전의 내 얼굴이 오늘의 내 얼굴일수 없고,
작년의 그나무가 금년의 나무 일수가 없듯이 순간은 순간으로
사라져 버린다.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곳을 향하여 1/125 또는 1/250초 의
순간으로 날아가 버리듯,

 사진은 부재증명이다.
전에는 분명 있었던것, 분명 그때까지는 있었던 것이 이제는 사라지고
없음을 사진은 극명하게 보여준다.
있음을 없음으로 보여주는 기묘한 장치, 대상의 죽음에서 태어나,
대상의 소멸과 함께 키를 키우는 그림자, 더구나 당신이 바라보고
계시던 이쪽에 우리는 없었다.
우리가 바라보고 있는 지금 당신이 거기 겨시지않듯,
마주 보며 엇갈리는 두 갈래 시선.......

 사진을 들여다보는 일은 슬픈 일이다.
사라져 없어지는 것을, 사라져 없어진 것을 확인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돌아갈 수 없음의 아픔, 돌이킬 수 없음의 글픔.

 그래서인가 사진을 찍힐 때면 누구나 웃으려고 애를 쓴다.
웃지 않으면 주위에서 웃으라고 김치와 치즈를 입에 물려준다.
웃고 있는 사람의 사진은 그래서 슬프다.
웃음과 울음이 원래 한 표정이기는 하지만.........

 안톤 슈낙(Anton Schnack, 1892~1973, 독일 시인)의 마을에는 
사진이 없었던가 보다, 그는 한 구절을 잊고 있었다.
"사진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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