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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볼만한 전시회 김한용 서울풍경전 서울역사박물관 기획전시실, 사진은 완성이 없어 오직 노력 할뿐이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옛날 경희궁터에 자리 잡은 서울역사박물관은 호젓하고 상큼하여 연인들의 발길이 잦은 곳이다. 이곳에서 사진전도 자주 하는데 최근엔 사진계의 전설인 김한용 작가의 기획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90세의 노작가의 일생을 그린 이 전시회는 규모나 내용이나 입이 딱 벌어질 만하다. 여느 전시장과 달리 작품에 어우러지게 디스플레이한 솜씨도 예사롭지가 않다. 눈빛 출판사에서 보내준 초대장이 우편함 바닥에 눌러 붙어 있어 2월28일 개막식은 놓치고 말았지만 뒤늦게 구경을 갔더니 오후 6시가 지난 늦은 시간임에도 노옹께선 정정하게 전시장을 지키고 계셨다.
김한용 선생께서 계시리라고 생각도 못했는데 정말 반가웠다.
90세란 나이완 전혀 어울리지 않게 꼿꼿한 자세로 기자를 압도하는 목소리로 시종일관 안내를 다해 주신다. 에스프레소 커피를 들려주시며
“나하고 커피는 첨이지?”
“어데요 몇 해 전부터 프림 대신에 양주를 타서 손수 끓여주신 커피를 자주 얻어 먹었고마.”
선생과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며 놀다보니 두 어 시간이 후딱 지나고 말았다.
“나는 사진을 많이 찍어 노력을 엄청나게 하지 쉬지 않고 노력을 하고 있어 노력 없이는 되는 일이 아니야, 사진은 완성이 없어 끝까지 노력 하는 것이야,”
90세의 노작가께서 힘주어 말씀하셨다.
1947년 '국제보도'의 사진기자를 시작으로 보도와 예술, 광고 등 여러 장르를 넘나들며 평생을 사진 작업에 매진한 이번 전시회엔 6.25전쟁을 전후한 시기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서울의 역동적인 변화상과 그 속에서 살았던 서울 사람들의 모습을 담았다. 전쟁의 폐허를 딛고 대도시로 성장해 가는 서울 곳곳의 모습이 다양한 시대, 다양한 각도의 사진들, 특히 대형 파노라마 사진도 눈길을 끄는데, 이 사진들은 남산에서 가까운 충무로에 '김한용 사진연구소'를 운영하면서 틈만 나면 남산에 올라가 똑같은 장소에서 똑같은 시야로 서울파노라마 사진을 찍은 것이다. 서울파노라마 사진은 6.25전쟁으로 서울이 파괴되기 직전인 194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에 이르기까지 약 60년에 걸쳐 시대별로 고루 갖추어져 있다. 이 파노라마 사진들은 카메라 기종에 따라 적게는 6장, 많게는 36장을 이어 붙여 만들었다. 외에 수원비행단 소속 대대장의 도움으로 헬기를 타고 촬영한 다수의 서울 항공사진이 공개되 주목을 끈다. 당시는 서울상공의 촬영이 거의 금지된 시절이었던 만큼 사진작가가 촬영한 이 항공사진들은 아주 희귀한 사진들로 평을 받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5월 5일까지 계속된다.
발품을 판 이상의 가치는 충분하니 꼭 귀경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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