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가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후보 스페인을 혼쭐냈다.
스위스는 17일 새벽(이하 한국시간)에 벌어진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 H조 조별리그 1차전 스페인과의 경기에서 많은 사람들의 예상을 뒤엎고 1-0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에서 스위스는 철저히 수비 위주의 경기를 펼쳤다. 스페인이 공을 잡고 있을 때면 최전방 공격수인 블레즈 은쿠포만 하프라인 부근에 있을 뿐, 나머지 선수들은 모두 자기 진영에 있으면서 스페인의 공격을 막는데 전념했다.
무엇보다도 인상적인 것은 스위스의 수비 방식이었다. 스위스는 공수 간의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면서 그 균형이 무너지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어느 한 선수에게 일대일 대인방어를 하는 것이 아닌, 마크맨을 유기적으로 바꿔가면서 스페인 선수들의 공격을 차단했다.
그 결과 스페인은 페널티 지역 안을 파고들지 못하면서 중거리슛이나 측면 크로스에 의존하는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이렇게 단순한 공격 형태는 스위스의 수비진을 뚫는 데 더욱 더 한계를 드러냈다.
물론 스위스에게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골키퍼 디에고 베나글리오의 몇 차례 선방이 나오고 스페인의 슛이 조금씩 골문을 벗어나는 덕분에 스위스는 계속해서 실점을 면할 수 있었다. 어찌보면 다소 운이 따른다고 할 수도 있는 부분.
하지만 스위스는 한 발 더 나아가 골까지 뽑아냈다. 역습 과정에서 에렌 데르디요크의 슛이 상대 수비수 헤라르드 피케에게 막힌 것을 문전 혼전 상황에서 젤송 페르난드스가 골문 안으로 밀어넣은 것이다.
이후 다급해진 스페인은 페르난도 토레스, 헤수스 나바스 등을 교체투입하며 공격을 강화하며 공세를 퍼부었다. 스위스는 후반 중반 들어 체력에 문제점을 드러냈으나 투혼 끝에 선제골을 지켜낼 수 있었다. 경기 결과는 스페인의 0-1 패배. ‘우승후보’ 스페인이 스위스에 덜미를 잡힌 것이다.
이번 경기는 아르헨티나전을 앞둔 우리나라에 시사하는 점이 많다. 스페인과 함께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후보인 아르헨티나는 리오넬 메시 뿐만 아니라 카를로스 테베스, 곤살로 이과인 등 화려한 선수진을 자랑하는 강팀이다. 패스와 개인기가 뛰어난 팀이라는 점도 스페인과 같다.
그런데 스위스는 철저한 공수간격 유지를 통해 스페인의 막강 공격진을 막아냈으며 역습 과정에서 골까지 뽑아내며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지었다. 한국도 이번 경기에서 보여준 스위스의 전략을 표본삼아 아르헨티나전에 임한다면 이번 대회 최고의 이변을 낳을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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