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된 공간에서 태어나고 자란 주인공 정훈은 세상을 보기위해
날아오른 한 마리 새와 닮았다.
정운은 그 동안 살아왔던 답답한 공간을 떠나
세상 속의 자신을 발견하기 위해 벼락의 도시 번둥이라는 곳을 나서면서
이야기의 중심부로 들어간다.
그 세상은 많이 부조리한 곳이다.
그 곳에서 자신조차 알지 못하는 남자가 세상을 보려하는
어두운 코메디를 간단한 오브제와 움직임, 공허한 대사들을 통해 풀어가려한다.
우리는 끊임없이 정체성에 관한 고민을 하면서 산다.
또한 어떠한 시대, 어떠한 장소에서도 부조리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우린 뭔가 막연한 해결점을 끊임없이 찾는다.
그것을 찾으면 또 다른 부조리들이 생기고 그럼 또 다시 해결점을 찾는다.
이렇게 살아가는 것이 인생일까?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걸까?
줄거리
짙은 안개 속 정오.
습하고 더운 기운이 무대에 깔려 있다.
“지난 7월 18일 어떤 꼬마아이가 벼락을 맞아 벼락부자가 되었다”는
기사가 실린 신문이 객석에 배포된다.
그리고 막이 열리면 무대에 사람들은 책가방만한 충전지를 매고 있다.
-책가방만한 충전지에 벼락이 충전되면 1119억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돈을 갖게 되지만
그 액수만큼 목숨을 걸어야하는 위험이 따른다.-
수 십 명이 벼락을 맞아 죽었고 앞으로도 죽을 거라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지만 그들은 인생의 막장에 있기에 목숨을 걸고 벼락을 기다린다.
하지만 행운은 그들에게 찾아오지 않고 모두 벼락에 맞아죽는다.
15년 후 짙은 안개 속 정오.
정부에선 벼락을 충전하다 죽는 사람들이 많아져
비 오는 날 벼락 충전하는 일을 대외적으로 금지시켰다.
하지만 전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벼락을 맞기 위해
도시 여기저기를 뛰어다니고 그들을 단속하는 경찰들도 분주하고 바쁘다.
경찰관은 벼락을 기다리던 사람들에게 이상한 검사를 하고는 그들을 풀어준다.
그 중 정훈이라는 사람이 자신은 충전지를 매지 않았다며 검사를 거부한다.
그러나 경찰관은 그의 모든 말을 묵살하고 검사를 한다.
하지만 알 수없는 검사 결과가 나와서 정훈을 다른 곳으로 옮긴다.
옮겨진 곳에서 정훈이 전기가 통하지 않는 이상한 사람이라는 결과가 나오자
최고의 병원이라는 곳으로 보내진다.
“최고의 병원”의 모든 구조는 철판으로 되어있다.
이곳은 벼락을 충전할 수 없는 사람들을 수용하는 곳이다.
그 곳의 사람들은 없는 것처럼 조용했다가 언제 그랬냐싶게
미친 사람들처럼 떠들기도 하고,
정신 병원을 닮았지만 그러기엔 너무 훈련받은 것처럼 획일화된 모습이다.
그 곳엔 몇 가지 규칙이 있다.
규칙을 어기면 건물 전체에 전기가 통해서 사람들이 감전된다.
하지만 정훈만 감전되지 않는다.
그래서 정훈이 벼락을 충전 할 수 없는 것이었다.
-벼락 충전지는 사람에게 흐르는 미세한 전류가 있어야한다-
정훈은 이 사실을 병원 사람들 때문에 알게 되면서
그곳의 책임자인 최고의 의사를 만나서 자기가 이곳에 부당하게 왔음을
말하고 싶었지만 책임자는 정훈의 의지로 만날 수 있는 게 아니라
최고의 의사란 사람의 의지로만 만날 수 있음을 알게 된다.
정훈이라는 사람은 자신이 태어난 곳도 자기의 부모도
자기의 이름마저도 확실하지 않은 청년이다.
그는 어떤 곳, 어떤 부모로 부터 태어나서 대충 정훈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그 어떤 곳에서 도재아저씨라는 사람의
“세상 속 자신의 빈자리에 너를 맞추면 너를 알게 된다.”
라는 말에 그 곳을 무작정 나와서 여러 곳을 해매다
지금의 최고의 병원으로 오게 된 것이다.
정훈은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전에 있었던 곳과 닮은 그곳을
빠져나가야 했다.
왜냐하면 아직 세상을 더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돌이킬 수 없는 혁명을 일으킨다.
그래서 최고의 의사를 만나게 된다.
최고의 의사는 15년 전 처음 벼락을 충전해서 부자가 된 아이었다.
그 아이는 벼락 충전이후 성장이 멈춰지면서
자신의 몸이 벼락을 충전해 방출할 수 있는 초능력을 갖게 되었고
그 이후 사람들을 정화시킨다는 목적으로 병원사람들을 관리해 왔다.
최고의 의사는 응징을 하기위해 정훈에게 전기를 쏘지만
정훈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정훈은 최고의 의사를 제압하고 사람들에게 최고의 의사는
이제 힘을 쓸 수가 없게 되었다고 말하고 사람들에게 자유를 선포한다.
<연습장면>
-연출 박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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