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해 해신당공원 가보셨나요? -세계적인 성(性) 민속공원
동해 해안을 따라 7번 국도를 달리다 보면 삼척시에서 자동차로 약 30분 거리에 '해신당공원'이라는 꽤 넓은 공원을 만날 수 있다.
강원도 삼척시 원덕읍 갈남리 신남항에 위치한 이공원은 단순한 해안공원이 아니다. 야외에 눈이 민망스러울 정도로 남근(男根) 조각들이 전시되어 있는 세계적인 성(性) 민속공원이다.
공원에 들어갈려면 입구가 두군데 있다. 제1매표소는 신남항 주차장, 제2 매표소는 해안도로변에 있는데 관람 편의상 내리막 산책로를 따라 걷는 제2매표소에서 출발하는 것이 좋다.
해신당공원은 28,826 m2 넓이의 야외공원으로 생태습지공원, 어촌민속전시관, 남근조각공원, 해신당 등 다양한 시설과 볼거리가 전시되어 있다.
제2매표소에서 제1매표소에 이르는 산책로는 약 1km가 넘는 거리로, 산책로 내내 남근(男根)과 성(性) 관련 조각작품과 전시물들이 세워져 있다.
산책로도 잘 정비되어 있다. 산책로에 들어서면 바로 남근 목각상이 보이기 시작한다. 가족이 함께 가거나 남녀가 함께 산책할 경우 보기에 쑥스러울 정도로 노골적인 조각작품들이다. 모양도 각양각색이다.
대부분 남근(男根) 귀두 모양이 주를 이루지만 다양한 조작작품을 세워놓고 있다. 남자 나신(裸身) 모양의 조각작품도 눈에 띠고, '부녀의 기도'라는 제목의 목각작품도 특히 눈에 들어온다. 남근 귀두 머리를 한 남자 얼굴과 큰 입 속에 기도하는 여인의 모습을 새겨넣은 목각작품이다.
제2매표소에서 300m쯤 내려가면 우측으로 습지생태공원이 있다. 목제데크계단을 내려가면 조그만 연못을 만나고 습지생태공원이 이어진다. 이곳 연못가에도 두개의 남근목각작품이 세워져 있다.
공원 내 모든 쉼터에도 예외없이 남근조각작품들이 보인다. 쉼터 나무의자나 벤취에도 남근 모양의 조각작품이 만들어져 있다.
공원 여기저기에 공모작품들도 보인다. 2007년 7월 삼척정원대보름 행사로 개최된 '삼척 남근조각 경연대회' 입상작들도 전시되어 있다.
습지생태공원에서 약 500m 쯤 내려가면 해신당공원의 주인공인 '애랑'이의 동상과 애랑이네 집, 그리고 12지신상 전시장을 만난다.
옛날 신남마을에는 결혼을 약속한 처녀 애랑과 총각 덕배가 살고 있었는데 처녀 홀로 애바위에서 해초작업 중 큰 풍랑을 만나 죽었다고 한다. 그 후 바다에서는 고기가 잡히지않았는데 마을사람들이 죽은 처녀의 원혼을 달래기 위해 실물 모양의 남근을 만들어 제사를 지냈더니 그 후 고기가 많이 잡혔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해신당공원은 바로 이 전설을 근거로 만들어진 '性 민속공원'이다. 이 마을에서는 지금도 매년 정월대보름과 음력 10월 첫 오일에 남근을 깎아 매달아 제사를 지내는 풍습이 전해지고 있다고 한다.
애바위는 해신당공원에서 눈으로 바라보이는 조그만 바위섬이다. 애바위에는 미역을 따러 갔다가 풍랑으로 죽은 애랑 처녀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애랑 동상 옆에 위치한 12지신상은 쥐,소, 범, 토끼, 용, 뱀, 말, 양, 원숭이, 닭, 개, 돼지 등 열두개의 동물 띠인 12지신을 남근 모양과 함께 조각한 작품들이다.
12지신상 길 건너에는 애랑이네 집이 위치하고 있다. 애랑이네 집은 500년 전의 전통 어촌 집으로 당시의 어촌생활상을 전시해놓고 있다. 또 해안가 쪽에는 덕배네 집도 있다.
애랑이네 집 옆에는 특히 재미있는 조각상이 세워져 있다. 세명의 오줌 누는 남자들 모습이 그것이다. 남근을 버젓히 내놓고 당당하게 소변을 보는 모습이 흉물스럽기도 하고 우스꽝스럽기 그지없다. 그러나 이 조각상은 다음과 같이 애랑이의 전설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
"애랑이가 풍랑에 휩쓸려 죽은 후 마을에서는 원혼을 달래기 위해 제사를 지내는 등 정성을 다했으나 여전히 고기가 잡히지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어부가 술을 먹고 취한 김에 화풀이로 바다를 향해 오줌을 누웠다. 다음 날 다른 어부들은 여전히 고기가 잡히지 않았는데 그 어부 만 고기가 잘 잡혀 만선이 되어 돌아왔다.
이상히 여긴 마을 사람들이 그 까닭을 물어 사실대로 답해주었다. 그 후 다른 어부들도 바다를 향해 오줌을 누니 역시 다른 어부들도 고기가 잘 잡혔다.
마을사람들은 그동안의 재앙이 처녀로 죽은 애랑이의 원한 때문이라 굳게 믿고 애바위가 보이는 산 끝자락에 애랑신을 모시고 남근을 깎아 제물과 함께 모셔 혼인을 못한 애랑이의 원혼을 달래주었다고 한다"
애랑이의 집을 지나 호젓한 숲산책길에는 해신당의 전설을 새겨놓은 남근 조각상들이 나란히 세워져 있다. 해신당의 전설은 일종의 남근숭배문화의 설화라 할 수 있다.
해신당 전설 표석길을 지나면 시야가 훤히 트이면서 신남항 해안 경관이 한 눈에 들어온다. 바로 발 아래에는 2002년도에 개최된 '세계남근조각대회' 작품 44점이 전시되어 있고, 그 뒤로 신남항이 내려다 보인다.
또 계단 좌우에는 아프리카 부족들의 모습과 함께 그들의 남근을 형상화한 조각작품이 진열되어 있다.
가까이에서 세계남근조각대회 작품들을 감상해본다. 몸체는 다양하지만 머리부분은 거의 대부분 남근 귀두를 조각해놓은 것이 특징이다.
전망포인트에서 카메라 줌을 당겨본다. 신남항 해안 전경이 아름답기 그지없다. 거대한 고래 세마리가 바다를 향해 기어들어가는 듯한 모양이다.
전망포인트에서 좌로 내려가면 삼척 어촌민속전시관에 이른다. 전시관으로 들어가는 출입구가 배 모양으로 되어 있어 마치 배에 오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곳 민속전시관에는 대형 수족관과 동해안 어민들의 생활문화 자료, 다양한 체험코너, 그리고 세계각국의 성(性) 민속문화 자료가 전시되어 있다. 이곳은 삼척의 성민속과 세계 여러나라의 경이로운 성민속문화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국내 최초의 상설전시관이다.
전시관 아래에는 애바위를 향해 절규하는 덕배 총각의 동상이 세워져 있고, 산 끝자락에는 애랑신을 모시는 사당인 해신당(海神堂)이 세워져 있다.
인종별 남근상과 해신당 중간 우측으로 내려가면 제1매표소가 위치한 신남항에 이른다.
해신당 뒤 해안가로 내려가면 소나무들이 자라는 꽤 큰 바위섬을 볼 수 있다. 밀물 때는 섬이 되고 썰물 때는 건너갈 수 있는 곳이다. 파도가 제법 거세다. 카메라 장노출로 파도 움직임을 담아본다. 그 거친 파도가 우유빛같이 잔잔해진다.
어둠이 깔리는 초저녁. 해안가 불빛이 유난히 밝다. 밤바다가 가로등에 비쳐 붉게 익어간다. 바위와 파도, 불빛이 그려낸 풍경이 마치 한폭의 동양화같이 몽환적이다.
(글,사진/임윤식)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