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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北 핵시설 선제타격’ 논의 등 군사적 대책 강구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北도발엔 단호히 대응…대화필요시 유연하게” 外
등록날짜 [ 2013년02월05일 15시31분 ]
북 3차 핵실험 임박, 국제사회 우려
당국, 북한 우라늄 실험 가능성 언급
북한, 가림막 철거 등 긴박한 움직임
중국은 “핵실험 전 제재 논의 반대

국제사회의 심각한 우려에도 불구, 북한의 3차 핵실험이 임박한 가운데 한국과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제재 강도를 높이고, 핵 사용 움직임이 보일 경우 핵시설 선제타격을 포함한 군사적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정부 당국자가 4일 밝혔다고 중앙일보가 5일 보도했다.

앞서 문화일보도 지난 3일, 정부가 북한의 핵 공격 조짐이 보이면 북의 핵·미사일 시설을 먼저 공격하는 ‘선제타격’ 작전계획을 확정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정부 외교안보 라인의 한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한 바 있다.

5일자 중앙일보 등 신문들 보도에 따르면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핵실험을 할 경우 한·미 확장억제위원회(EDPC)에서 좀 더 강화되고, 군사 행동을 포함해 북한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실질적인 맞춤식 전략을 짜야 한다”며 “이달 중 미국과 실무급 접촉을 통해 논의한 뒤 상반기 중 차관보급 접촉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한·미 확장억제위원회, 즉 EDPC는 한·미 국방장관이 북한의 핵 확산을 막기 위해 외교적인 제재와 군사적 대비태세를 논의하는 한·미 간 협의체다.

지난 2009년 3월 김태영 당시 합참의장 후보자가 국회 청문회에서 북한 핵시설 선제타격 의지를 밝히기는 했지만 이 문제를 한·미 간에 공식적으로 논의하겠다고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주변 국가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핵실험 강행 움직임을 보이자 한·미 양국은 동해상에서 핵잠수함을 동원한 대잠 훈련(4~6일)을 실시하는가 하면 군사적 움직임 을 논의하면서 맞불을 놓고 있는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눈이 내리는 영하 10도를 밑도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날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일대에서 핵실험 준비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군 관계자는 “인공위성 등 대북감시 자산을 총동원해 핵실험장 인근을 24시간 밀착 감시 중”이라며 “최근 북한 고위 군인들이 탑승한 것으로 추정되는 고급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드나들고 갱도 입구의 가림막을 철거하는 등 긴박한 움직임이 관측됐다”고 전했다. 또 핵실험장 일대에선 북한 군들이 군사훈련을 펼치고 있어 한·미군의 공격에 대비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외교안보 장관들은 “북한이 플루토늄을 이용한 1, 2차 때와는 달리 고농축우라늄(HEU) 핵실험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핵 보유국 지위를 국제적으로 공인받기 위해 핵 도발을 강행하려는 북한에 맞서 정부는 미국·중국과의 공조체제를 가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에 출석해 “(북한이 핵실험 때) 고농축 우라늄을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할 수 있다”며 “북한이 2010년 공개한 농축시설을 토대로 추산해보면 어느 정도 (농축 우라늄을) 추출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그러나 “북한이 (핵융합 기술을 이용한) 수소폭탄을 제조했을 가능성이 있느냐”는 원유철(새누리당) 의원의 질문에는 가능성이 없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

그동안 전문가들이 우라늄 핵실험 가능성을 추측해 왔지만 외교안보라인 장관들이 공개적으로 거론한 것은 처음이다. 핵발전소를 돌려 플루토늄을 추출해야 하는 플루토늄 핵폭탄과 달리 우라늄 원광을 대량 보유하고 있는 북한이 우라늄 핵폭탄 실험에 성공하면 원료 채굴부터 핵무기 제조까지 핵 주기를 완성하게 된다. 핵 탄두를 만드는 데 사실상 제약이 없어지면서 무한대의 핵 보유국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정부는 미국·중국과 연쇄 대화에 나서는 등 ‘3인 공조’ 체제 가동에 나섰다. 임성남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한반도사무특별대표를 베이징의 중국 외교부 청사에서 만나 북한의 핵실험 저지에 공동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이와 관련해 4일 ▶양측이 북한의 핵실험을 막기 위한 강한 메시지를 보내고 ▶핵실험을 할 경우 공동 대응방안을 마련하며 ▶향후 남북관계와 관련 한·중의 협력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 측은 “북한이 현재 핵실험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대북 제재를 논의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은 만큼 (핵실험) 이후에 논의하자”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류우익 통일부 장관은 “북한의 3차 핵실험이 ‘김씨 왕조’의 몰락을 재촉할 것이라는 판단도 있다”는 윤상현(새누리당) 의원의 질문에 “핵실험을 함으로써 대내외적으로 더 어려운 여건에 처할 것이므로 그런 가능성을 열어놓는 게 옳다고 본다”고 말했다. 우회적이긴 하지만 북한이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왕조 몰락’을 언급한 것은 북측에 보내는 강경한 메시지로 풀이된다.

朴 당선인 “北도발엔 단호히 대응…대화필요시 유연하게”
한미정책협의단 접견…외교·안보·경제 분야 공약 美에 설명 강조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북한의 도발이나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하고, 대화가 필요할 때는 유연하게 문제를 풀어나가겠다”고 말했다.

박 당선인은 4일 오후 서울 통의동 집무실에서 미국 방문에 나서는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단장 등 한미정책협의대표단을 접견한 자리에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란 유화 정책이 아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당선인은 “미국 정부쪽에서 새 정부의 정책기조와 철학 등 여러가지 궁금한 점이 많을텐데 정확하게 설명을 할 기회가 없었다”며 “외교안보, 경제정책 등에 대해 잘 설명해 양국이 보다 긴밀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관련해 “유화정책으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도 있는데 북한의 잘못된 행동에는 국제사회와 함께 강하고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그러나 “대화가 필요할 때는 유연하게 문제를 풀어나가겠다는 점을 분명하게 알려달라”고 강조했다.

박 당선인은 “북핵 실험에 대해서는 국제사회가 힘을 합쳐 최대한 견제해야하고 그래도 도발해서 잘못된 행동을 한다면 단호하게 대처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지난 60년 동안의 한미동맹을 토대로 두 나라의 관계를 심화시켜 나가겠다는 의지 역시 전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 당선인은 경제 문제와 관련해선 “그동안 수출 위주로 성장해왔다면 (앞으로) 내수를 함께 발전시키는 쌍끌이 경제로 가기위해 미래창조과학부를 신설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 동안 (우리 경제가) 추격형으로 성장해왔는데 이제는 선도형으로 가겠다”며 “수출과 내수를 같이 가는 창조경제와 경제민주화 두가지 기조로 경제를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래 창조경제에 있어서는 모든 산업이 과학기술·IT와 융합해 새시장을 창출하고 일자리를 만들어가는 계기를 만들어 ‘제2 한강의 기적’을 이루겠다는 각오로 경제부흥에 힘쓸 것이라는 점을 설명해 달라”고 당부했다.

경제 민주화와 관련해서도 “시장을 더욱 투명하게 만들고 (국민들이)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소상공인, 소비자 모두가 조화롭게 발전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자는 것이 정책의 핵심인 만큼 이를 잘 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또 “새 정부의 복지는 혼자 힘으로 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없는 사회적 약자에게 맞춤형으로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라며 “위기를 맞은 중산층을 정부가 맞춤형으로 도와 국민 모두가 잘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복지의 근간”이라고 설명했다.

박 당선인은 계속해서 “국민 70%가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는 사회가 안정된 사회”라며 “이를 달성하고 중소기업 성장을 통해 경제를 활성화 하는 것이 우리 경제 정책의 근간이라는 점을 잘 알리기 바란다”고 거듭 당부했다.

이한구 원내대표와 나성린 새누리당 의원, 이정민, 홍용표 인수위원 등으로 구성된 한미정책협의대표단은 6일 출국해 오는 10일까지 미국을 방문, 박 당선인의 정책을 설명할 예정이다.

당일 워싱턴에 도착해서 대표단은 곧바로 한국전 참전 기념비에 헌화하고, 지난해 우리 정부가 구입한 구한말 공사관을 방문하는 것으로 일정을 시작한다.

다음날 7일 오전에는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회 간사와의 면담 이후 곧바로 김용 세계은행 총재와의 면담, 또 미국상공회의소 회장단과의 오찬 간담회를 갖는다.

또한 오후에는 메넨데즈 상원 외교위원장과의 면담이 있고, 저녁에는 주미 동포대표단들과의 만찬간담회가 있다.

사흘째인 8일 금요일 오전에는 애쉬턴 카터 국방부 부장관, 존 케리 국무장관과의 면담이 예정돼 있으며 계속해서 이날 국무부와 백악관 주요 인사들과의 면담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페리 전 미국 국방부장관 일행 접견

박근혜 당선인은 이날 또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부장관 일행 등의 예방을 받고 “페리 전 장관이 ‘핵무기 없는 세상’이라는 비전을 제시해주셨는데 비전이 실현되려면 비핵화 된 한반도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평소부터 생각해 왔다”는 입장을 전했다.

박 당선인은 이어 “지금 한반도의 비핵화 문제는 단순히 한반도의 문제, 동북아의 문제를 넘어 ‘핵 없는 세상’을 만드는 단초”라며 “우리 모두가 이 문제는 어떻게든 해결하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가지고 지혜롭게 풀어나가서 결국 ‘핵 없는 세상’으로 가는 시발점을 만들었으면 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또한 “하나의 성공사례가 생기면 다른 사례에도 적용해 나갈 수 있다”면서 “지금 한미 간, 그리고 6자회담 참가국이 전 세계와 힘을 합해 실마리를 풀어간다면 지구촌의 평화와 비핵화에 큰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세계가 힘을 합해야만 경제발전도 하고, 번영도 이루며 살아갈 수 있는 지구촌 시대가 되었는데 세계에 등을 돌리고 생존하고자 하는 것은 미래가 없는 것”이라며 “일관되고 확실한 메시지를 전 세계가 북한에게 분명하게 전해 주어야 된다”고 강조했다.

朴 당선인 “대선 때 내놓은 공약 100% 지키겠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자신이 대선 기간 동안 내놓은 공약은 100%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당선인은 4일 오후 서울 시내 안가에서 새누리당 대전·충청 지역 의원들과 오찬을 하며 “대선 공약은 채택할 때부터 관계 부처와 신중하게 상의해 결정했다”며 이 같이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당선인은 대전·충청 지역 의원들이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등 지역 공약을 꼭 지켜달라”고 요청하자 “공약을 잘 지켜나갈 때에만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답했다.

박 당선인은 또 “이번에 신설되는 미래창조과학부를 대전에 유치해달라”는 의원들의 건의에 대해 “논의해보겠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당선인은 다보스 포럼 특사였던 이인제 의원이 “세계적으로 새마을 운동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하자 “새마을 운동을 국민정신 운동으로 승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찬에는 대전·충청 지역 의원 14명이 모두 참석했고 유일호 비서실장 등이 함께 했으며, 국무총리 인선과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 등 현안에 대한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대식 기자 knews@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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