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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 장미, 장미
상춘/이학영
생각한다고 다 내 것이 되겠는가.
내 것인양 상사병 들고, 너는 내안에서
고운정만 받고 자란 독불장군
밤이면 꿈속에서 밀월 다녔고
낮엔 고이고이 화다에 연지도 입혔다.
어린 순 보채더니 봄빛 먹고 웃음 짖고
꽃 신분 하나로, 넌 내 안을 활보했지.
어느덧 신록가리며, 수줍음 타더니
집안을 떠나기도 한다.
가시넝쿨 호위 받으며, 겁도 없이
앞문으로 들어와서 뒷문 틈으로
빨끔 빨끔 염탐하니, 더욱 붉어진다.
풍기가 문란하여, 빗장을 걸어보니
주홍빛 친구들이 때 지어 성토하네.
중과부적인가. 붉은 악마같이
가시로 찔러대니 선혈만 낭자하다.
이 고생을 마다하지 않는 것은
오직 너를 사랑하기 때문.
가슴엔 불이 타는데, 요망할 것아.
넌 기름까지 붓고 달아나기냐.
산고도 겪었지만, 이름도 못 지었다.
그렇지만 유월과 맘껏 놀아라.
널 사랑하니, 눈으로 보기만…
(2010/06/16)
--풍덕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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